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즈:허상범]
코스모스 활짝 핀 언덕에는
이른 아침, 대문을 나서며
무심코 들이마신 숨 속에는
은은한 가을이 배어있다.
가을이 가리키는 그곳에는
그토록 바라던
코스모스 활짝 핀 언덕이 떠올랐다.
은은한 코스모스와 함께
저 멀리 언덕에서 손을 흔드는
나의 어머니, 아버지, 형, 동생, 친구, 이웃
모두의 안녕에 미소가 떠올랐다.
오늘따라 영글은 태양을 보아하니
언덕에는 코스모스가 무성할 것임이 분명했다.
코스모스 활짝 핀 언덕에는
지독했던 지난 4월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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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쓸 당시 제주4.3사건이란 비극으로 인해 희생된,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쓴 글입니다. 잊혀지기엔 너무나도 가슴 아픈 역사들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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