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기정 K마케팅컴퍼니 대표 “행동경제학 마케팅으로 온라인비즈니스 고민 해결할 것”

오도현

qjadl0150@naver.com | 2021-07-03 14:54:27

최근 몇 년 새 온라인 비즈니스에서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가 크게 성장했다. 최소한의 마케팅 비용으로 매출 증대와 빠른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 눈앞의 성과가 중요한 스타트업의 경우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팅 과정 전반을 측정하고 계획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마케팅과 세일즈 전략을 고민하는 실무자 뿐 아니라 CEO와 임원급 경영진들이 퍼포먼스 마케팅 전략에 관심을 두는 이유이다.


박기정 대표가 몸담고 있는 마케팅 컨설팅 전문기업 케이마케팅컴퍼니(이하 K마케팅컴퍼니)도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다만 K마케팅컴퍼니가 다른 곳과 조금 다른 점은 노벨경제학상 수상 이론인 ‘행동경제학’ 기반으로 가격 프라이싱과 퍼포먼스 마케팅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출 고민이 많은 경영자들, 실적을 내지 못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마케팅 실무자를 위해 행동경제학 기반의 마케팅 전략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박 대표. 박 대표가 행동경제학 관점의 마케팅과 함께 하게 된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사진 제공 = K마케팅컴퍼니]

◇인문학 바라기 경영대생,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박 대표는 부모님의 권유로 경영대학에 들어갔지만, 역사, 철학, 종교, 심리학, 문예창작 등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인문학에 관심이 많았다. 모교인 숭실대학교 내 최고 평가를 받는 교수들의 인문학 전공 수업은 물론, 다른 대학교의 인문학 명강의까지 청강하는 학생이기도 했다.


다행히 1학년 말 주식투자 동아리 활동 시작으로 경제와 경영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학과 공부에 집중할 수 있게 됐지만 청강 스토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박 대표는 학부생 2학년 중 숭실대학교 경영대학원 수업을 청강하러 갔다가 행동경제학 기반 사고의 단초를 제공해 준 교수의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된다. 당시 현업에서 삼성증권 임원으로 활동하던 우승택 교수다.


“그때가 2006년 경이었는데, SKY 대학교의 경영, 경제학과 학부 수업 중에 행동경제학을 가르치는 분이 거의 없었어요. 우 교수님이 국내 대학에선 거의 최초로 행동경제학의 개념과 금융 트렌드를 가르친 분이었죠. 경제주체들이 제한적으로 합리적이며 때론 감정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인식하면서 경제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해석해 줄 수 있는 학문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공부해야 할 학문은 이거다 싶었죠.”


행동경제학은 인간의 실제 행동을 심리학, 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로 인한 결과를 규명하려는 경제학의 한 분야를 말하며,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대 심리학자 대니엘 카너먼 박사와 2017년 수상자 시카고대 리차드 탈러 박사 등이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꼽힌다. 박 대표는 당시 행동경제학 수업에서 부자들의 사고 방식, 주식투자의 큰 사이클마다 실패하는 인간의 습관, 군중심리, 손실회피심리, 편향적 사고, 미신 등 비이성적 사고 등에 대해 공부하면서 행동경제학이라는 학문에 빠져들게 된다.


◇첫 회사서 만난 ‘온라인 비즈니스’...길이 되다!


박 대표가 온라인 비즈니스와 이커머스에서 길을 발견하게 된 것도 청강에서부터 시작됐다. 학부시절 서울대 경제학과 강의평가 1등 명강의로 꼽혔던 박성훈 교수의 수업을 청강했는데, 외국계 컨설팅펌에서 파트너로 재직했던 박 교수의 눈에 띄어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인턴으로 입사하게 된 것이다. 이때 인턴이었던 그가 직속 팀장에게 첫 업무로 맡았던 것이 바로 온라인 이커머스의 모든 유형과 종류를 리서치하고 발굴하는 일이었다. 당시 그는 매일 밤을 지새며 소셜커머스, P2P거래, O2O서비스 등을 조사했고 온라인커머스의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온라인 커머스의 매력에 빠진 박 대표는 2011년 능력을 인정받아 그루폰코리아라는 외국계 소셜커머스 업체로 스카웃됐다. 당시 그는 MD 팀장으로 발령받아 온라인이커머스에서 상품을 소싱하고 가격 프라이싱을 하는 업무를 중점적으로 맡으면서 전문성을 쌓게 된다. 이때 박 박 대표는 그루폰코리아 런칭 한달 뒤 조직 내 MD 중 실적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이때 그는 행동경제학을 다시 만나게 된다.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데 어떤 MD가 팔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제품이더라도 매출이 달라지는 것을 직접 보고 경험했어요. 그러면서 잘 파는, 혹은 못 파는 MD들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관찰하고 분석하기 시작했죠,”


