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겪어보는 것들 투성이인 게스탭 시절의 이야기

[안녕! 게스탭] 저자 1호 스탭

오도현

dhehgus@naver.com | 2020-03-25 10:27:41

책 소개



<안녕! 게스탭>은 '1호 스탭' 작가의 에세이다.


작가는 막연하게 제주살이를 꿈꾸며 게스트하우스 스탭이 되었다.


뜻하지 않게 오픈 멤버가 되었고, 여행자로서 보내는 일상과 여행자를 맞이하는 자로서 보내는 일상은 로망과 현실의 차이만큼이나 컸다.


책은 작가가 처음 겪어보는 것들 투성이인 게스탭 시절의 이야기들을 모아 엮었다.


'1호 스탭'의 에세이 <안녕! 게스탭>을 통해, 여행자가 아닌 그들을 맞이하는 자로서의 제주에서의 삶을 독자들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무명서점


저자 소개



저자: 1호 스탭





목차



총 104페이지





본문



나는 어린 딸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제주행 비행기를 타고, 게스탭의 생활이 시작됐다.



- 본문 중에서 -




나도 모르게 오픈 멤버, 1호스탭이 되었다. 첫번째 스탭의 특전은 4인이 쓸 수 있는 스탭방에서 침대를 가장 먼저 고를 수 있다는 것! 사장님은 스탭방을 안내하며 시트와 이불 그리고 베개를 주었다. 많은 도미토리를 다니면서 익숙했던 체크인이었기에 배낭을 사물함에 내려 놓고 시트를 깔았다. 빌어먹을! 시트가 뭐 이래?



사장님이 실수로 잘못 구입한 시트는, 싱글 침대에 킹사이즈 보자기를 씌우는 격이었다. 매트리스는 또 보통의 것이 아니고 빨간 소파같은 쿠션이어서 제대로 씌우지 않으면 낡은 천 소파에 자는 느낌이었다. 더군다나 사장님이 직접 만든 목조 침대프레임은 쿠션 위로 올라와 있어서 시트를 깔려면 싱글 사이즈 빨간 쿠션을 프레임 위로 들어 올려야 했다. 더워 죽겠는데 도착하자마자 땀을 한 바가지 흘리고는 내가 잘 곳이니 아무렇게나 깔자 생각하고 대충 가운데만 펼치고 모서리에 우겨 넣어 버렸다. '이거 게스트들이 깔려면 짜증 좀 나겠는 걸, 대충 깔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하지만 그런 생각은 기우였다. 괜한 걱정이었다. 그 시트는 내가, 즉 스탭이 다 깔아야 하는 것이었으니까!!!



- '게스트하우스는 아직 마무리 작업이 진행중이었다.' 중에서 -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물론 게스탭의 기본인 청소청소청소입니다! (갑자기 존대) 게스트들이 모두 체크아웃을 마치면 그날의 당번 스탭들이 출동을 합니다.



1. 수건과 베개 커버를 모아 빨래 바구니에 넣고,


2. 침대 시트는 시트끼리,


3. 이불은 이불끼리 모두 모아 각각 세탁기에 돌립니다.



1. 2. 3이 각각 얼마나 나오는지 그날그날의 게스트 인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곳은 세탁기 4대가 있습니다. 빨래를 가장 많이 했던 날은 세탁기를 10번 정도 돌린 것 같습니다. 빨래를 하는 중간 중간 방청소를 합니다. 쓰레기통 비우고 청소기 돌리고 걸레질 하고 제습기 물도 비웁니다. 화장실 청소도 빼놓을 수 없지요. 화장실 휴지통 비우고 세면기와 양변기 그리고 바닥까지 세제로 닦습니다. 양변기 안까지 고무장갑을 끼고 깨끗하게 닦습니다. 화장지 비누 치약 샴푸 린스 바디용품 등 부족한 것이 있는지 체크하고 채워 놓습니다.



방청소가 끝나면 체크인 게스트에 맞춰 침대 시트 까는 작업을 합니다. (저를 비롯 스탭들이 신발신발신발을 입에 담으며 하는 바로 그 작업) 베개 커버를 씌우고 이불을 준비합니다. 그사이 세탁이 끝난 이불과 수건을 꺼내 야외 빨래줄에 널어 말립니다. 비로소 체크아웃 정리가 되고 체크인까지 셋팅이 됩니다. (요기까지 존대를 마치겠습니다.)



- '체크아웃과 체크인 사이.' 중에서 -




"제가 스탭은 처음이라서요."


"뭐 다른게 있나요 그냥 하면 되는 거지."


"그래도 제가 아는게 없어서.."


"무경험자가 더 잘 할 수도 있죠. 매뉴얼이 없으니


창조적으로다가, 능동적으로다가."


".........................................."



대충 내가 생각한 게스탭의 일은 이정도였다. 조식 준비, 체크인과 체크아웃, 예약 문의, 빨래와 청소 그리고 게스트 응대. 그러나 오픈 전 게스트하우스 스탭의 일이란, 사장님과 나의 아침 점심 저녁 준비.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청소.



- "게스탭이 해야 할 일은 어떤건가요?"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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