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키쇼', 첫방부터 진심 통했다...'맛·흥·감동' 풀코스

K-Enter. / 이정근 기자 / 2026-10-06 07:50:45

[소셜밸류=이정근 기자] TV조선 새 예능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가 지역의 맛과 주민들의 인생, 트로트 무대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며 성공적 첫 발을 뗐다. 

 

직접 구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초대 손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 뒤 노래로 응원을 건네는 ‘트키쇼’만의 방식이 첫 회부터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사진=TV CHOSUN

 

5일 밤 10시 방송된 TV조선 ‘트롯 키친 달리는 디너쇼’(제작 티엠이그룹, 연출 문태주, 이하 ‘트키쇼’) 1회에서는 사장 이수근을 중심으로 안성훈, 김용빈, 윤나라·임태훈 셰프가 충남 청양에서 첫 디너쇼를 열었다. 나상도와 남승민은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합류했다.

 

이들이 처음 마주한 것은 손님이 아닌 거센 비였다. 새벽부터 이어진 폭우 때문에 야외 주방에도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이수근은 당황하기보다 특유의 입담을 발휘했다. “다른 프로그램은 비가 오면 안 좋은데 우리는 호재다. 비 오는 날 음식과 노래가 좋지”라며 오히려 멤버들의 기운을 북돋웠다.

 

청양으로 오는 길부터 ‘쌈바의 여인’을 합창했던 멤버들은 궂은 날씨에도 텐션을 잃지 않았다. 첫 손님들에게 대접할 음식에 필요한 재료를 얻기 위해 고추 농가로 향했고, 직접 청양고추를 수확하며 본격적인 출장 업무에 돌입했다.

 

농사 경험이 없는 김용빈에게는 모든 과정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멤버들은 농장 주인이 좋아하는 ‘바램’을 함께 부르며 일손을 돕는 와중에도 흥을 놓치지 않았다. 청양고추 먹기를 걸고 진행한 가위바위보에서는 안성훈이 걸렸고, 매운맛에 눈물을 글썽이며 연신 물을 마셔 웃음을 안겼다.

 

그렇게 공수한 식재료는 스타 셰프들의 손을 거쳐 청양만의 특별한 한 상으로 완성됐다. ‘술 빚는 윤주모’ 윤나라는 직접 담근 찹쌀고추장과 구기자 육수 등을 이용해 고추장 짜글이와 수육, 겉절이를 만들었다. ‘철가방 요리사’ 임태훈은 청양 건고추와 구기자를 사용한 고기튀김을 내놓았다.

 

가수들도 주방의 한 축을 담당했다. 김용빈은 대파김치 만들기에 나서며 실력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시식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이수근과 안성훈이 입을 모아 짜다고 지적했음에도 김용빈은 “안 짜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급기야 이수근이 “너 몸에 문제 있는 거야”라고 응수하면서 주방은 웃음으로 뒤덮였다. 결국 윤나라가 긴급하게 손을 보며 대파김치를 되살렸다.

 

손님이 도착할 시간은 가까워지는데 해야 할 일은 여전히 많았다. 이때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부르며 나상도와 남승민이 등장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두 지원군이 일손에 합류하면서 첫 영업 준비에도 속도가 붙었다.

 

분주했던 주방이 정리된 뒤에는 이날 방송의 중심인 세 팀의 손님이 모습을 드러냈다. ‘낭만 닥터’, ‘막걸리 부자’, ‘고추빵 삼총사’라는 키워드 뒤에는 각자 청양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의 삶이 담겨 있었다.

 

청양군 보건의료원장인 산부인과 전문의 김상경과 한의사 김진욱은 ‘낭만 닥터’의 주인공이었다. 지역민 곁에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온 두 사람의 책임감과 봉사 이야기가 전해지자 웃음으로 가득했던 식탁에는 따뜻한 공감이 번졌다.

