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작가의 두 번째 단상집
[그 아득한 적막에] 저자 김진우
허상범 기자
qjadl0150@naver.com | 2020-04-05 11:18:17
책 소개
<그 아득한 적막에>는 김진우 작가의 단상집이다.
「한 권이면 족하다 하더니 해도 채우지 못하였습니다.
넉넉하진 않으나 하고 싶은 말은 꽤나 담았습니다.」
책은 김진우 작가의 첫 번째 단상집 <그날은 또 아주 처음이었다>에 이은 두 번째 작품으로, 전 작품보다 더욱 성숙한 고찰과 성찰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진우 작가의 두 번째 단상집 <그 아득한 적막에>의 출간은, 그의 차기작을 기다렸던 독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저자 소개
저자: 김진우
목차
총 144페이지
본문
지은 죄 없으나
날마다 죄스러움 속에 살았다
- '32.' 중에서 -
친구가
뭘 그런 걸로 좋아하냐 한다
내 세상
뭘 그런 일들만
매일 일어나고 있다
거짓 없는 행복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거짓 없이 행복해도 된다
- '33.' 중에서 -
고독이 밀려온다
파도처럼 밀려온다
온몸은 달의 입김으로 물들었다
달도 외로웠던지 속삭였다
새벽 공기가 엿듣는다
남색의 푸른 숨소리
걸음 소리 조심하여 집으로 가야지
내가 사랑한 하루 어쩌나
새벽 공기가 잠든 사이
나는 달과 거리를 걸었다
- '52.' 중에서 -
고독의 위
그 모든 것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53.' 중에서 -
나의 몸이 여물지 못해 내 생에
이렇게 슬플 거라 예상하지 못한 날
나는 살아온 날들 부족하여
매일이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열몇해 살며 느낀 건 불안과 불안이었다
한평의 안락함만 구걸하듯 찾아 헤매었다
이유 없이 우는 날은
그 이유 찾기 위해 산책이라도 해야 했고
그날 내가 우는 이유는
보름달이 너무 아름다워서였다 -
방황하는 날마다 하늘은 깊었다
삶도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렇게 흐를 수 있다는 걸 알 때쯤
몸은 여물었고
나는 살아온 날들이 많아질 수 록
그만큼 슬퍼지게 된다는 걸 알아버렸다
삶이 쏟아지던 어느 날
달이 아름다워 울던 내가 있었다
- '66.' 중에서 -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얼마간 나를 울렸다
양화대교 노을과 엄마의 주름
생각해보면 단 하루도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
눈물이 마른 날에는 마음으로 울었다
시간 흘러 돌아보니 정말
매일 울었구나
나는 사랑하고 있었다
- '106.' 중에서 -
하늘을 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세상은 참으로 깨끗하여라
길을 걷는다 나는 어찌하였나
누군가를 비참하게 하고도
당당한 적이 하루 이틀인가
부끄러워할 줄 몰라
가로수를 기억하는 바람은 나를 피한다
세상 하늘 아래 살며 걷고 있다
푸른 백지들의 합창
신발 끈이 반쯤 풀렸다
묶을 수가 없다
- '107.'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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