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로망스 : 외계인 김동구 마지막편'

문화·예술 / 권호 기자 / 2019-08-10 18:03:56


글쓴이: 김민관 작가



‘선물을 주고 싶어요’



그녀는 빌라 안으로 나를 들어오게 했다.



방이 퀴퀴하다.



집안에는 벌레도 돌아다닌다.



‘마도미양 불결하군요’



‘동구씨도 반지하 빌라에서 살아봐요, 다 이렇지’



‘이 집이 도미양 병의 원인입니다’



‘그래요? 알았어요. 의사 말이면 들어야죠’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 방 안에 놓인 티비 뒤로 돌아갔다.



‘이건 어때요’



그녀가 내민 것은 매우 커다란 접시였다.



그것은 다양한 티비 채널을 송수신할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인간들의 접시 안테나다.



‘이거면 접시 대체로 가능한가요’



‘가능합니다. 이걸 저에게 주는겁니까’



‘네 선물이에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궁금한 게 접시로 뭘 하려는 거에요?’



‘비행접시를 만듭니다’



‘이 조그만 걸로요?’



‘보여드리겠습니다’



나는 그녀를 데리고 텐트가 쳐져 있는 공터로 나왔다.



먼저 주변 사람들의 눈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다.



‘지구인들이 외계인이라 부르는 우리들은



이 지구와 몇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와는 비슷한 형태로 진화를 겪어 왔지요.



지구가 앞으로 어떤 일들을 겪게 될지 우리는 알고 있지만



또한 완벽히 알 수는 없습니다.



미래의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으니까요.



다만 저희는 아주 오래전



지구인들과 똑같은 길을 걷다 자멸의 길로 빠졌들었습니다.



식량난이 시작되고



힘이 있는 자들이 약한 자들의 것을 갈취하기 시작했지요.



자원이 소모되고 공해가 극심해졌습니다.



결국 행성에는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어요.



마침내 모든 생명체가 죽어 인구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행성의 현자들이 모여 뜻을 모았습니다.



지금부터 우리가 있던 물질 세계에 안녕을 고하고



정신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만들어야 할 때라고.



물론 그렇게 되면 물질로 된 이전 세계가 사라지겠지만



오래토록 발전했던 우리의 정신문명은 그대로 남아있을수 있다는 것이지요.



현자들은 그렇게 뜻을 모으고 모든 물질문명의 이기들을 모아



정신에너지로 전환을 시켰습니다.



그러니 지구인이 흔히 외계인이라 부르는 우리들은 사실 생명체라기보다



정신 물체라 부르는 편이 적절합니다’



‘이해가 잘 안되네요, 그런데 접시는요?’



‘지금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저희 행성에는 물질이라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 정신에너지로 이루어져 있지요.



그래서 지구인들이 보는 유에프오의



믿을 수 없는 이동형태가 가능합니다.



정신으로 이동하는 것이지요.



아주 작은 접시가 커진다거나 아주 큰 접시가 작아지는 일은



저희 행성에서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정신을 모으면 작아지고 분산시키면 커집니다.



즉 이 비행접시를’



나는 그녀에게 접시를 변환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잠시후 접시가 물질의 힘을 잃어



희미하게 흐물거리기 시작했다.



난 손가락을 들어 접시를 공중에 올렸다.



그러니 접시가 하늘을 비행하기 시작했고



도미양은 고개를 들어 그것을 보았다.



‘당신 정말 외계인이에요?’



‘네 저는 외계인입니다’



‘맙소사’



‘마도미양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저는 오늘 도착하기로 한 저희 동료들과 함께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봐야 합니다‘



‘또 오나요’



‘가능합니다’



‘가능하다는 말 말고 꼭 와요’



‘꼭 오겠습니다’



‘마라톤은 두 달 후에 또 열릴거에요



그때는 꼭 같이 뛰어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잘가요 김동구’



‘네 마도미양’



얼마 후 나를 태울 비행접시가 텐트 옆에 도착했다.



그리고 접시가 비행하기 시작하자



도미양이 하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비행기 아래로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보인다.



동료들은 아주 오래전 자신들의 행성과 닮은



지구를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난 그런 동료들을 바라보며 위로의 말을 했다.



‘지구인들은 생각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분명 좋은 선택을 할것입니다.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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