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DC 사회적경제조직⑥] 제주클린산업, “귤로 만든 천연 세제 ‘코코리’ 매출 증가...지속가능한 제주를 꿈꾸다”

김미진 기자

qjadl0150@naver.com | 2021-04-29 20:20:00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와 한국사회투자는 지난 2018년부터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을 통해 제주도 내 총 22곳의 사회적경제조직을 지원, 육성해오고 있다. 제주 내 공동체가 직면한 문제를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제주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금융지원과 경영 컨설팅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특히 오는 30일에는 총 22개 팀 중 투자 유치 역량이 우수한 8개팀이 데모데이에 올라 국내 유수의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할 기회를 갖게 된다. 뜨겁게 펼쳐질 데모데이를 앞두고 제주를 변화시키고 있는 8개 팀의 CEO를 만나 각 사의 비즈니스와 비전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 양홍석 제주클린산업 대표 [제공 = 제주클린산업]

제주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인 새콤달콤하고 당도 높은 제주의 ’귤’. 하지만 귤 중에서도 흠집이 나거나 모양이 울퉁불퉁하고 색깔이 고르지 못한 귤들은 ‘비상품’, ‘못난이귤’ 등으로 불리며 버려지고 만다. 제주의 거친 비바람을 이겨내고 농민들이 땀흘려 키운 귤들이 한 순간에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 등이 감귤로 유명하지만 이러한 귤들이 전체 밭면적의 약 20%를 차지한다고 한다. 이는 고스란히 지역 농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양홍석 대표(사진)가 설립한 제주클린산업은 농가에 도움이 되도록 귤을 통해 천연 제품을 만드는 사회적기업이다. 귤이 자연에서 찾은 원료가 될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고민했고, 마침내 천연 제품 브랜드 ‘코코리’를 선보였다. ‘코코리’는 제주 방언으로서 ‘깨끗하게’라는 뜻이다.


코코리는 지역 농가와 협력해 폐기될 귤을 수매한다. 이후 상처가 있는 부분은 깨끗하게 다듬고 세척한 후 통째로 착즙해 원료로 추출한다. 그리고 사용 후 남은 찌꺼기는 비료화하여 토양으로 돌아가는 선순환 과정을 추구한다. 귤을 통해 천연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코코리의 주요 제품으로는 주방세제, 손비누, 살균 소독제 등이 있다. 대표 제품인 ‘코코리 천연주방세제’는 감귤에서 추출한 천연 계면활성제와 안전한 식품 원료로 만드는 친환경 1종 주방세제이다. ‘코코리 거품비누’ 역시 유아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거품타입의 천연 핸드워시이다.


“코코리는 제주도 청정 자연에서 찾은 지속개발가능한 안전한 원료만 선별해 사용합니다. 감귤을 수매해 씻고, 착즙하고, 오일을 추출하는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하면서 인체에 유해한 합성방부제와 인공 향, 인공 색소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어요.”


사진: 제주클린산업의 제주코코리 제품 사진 [제공 = 제주클린산업]

제주클린산업은 올 초 자사몰 ‘코코리제주’를 오픈하면서 B2C 제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주방세제, 손세정제, 소독제 등 총 4가지 제품을 선보였으며 매출은 꾸준히 증가세다. 향후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양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친환경 원료로서의 감귤 효능에 더 자부심을 갖게 됐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세정제 원료로 쓰기 위해 수입하는 오렌지 오일에 비해 비용도 합리적이고 원료 수급도 안정적인 편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실제 규모가 큰 유통사나 마케팅회사, 해외 수출 업체에서까지 문의전화가 지속되고 있다. 해외 업체에서도 관심을 보여 대만, 싱가포르 내 기업과는 MOU도 맺었다.


“처음에는 농가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어요. 하지만 감귤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다보니 세척력이나 탈취력 면에서 오렌지에 준하는, 혹은 그 이상의 효과를 나타내는 천연 원료라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코코리는 자체 연구소에서 100% 상품을 개발한다. 3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인정받은 특허 기술로 합성 향, 합성 방부제 등의 유해물질을 첨가하지 않더라도 합성 원료의 기능적 효과를 넘어서는 제품을 개발한다.


양 대표는 품질경영시스템 인증(ISO 9001) 및 환경경영시스템 인증(ISO14001)을 받은 제조 시설을 갖추고 엄격한 기준을 통해 안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제주클린산업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신뢰를 쌓아 지난 2018년 사회적기업과 벤처기업, 농촌융복합산업 인증을 잇따라 받았다.


사진: 양홍석 제주클린산업 대표가 자체 연구소에서 상품 개발을 하고 있는 모습 [제공 = 제주클린산업]

제주클린산업은 제주 천연 원료를 활용한 제품 생산과 일반 농가와의 상생 등 사회적가치 창출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18년 JDC, 한국사회투자가 함께 하는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 1차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당시 B2C 제품 출시 및 확대를 위한 설비 투자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때라 마중물 자금이 필요했어요. JDC 사회적경제조직 지원사업을 통해 5,600만 원의 융자금을 지원받았는데,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지금까지 잘 클 수 있었던 기반이 된 것 같습니다.”


양홍석 대표는 오는 30일 열리는 데모데이에서 현재 사업보다 더 나아간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코코리가 현재 세제, 세정제 분야에 주력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식품 가공이나 펫(PET) 시장, 그리고 화장품 분야로도 사업을 넓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제가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서툴다 보니 배워나갈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코코리와 함께 하면서 저희 제품에 대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지금까지 해온 사업에서 더 나아가 앞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의 성장성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여러 산업분야에서 탈취, 세척력 등의 기술력과 친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만큼 코코리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생각합니다.”



[소셜밸류=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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