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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 : 송진우 작가] 책 등
자작나무로 각지게 쌓아 올려진 선반 위에
책 등을 보여주며 가지런히 꽂혀져 왔다
선택된지도 오래, 읽힌지도 오래
그렇게 진열되어 왔지만
그럼에도 자신의 이름과 용도를 보여준다
아직은 어린 나이에
가치를 잃어버리고 소모되어 돌아온 어느 날
책 등을 돌려 거꾸로 꽂아 본다
[뮤즈 : 권호 작가] 짝사랑(Feat:책)
퇴근 5분 전 설렘으로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당신의 향기와 감촉은 나를 깨어있게 합니다.
한 번도 나를 찾지 않을 당신을 오늘도 이렇게
지그시 바라봅니다.
[뮤즈 : 오도현 작가] 괜찮은 책
부담 없는 얇은 책
제목이 매력적인 책
표지가 예쁜 책
어제까지 내가 좋아하던 책들
무겁고 두꺼운 책
담백한 이름을 가진 책
단순한 표지를 입은 책
오늘부터 내가 좋아할 책들
아니, 그냥 그 존재만으로도 괜찮은 책들
[뮤즈 : 허상범 작가] 우리의 삶은
일곱 살 한 권,
열세 살 여섯 권,
열여섯 살 세 권,
열아홉 살 세권,
스물일곱 살 여섯 권.
도대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많은 책으로
되어 있을는지.
[뮤즈 : 이수민 작가] 활자의 무게
단어가 뿌려졌다.
느끼지도 못할 활자의 무게는
서로 다른 중량으로 마음에 내려앉는다.
단어와 단어 사이,
작은 공백( ) 까지도 저마다의 무게로
이렇게 가벼워질 수도
이 만큼 무거워질 수도
펼 쳐들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무거운 중압에 자국이 남았다.
[뮤즈 : 신동호 작가] 검은 씨앗
옛 것이 좋았던 나는 한 장의 종이를
쓸어 넘긴다. 까슬한 그 느낌이 좋았던 나는
이제 무엇을 원하는가
누렇게 변하는 책을 바라보며 이제 그는
더 이상 웃음 짓지 않는다
안타까운 미소를 보내는 너는 나와
함께하자 수 없는 알맹이를 마음에 심어
분수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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