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FP로 美 시장 2조원대 수주 "글로벌 ESS 주도권 굳힌다"

산업·기업 / 최연돈 기자 / 2025-12-10 09:40:48
미국 에너지 대기업과 3년 장기 공급 계약
LFP·각형·SBB 2.0 ‘삼박자 전략’ 본격화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삼성SDI가 미국의 대형 에너지 인프라 기업과 2조원대 규모의 ESS(에너지저장장치)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계약을 성사시키며 북미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가속도를 내고 있다. 삼원계 중심이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LFP까지 확장하면서 글로벌 ESS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환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SDI 기흥사업장(본사) 이미지/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10일 미주법인 ‘삼성SDI 아메리카(SDIA)’가 미국 내 에너지 인프라 개발·운영 대기업과 ESS용 LFP 배터리 공급을 위한 다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총 2조원을 웃돌며, 2027년부터 약 3년간 대규모 공급이 진행된다.

 

이번에 납품되는 제품은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라인 전환을 통해 제작될 예정이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으로 미국 내 첫 전기차용 각형 배터리 공장을 가동 중이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는 ESS용 NCA 배터리를 생산하지만, 미국 시장의 빠른 LFP 수요 확대에 맞춰 LFP 전용 라인 확보도 추진 중이다.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Samsung Battery Box) 2.0 이미지/사진=삼성SDI 제공

 

삼성SDI가 공급하는 LFP 셀은 회사의 일체형 ESS 솔루션인 ‘SBB(Samsung Battery Box) 2.0’에 탑재된다. 20피트(ft) 컨테이너형 패키지에 배터리·안전장치를 통합한 SBB 2.0은 각형 LFP가 적용된 첫 모델로, 대형 에너지 기업이 요구하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충족한다.

 

삼성SDI는 그동안 LFP 소재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소재·극판 공정에서 차별화된 R&D를 지속해 왔다. 이 같은 기술력은 LFP 배터리의 기존 한계를 줄이며 시장 확장 가능성을 키웠다.

 

미국 ESS 시장은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재생에너지 개발 가속화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미국 ESS 수요가 2025년 59GWh에서 2030년 142G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특히 LFP와 각형 폼팩터의 선호도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번 수주가 성사된 배경에는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기술력이 자리한다. 삼성SDI의 각형 셀은 견고한 알루미늄 캔 구조로 내구성이 뛰어나며, 내부 열을 즉각 배출하는 벤트·퓨즈 등 다중 안전장치가 적용돼 있다. SBB 2.0에는 한층 강화된 ‘No TP(No Thermal Propagation)’ 기술도 적용됐다. 셀 간 단열재를 배치하고 열전파 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특정 셀의 온도 상승이 주변 셀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기술로, ESS 시장에서 특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또한 삼성SDI는 미국 내에서 유일한 비(非)중국계 각형 배터리 제조사라는 점에서 공급망 다변화를 중시하는 미국 고객사의 요구를 만족시키고 있다. 이 같은 점은 새 대형 수주를 이끈 핵심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 외에도 복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LFP 및 삼원계 ESS 배터리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어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제2의 도약’을 위한 성장 궤적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관계자는 “ESS용 LFP 배터리의 대규모 장기 공급 계약은 새로운 시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며 “이번 공급을 시작으로 화재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ESS 제품 공급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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