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로 어려운 상황, 청년창업의 핵심은 '무모한 도전'과 '개성'

- 평택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교수
- 매출, 고용과 같은 정량적인 평가 지표가 중시되고 있는 청년창업 지원 사업의 현실
- 개성과 가치를 담아낸 창업, 그 중심을 잡는 것은 청년들 스스로의 몫

허상범 기자

qjadl0150@naver.com | 2020-06-23 09:30:11

사진: 평택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교수

청년들에게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블루('코로나19'와 '우울감'이 합쳐진 신조어)' 상황이 몹시도 아프고 힘들 것이다.


특히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최근의 불경기는 본인의 인생과 창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물론 코로나 상황 이전에도 청년창업과 학생창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교육부 '대학알리미 자료'를 살펴보면 대학생 기업의 1/3 정도는 매출이 0원(2018년 기준)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적인 불경기를 감안하면 올해의 실적 전망은 더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그래도 여전히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은 본인들의 부족한 경험과 자본에 대한 대안으로 예비창업 패키지 등과 같은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을 활용하고 있다.


지금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사업들의 평가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느낌과 고리타분한 독백이다.


현재 정부 차원의 다양한 청년창업 지원 사업들이 운영되고 있다. 물론 여러 면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안타까운 점은 청년의 창업의지와 기업가정신, 사회에 대한 공헌도 등과 같은 정성적인 부분보다는 매출, 고용과 같은 정량적인 평가 지표가 중시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적 영역의 사업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도 충분히 인정한다.


특히 해가 갈수록 청년 예비창업자들의 사업 계획서 작성 능력이 급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매우 보기 좋고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사업 계획서가 평가장에 놓인다. 물론 본인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최고의 창업 전문가들에게 강의와 멘토링을 무료로 마음껏 제공받을 수 있는 상황이니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업 계획서와 발표 자료에 청년 예비창업자의 개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점점 강하게 느낀다. 아마도 많은 교육을 받고 멘토링을 받다 보니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너무나 절실한 사업 자금을 확보하려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필자에게도 정부 지원 사업 합격 꿀팁과 같은 강의 의뢰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오기도 한다.


하지만 청년 창업은 무모한 도전과 개성이 핵심이 아닐까. 개성은 “환경의 자극에 대해서 일관성 있게 반응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청년 창업자들의 발표를 듣다 보면 그들이 살아오면서 일관되게 고민했고, 앞으로도 일관되게 추진할만한 가치가 있는 창업에 대한 자신의 개성 있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어른들이, 전문가들이 좋다고 하는 창업아이템이 앞으로의 세상에서도 적용되는 것일까? 이제 고민을 시작하면 좋겠다.


기성세대의 행복에 대한 기준과 청년들의 행복에 대한 기준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창업은 세상을 향해 여러분이 말하고 싶은 진실하고 개성이 강한 이야기가 담겨야 하며, 여러분 스스로가 행복하기 위한 선택지가 되어야 한다.


사진: 평택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교수 강의 현장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에 이런 부분이 있다.


“이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 다오. 이 조선 사회란 것이 내게 술을 권한 다오. 알았소? 팔자가 좋아서 조선에 태어났지, 딴 나라에 났더면 술이나 얻어먹을 수 있나…”


분명히 청년들에게 창업을 권하는 사회인 것은 맞다. 또한 이렇게 창업을 지원해 주는 나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으니 누릴 것은 누려야 한다. 그러나 저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환경을 탓하며 푸념 섞인 말만 하지 말고, 개성과 가치를 담아낸 창업, 그 중심을 잡는 것은 이제 청년들 스스로의 몫인 것 같다.


[필자: 평택대학교 창업보육센터장 '김승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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