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다가가는 마음]은 채원경 작가의 에세이다.
작가는 아이를 키우며 함께하는 시간이 자신도 함께 커가는 시간임을 알기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일로 근 2년 사이 자신의 마음에 온 변화를 글로 풀어냈다. 작가는 엄마로 또 아내로서의 존재이기 이전에 '나'로 온전히 서고자 한 사람의 마음을 오늘도 담담히 써 내려간다. '지금'뿐인 아이와의 시간을 적은 노트도 함께 담았다.

저자 소개
저자: 채원경
목차
머리말 4
아우성 6 / 쓰자 9 / 마음의 칸 10 /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12 / 그날이 없었다면 15 / 육아 모토 20 / 시행착오 22 / 생채기 24 / 울화병? 33 / 혼자 여행 36 / 서로의 거리 유지 42 / 소중한 순간 44 / 자기 소개 47 / 나를 찾고 싶다 49 / 소리 없는 비명 52 / 있는 그대로를 55 / 함께 살아가 58 / 집안 일 대신에 60 / 어느 날의 야속함 64 / 글로 가두는 '지금' 69 / 시원한 쓰기 70 / 도닥이는 밤, 다독이는 맘 72 / 간절함_우연이 아닌 만남 74 / 아주 아주 신기한 아이 76
쓰기를 마치며 81
본문
처음 독립출판물을 쓰려고 했을 때 무슨 이야기에 대해 쓸까 생각하며
최근 우리 삶의 가장 이슈인 이 이야기를 빼놓고 쓸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내가 창작자라 때로는 다행이고 때로는 이러한 일을 시시콜콜 적어야 사는 사람이란 것이 나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하지만 아이가 있는 삶은 그러한 아이의 말들, 표정 하나하나가 주는 의미로 힘든 시간이 녹아내리는 신기한 힘이 있다는 걸 알기에 지금 아이가 가지고 있는 불안 현상에만 눈을 두고 있기에는 이 꼬마의 사랑스러움과 순수한 생각들이 너무 예뻐 그 순간을 힘든 마음으로만 채운다면 후회스러울 것 같았다.
그래서 아이가 하는 말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 순간을 기록으로 남기기, 12페이지 중에서 -
가끔 속에서 욕지거리가 올라온다.
욕은 해서는 안되는 말이라고 교육 받아 욕을 해온 역사가 없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부정적인 말들이 올라오던 시절이었다.
'그렇다고 나쁜 것이 아닌데...'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오면 긍정으로 변환하려고 했던 그것과 일맥상통한다.
욕이 올라오면 그냥 한다.
'지겹다...'
-
"나쁜 감정이란 없어요"
나를 찾는 수업에서 얻어 온 메시지다.
'내 안의 부정도 내 안의 것이라 내가 품어야 _ 내뱉어야 되는 감정들이다.'
엄마가 되고나서 참 신기한 현상을 보았다.
하나같이 아이에게 하는 말이 비슷했다.
"예쁘게 말해야지"
- 있는 그대로를, 55페이지 중에서 -
아가씨였을 때의 나는 남들이 말하는 매일 똑같은 삶의 의미를 잘 몰랐다. 그저 하루하루가 달랐다. 진짜 달랐다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을 대하는 내 마음가짐이 달랐기 때문에 그렇다고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삶은 대부분이 비슷하다.
먹이고 놀아주고 치우고 재우고 그런 중간 중간 잠시 함께 눈 마주치고 웃고 이야기 하고 행동이 변화하고 모습이 변화하고 그런 것을 엄마인 내가 관찰하면서 작은 기쁨을 큰 기쁨으로 느끼고 스스로 의미 부여해야 유지 되는 일이 육아이기도 하다.
그 안에는 신기하게도 [본능적인 기쁨]이 존재한다.
아이먹이기 위해 밤잠 설치고 이유식을 만들고 작은 도시락에 소분해 냉동실에 얼려놓고 다음날 아이에게 먹이면서 잘 먹는 아이의 입만 보아도 좋았다.
방긋 웃는 얼굴로 화답해 주는 것 같았고 재우기 어려운 낮잠시간 유모차 끌고 땀 삐질삐질 흘려가며 겨우 재우고 돌아오면 집에서 깰까봐 콩닥콩닥 심장이 뛰어도 그게 지나고 보니 살아가는 일이라 진하게 다가온다. 힘은 들었지만 참으로 보람 있는 하루라고 생각했다.
지나고 보면 잠시였고, 미화된다.
이렇게 적어 놓고 두고두고 볼 수 있게 지금의 나를 기억해 붙잡아둔다. 나중에 보면 지금 이 순간도 미화되어 있을까?
- 글로 가두는 '지금', 69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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