잘 파는 MD들은 사람의 다양한 심리를 활용해 판매를 이끌어 냈지만 못 파는 MD들은 타인의 행동이나 심리에 무감각했다. 박 대표가 행동경제학 관점을 비즈니스에 적용하는 방법과 마케터들이 흔히 빠지는 판단 오류들에 대한 것을 직접 경험하는 시기였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만 같았던 박 대표의 커리어에도 암흑기가 찾아왔다. 그는 3, 4년 뒤 퍼포먼스 마케터로 전향했는데, 이때 관리하던 브랜드의 ROAS가 100%도 나오지 않는 등 마케터로서 실적 압박을 받게 된 것이다.


이 때 그는 마케팅 실패의 실마리를 가격 결정권, 즉 프라이싱에서 찾게 된다. 당시 회사에선 과거와 달리 가격 프라이싱 결정권을 온라인 세일즈 팀장(MD)이나 대표가 맡게 됐는데, 이 전략에 따라 마케팅의 성패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박 대표가 가격 프라이싱 전략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게 된 이유였다.


◇행동경제학 기반의 마케팅 컨설팅, 매출 끌어올릴 ‘핵심’


박 대표는 패션앱 ‘브랜디’, W컨셉을 만들고 매각한 ISE커머스의 자회사 ‘스팟라이틀리’ 등 국내 유명 스타트업 이커머스업체에 재직하며 그로스해킹, 퍼포먼스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2018년 케이마케팅컴퍼니를 설립했다. 무엇보다 행동경제학을 접목한 박 대표의 마케팅 컨설팅은 온라인비즈니스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은 이들의 수요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현재 월 매출이 1,000만 원도 나오지 않는 신생업체부터 연매출 4,000억 원을 내는 브랜드까지 다양한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온라인 비즈니스를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경영진이나 마케팅 실무자라면 누구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박 대표는 현재 여러 VC, 액셀러레이터 전문가들에게 프라이싱, 마케팅, MD 전략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 재직 시절과 회사 창업 이후의 대표적인 컨설팅 사례로는 LG생활건강, 이니스프리의 온라인 세일즈,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미스터피자, 벨리불리, 랩노쉬, 모나리자 등이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창업 후 첫 클라이언트로 올리브영에 입점해있던 랩노쉬라는 기업을 컨설팅 했는데, 월 매출이 약 10억 원 아래였던 상황에서 3개월 만에 2배 가까이 상승하는 실적을 냈다. 직장생활에서 배우고 활용했던 테크닉들이 실전에서 다른 업체들에게도 어떻게 적용되는지 깨달으면서 그는 여러 기업들의 온라인 비즈니스와 마케팅을 컨설팅해주는 삶에 푹 빠지게 됐다.


그는 마케팅 컨설턴트로서의 삶이 대학병원 의사와 비슷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MRI 등의 기기로 환자를 면밀히 관찰해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를 하는 프로세스가 기업의 마케팅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마케팅 컨설팅을 하면 할수록 이 분야에서 더 많은 기업들의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함께 하고 싶은 확신이 든다고 말한다. “저는 마케팅 컨설팅이 정말 재밌고 잘 맞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저로 인해서 많은 경영진과 실무자들이 답을 찾아간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으로 느껴진다는 점이에요. 실제로 제가 만났던 분들 중에는 수익이 너무 많아 어떻게 써야할지를 고민하는 분들은 거의 없었어요. 경영진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 직원들 월급이 밀리지 않도록 회사 방향성을 고민했고, 마케터 실무자들은 매출에 대한 실적 압박으로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더 많았어요. 이들을 만나면 저도 더 간절해집니다. 온라인 비즈니스 컨설팅을 통해 제가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어요.”


사진: K마케팅컴퍼니 박기정 대표 [제공 = K마케팅컴퍼니]


[소셜밸류= 오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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