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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총리실 앞에서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하며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됐다. 또한 새 총리도 속전속결로 결정해 이르면 오는 24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덧붙였다.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는 이르면 24일 결정된다.
이와 관련해 트러스 총리는 선거를 주관하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과 사임 발표 직전에 총리실에서 회동했다.
1922 위원회가 마련한 경선 규정에 따르면 24일 마감되는 후보 등록 요건은 동료 의원 100명 이상의 추천이다. 현재 보수당 의원이 357명인 것을 고려하면 후보는 최대 3명까지 나올 수 있다. 등록 요건을 갖춘 후보가 1명일 경우에는 나머지 절차 없이 24일에 해당 후보를 당 대표 겸 차기 총리로 바로 선출한다.
2~3명이면 예비경선, 당원 온라인 투표 등을 통해 늦어도 28일까지 당선자를 결정한다. 당초 전체 당원 투표 없이 의원들만의 투표로 차기 총리를 선출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당헌·당규를 고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후임자는 아직은 오리무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트러스 총리와 경합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파티게이트'로 쫓겨나듯 나간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복귀 여부다. 현지 언론은 트러스 총리의 전임자였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재도전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존슨 전 총리 측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사실상 총리'로 불리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은 아예 총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지지율에서 크게 뒤지는 보수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역대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기게 됐다. 직전 기록은 1827년 취임 119일 만에 사망한 조지 캐닝 총리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의 상징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추앙하며 '철의 여인'을 꿈꿨으나 금세 '좀비 총리'로 불리는 처지가 됐다. 한 언론에서 상온에 둔 양상추와 트러스 총리 중에 어느 쪽이 더 오래 버티는지를 두고 내기를 했는데 양상추가 이겼다고 보도했다.
새 내각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성급히 내놓은 감세안이 트러스 총리를 넘어뜨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9월 23일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을 사전 교감이나 재정 전망 없이 던지자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당시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하고 영국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을 해야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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