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엄마 없이 살아갈 나를 위한 책

정치 / 허상범 기자 / 2019-09-06 23:57:06
<존재의 부재로 쓰임> 저자 김은비



책 소개


김은비 작가의 에세이 [존재의 부재로 쓰임]은 '언젠가 엄마 없는 삶을 살게 된다면 나는 엄마의 무엇이 그리울까', '엄마는 우리를 위해 어떤 봉사를 하며 살았나'하는 작가의 자문에서 시작된 책으로, 엄마 없는 삶을 위한 대비책이다. 엄마가 평소 해주시던 요리 레시피, 세탁 방법 등 다양한 매뉴얼과 함께 엄마와 함께 한 기억들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엄마도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딸이었다. 작가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딸들이, 그리고 아들들이 부모님의 부재가 되어버린 삶을 한 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먼 훗날, 엄마의 부재는 먹먹하고 서글픈 삶이겠지만, 함께 한 추억은 살아가는 힘이자 원동력이 된다.


김은비 작가의 [존재의 부재로 쓰임]은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상기시킬 것이다.






[출처: 다시서점]



저자 소개


저자: 김은비


목차


프롤로그 - 6


엄마의 김치찌개 - 11


엄마의 두부조림 - 21


공과금 - 29


보험 - 37


세탁 - 43


엄마의 옷 - 51


엄마의 식물 - 59


이사 - 67


완두콩 - 75


나랑 말하는 엄마 - 81


장례식 - 91


에필로그 - 100




본문


엄마가 없는 삶을 오래도록 상상해보았다. 백 번의 상상도 한 번의 경험에 견줄 수 없겠지만 어렴풋이나마 그 빈자리를 더듬었다. 어릴 때는 엄마 품을 파고들던 강아지를 자처했다면 지금의 나는 그저 엄마 손을 많이 탄 고양이에 불과하다는 걸 깨달았다.


한 집에 살면서도 우리는 자주 각자의 방에 있었다. 엄마는 주로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들었고, 나는 내 방에서 핸드폰을 보다가 잠들었다. 대화가 많은 날에는 마주 앉아 진하게 탄 믹스 커피 한 잔을 마셨고, 대화가 없을 때는 현관문 앞에서 나누는 인사가 전부였다. 이 책을 만들면서 가장 좋았던 건 이 안에 적힌 사소한 대비책들이 아직은 내게 쓸모가 없다는 것이었다.


망각과 깨달음의 반복은 아마 훗날 후회가 될 테지만 오늘의 나는 나름의 최선을 다해 엄마를 사랑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까지는 자전적인 사랑 이야기를 쓰며 많고 많은 무덤을 만들었다면, 이 책만큼은 불멸하기를 바란다. 가능하다면 곁에서 오래도록 사랑으로 말이다.


- 에필로그, 100페이지 중에서 -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허상범 기자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