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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태호는 ‘정조시절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의 천리길 따라 한강, 그리고 임진강’을 출간했다./사진=㈜디자인밈 제공 |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단원 김홍도나 겸재 정선처럼 인기 있는 화가는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의 실경산수화를 담아낸 조선 후기 선비였던 지우재 정수영의 발자취를 재구성한 책이 출간됐다.
저자 이태호는 지우재 정수영의 ‘한임강명승도권’을 좀 더 새롭고 섬세하게 다룬 ‘정조시절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의 천리길 따라 한강, 그리고 임진강’을 출간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책은 조선 후기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이 우리나라 실경산수(實景山水)를 담은 사생 행로를 그대로 따라 재구성한 답사스케치다.
지우재 정수영이 완성한 ‘한임강명승도권’는 한국 회화사에서 가장 긴 사생 스케치북으로 기록되고 있다. 1796년 봄, 종이 28장을 이어 붙여 만든 두루마기와 화구를 품에 안고 사생 유람을 떠난 정수영이 한강, 남한강, 한탄강, 임진강, 북한산, 관악산 등 2년 여간 명승을 두루 다니며 담아낸 실경산수화이다.
정수영은 겸재 정선이나 단원 김홍도의 경우처럼 거장 반열에 오른 것도 아니고, 유명 작가도 아니지만 모자란 그림 실력에 개의치 않고 천리 여행길의 흥취를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그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있다.
저자 이태호는 1980년 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학예사로 근무할 당시 정수영의 사생화첩 ‘한임강명승도권’과 ‘해산첩’을 접하며 그 어눌하고 미숙한 화법에 매료됐다. 이후 그는 한겨울날 한임강명승도권의 핵심 명소인 신륵사 동대 등을 답사하며 저자가 느낀 지우개 정수영을 글로 담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여러사정으로 작품조사나 현지답사를 진척시키지 못했다.
이후 2019년도에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전시 자문을 맡은 것을 계기로 정수영의 한임강명승도권과 관련해 35년 만에 남한강 신륵사를 다시 찾았다.
이 작가는 한임강명승도권 속에 불분명했던 지명과 장소를 확인하는 작업과 연혁을 하나둘 밝혀 나간 것을 ‘정조시절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의 천리길 따라 한강, 그리고 임진강’ 내용에 고스란히 녹였다.
이 책 속의 내용은 정수영의 여정대로 명소를 소개하지 않고, 저자가 답사한 순서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정감 넘치는 필치와 생생한 실경 스케치로 완성해낸 그의 답사 스케치는 와유산수(臥遊山水)의 시간을 선사한다.
한편, 이태호 저자는 현재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석좌교수와 다산 숲아카데미 원장으로 있는 저자 이태호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 대학교 대학원 미학·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광주박물관 학예연구사, 전남대학교 교수, 전남대학교박물관 관장, 명지대학교 미술사학과 교수, 명지대학교 박물관장, 명지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장,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전라남도, 광주광역시, 경기도, 충청남도문화재위원, 국회입법조사처 자문위원, 한국은행 화폐 도안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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