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이를 모시고 있어요] 4화

문학 / 정난희 / 2020-03-24 09:30:00
칼랑코에



나는 이름도 모르고 키우는 법도 모르던 칼랑코에를,


매년 꽃이 예쁘단 이유로 사다놓고 딱 한 계절만에 죽이기 일쑤였다.


막상 화분을 털어낼 때에도,


'그래도 한 계절 예쁘게 보았으니 되었다.'고 합리화까지 하던 터였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 가게에 갔더니 칼랑코에 '나무'가 있었다.


여린 줄기가 끝인 줄 알았는데 단단한 나무가 되다니!


그 순간 그동안 내가 칼랑코에들에게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 깨달았다.


그날 나는 칼랑코에 화분 하나를 샀다.



처음엔 이름과 키우는 법을 찾아보았고, 며칠 지나서는 분갈이도 해주었다. 그동안의 실수를 차근차근 정성으로 만회하고 싶었다.



3개월 쯤 지난 우리집 칼랑코에는 아직까진 튼튼하게 잘 살아있다. 그리고 얼마 전 두번 째 꽃을 피워냈다.


이렇게 천천히 나무가 되는 것까지 지켜보고싶다.


[뮤즈: 정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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