 

청양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청년들의 사연도 이어졌다. ‘고추빵 삼총사’는 당초 한 달 동안 살아보기 위해 청양을 찾았지만 이후 지역에 뿌리를 내렸다. 청양고추를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하며 청년 창업가가 된 이들은 자신들처럼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세 팀 가운데 출연진의 눈시울을 가장 뜨겁게 만든 사연은 오랜 세월 양조장을 지키는 ‘막걸리 부자’에게서 나왔다. 아들 권순오 씨는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길을 걷는 대신 아버지와 가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에게는 가족에게조차 쉽게 꺼내지 못했던 가수의 꿈도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꿈을 접었고, 긴 시간이 흐른 뒤 최근 ‘미스터트롯4’에 지원하며 다시 도전장을 냈다.

 

권순오 씨 앞에는 이미 오디션과 긴 무명 시간을 경험한 가수들이 앉아 있었다. 안성훈은 경연을 준비한다면 한 곡에 모든 것을 걸기보다 결승까지 생각해 최소 다섯 곡 정도의 강력한 무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상도는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곡과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짚었다. 김용빈은 자신의 지난 시간을 꺼내 보였다.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지만 처음부터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 것은 아니었다고 밝힌 그는 수많은 굴곡이 결국 가수에게 자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살아온 시간이 노래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것이라며 권순오 씨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

 

진심 어린 이야기를 듣던 권순오 씨의 눈에서는 결국 눈물이 흘렀다. 그는 자신이 늘 듣고 싶었던 말이었다며 감정을 쏟아냈다. 오랜 세월 가슴속에만 두었던 꿈을 다시 꺼낸 아들과 그의 길을 묵묵히 지켜본 아버지의 모습이 더해져 먹먹함을 안겼다.

 

‘트키쇼’는 그의 사연을 듣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이수근은 꿈을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겠다며 권순오 씨를 무대로 불러냈다. 그렇게 권순오 씨에게 처음으로 공식적인 무대가 생겼다. 그는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울엄마’를 열창하며 오랫동안 간직해온 가수의 꿈을 펼쳤다. 

 

무대를 마친 뒤 안성훈은 권순오 씨의 목소리를 높이 평가하면서 늦게라도 트로트를 시작한 것을 응원했다. 김용빈 역시 트로트계에 꼭 필요한 인재라며 실제 ‘미스터트롯4’ 무대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랐다.

 

권순오 씨에게 꿈의 무대가 주어지기 전후로 프로 가수들의 공연도 풍성하게 이어졌다. 김용빈은 ‘금수저’를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안성훈은 ‘사나이 가슴에 비가 내리네’로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바꿨다. 나상도와 남승민은 ‘밤열차’를 선보이며 객석의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요리를 만들던 야외 공간이 어느 순간 트로트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낮에는 청양의 식재료를 손질하고 음식을 차렸던 출연진이 밤에는 마이크를 잡았고, 한 상을 받은 주민들은 공연의 관객이 됐다. ‘트롯 키친’과 ‘디너쇼’라는 두 요소가 하나의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맞물린 셈이다.

 

첫 방송은 출연진의 역할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이수근은 돌발 상황을 유머로 받아내며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고, 윤나라와 임태훈은 지역 식재료의 특성을 살린 요리로 프로그램의 ‘키친’을 책임졌다. 안성훈과 김용빈은 요리 보조부터 예능, 라이브 무대까지 오가면서 활약했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연자에게 현실적인 응원을 전했다.

 

무엇보다 이날 방송은 유명 출연자들의 활약보다 초대된 이들의 삶에 충분한 자리를 내줬다. 의료 현장을 지키는 사람들, 지역에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청년들, 100년 넘는 가업과 자신의 꿈 사이에서 길을 찾아가는 부자의 이야기가 한 식탁에서 펼쳐졌다.

 

여기에 셰프가 준비한 음식과 가수들의 노래가 더해지면서 ‘트키쇼’는 먹방이나 음악쇼가 아닌, 전국 각지의 사연을 찾아가는 유랑형 예능이라는 방향을 첫 회부터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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