책 소개
[단골손님과 결혼합니다]는 책방 주인과 단골손님이 결혼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유재필 작가의 에세이다.
책방 '오혜'를 운영 중인 작가는 어느 날 자신의 가게에 방문한 손님과 인사를 나눈다. 그녀는 책방을 개업하기 얼마 전, 작가가 진행하던 북토크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그 후로 여자는 책방의 단골손님이 되어 자신의 집에서 1시간 40분이나 걸리는 책방을 매주 방문하다가, 결국엔 작가와 단골손님은 결혼을 하게 된다.
유재필 작가가 선사하는 [단골손님과 결혼합니다]는 독자들에게 우연히 다가온 인연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상기시킬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유재필
책방 오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책방 일을 시작하면서 조그맣게 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조그맣게 돈을 벌고 조그만 집에서 조그만 크기로 혼자 살겠다고 마음 먹은 중, 어쩌다가 책방에 오던 단골손님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보통 뜻대로 안 되던 것에는 투덜거리는 일이 대부분이었지만, 어쩐지 요즘 이 여자를 보고만 있으면 내 인생에 엄청난 뜻을 주려 만난 것 같은, 뜻하지 않은 참 뜻 깊은 인연만 같습니다.
목차
총 92페이지
본문
항상 오던 토요일이 아니고 수요일 평일에 말이다. 그것도 다니는 회사에 급하게 연차를 쓰고서.
그 말에 놀라기도 하고, 어리둥절하면서 어쩐지 그동안 계속 고마웠던 감정이 꿈틀거리는 것 같았다. 이상한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기분이랄까. 뭔가 고마운 것 그 이상인데 설명하기도 애매하고 눈에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그 기분 말이다.
잠깐 이상한 말이지만 만약 이 단골손님이 갑자기 내 앞에서 옷을 훌러덩 벗는다면 어떨까. 뭐가 어때, '어... 이 X친 여자가 왜 이래' 하고 당황하며 상종도 안 했겠지. 아무튼 그와는 다른 느낌으로 그날 이 단골손님은 내 앞에서 어쩐지 '손님'이라는 옷을 벗어젖힌 기분이 없지 않았다.
그렇게 내게 티백만을 건네고, 단골손님은 바로 돌아갔다. 평소처럼 책도 구경하지 않고, 그리고 책도 사지 않고 티백만을 전해주고 말이다. 여기서 책도 구매하지 않았다고 덧붙인 건, 그 순간 단골손님이 티백만을 남기고 후다닥 돌아갔던 인상 깊었던 상황과 풍경을 위해 덧붙인 말이지, (책 한 권 사지 않고 돌아갔다는 것에 대한) 서운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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