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괴롭히는 생각, 환상, 꿈, 어두움으로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저자 문지하

오도현

kwonho37@daum.net | 2020-04-01 23:40:00


책 소개


[블루, 밤의 가스파르]는 시적 산문을 표방한 문지하 작가의 그림 에세이다. 글은 물론 표지를 비롯해 수록된 모든 그림들은 문지하 작가가 그렸다.


책은, 작가가 밤이면 찾아와서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 환상, 꿈, 어두움 그 모든 것들에 대해 쓴 글들을 담았다. 그것은 밤과 새벽의 푸름, 그 시간에 일어나는 일들, 흐르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끔은 어두운 분위기, 피아노의 선율, 이루지 못한 꿈이 뒤섞인 이야기들이다.


문지하 작가의 그림 에세이 [블루, 밤의 가스파르]는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것들로 잠 못 이루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저자: 문지하


목차


눈의 꽃 23 / 신환상 1 32 / 블루, 밤의 가스파르 38 / 먼지 달 50 / Kiss 54 / 환상곡풍으로 66 / 짧은 미(美)의 찬양 72 / 신환상 2 76 / 만남, 물랑루즈 소년 82 / 록산느의 탱고 94 / 의상실 104 / 마틸다 116 / 한없이 투명한 블루 124 / 모델(Model) 126 / 신환상 3 136 / Moonlight Chemistry 146 / 다시, 볼 끝에 계절 152 / 그녀 156 / 신환상 4 162 / 샹들리에 타는 여자 178 / 너에게 192 / 완전한 블루, 거의 푸른 194 / 푸른 곰팡이 212 / 오페라의 유령 214 / 그래도, 여전히 224


본문



밤이면 찾아와서 나를 괴롭히는 생각, 환상, 예술, 꿈, 어두움,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쓴 책이다. 밤과 새벽의 푸름, 블루. 그 시간에 일어나는 일들. 흐르는 음악, 그리고 나의 생각이다.


베르트랑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라벨이 작곡한 '밤의 가스파르(Gaspard de la Nuit)'를 듣고 이야기를 풀어 갔다. 곡이 가진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와 가끔은 기괴하고 어두운 분위기, 피아노의 선율, 나의 이루지 못한 꿈이 뒤섞인 이야기다.


- '이 책에 들어가기 전에,' 중에서 -


나의 빛나던 청춘은 죽었다. 나의 눈부신 재능도 함께 죽어 버렸어. 그것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깨닫는 밤이야.


숨을 토해낸다. 몸이 부서질 것처럼 숨을 뱉어내, 흉곽과 심장에 경련 같은 떨림이 느껴진다. 밤은, 잠들지 못하는 영혼들의 노래와 고뇌와 낭만이 한숨처럼 기게 새겨져 있다. 밤은, 젊은이들의 가능성과 청춘을 자양분 삼아 생명을 지속시킨다.


지금, 이 순간에는 영원한,


젊음과 청춘과 꿈 때문에 괴로운 많은 이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짓고 만든다. 밤은 그들의 이야기들로 눈부시고 고통스럽고 매혹적이다. 그리고 때때로, 밤은 울고 있었다.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어떤 것을 보아도 흔들리지 않는 심지를 가지고 계십니까. 어떤 말을 들어도 휘어지지 않는 굳건한 뿌리를 가지고 계십니까.


나는, 말을 잃어버리고,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밤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



- '블루, 밤의 가스파르' 중에서 -


이치를 깨달으면 마음이 편하지 못하다.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려고 하면 아프다.



- 166페이지 중에서 -


달, 몽상


새벽.


모두가 잠드는 시간이 되면 마음이 흔들린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나에 대해서, 나의 오늘에 대해서 돌아본다. 마음이 잔잔해지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나를 내려다보는 메마른 달빛이 유난히 서늘하다.


나는 때때로 가만히 달을 바라본다. 보름달이 뜬 밤이라던지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달을 올려다본다. 늦은 밤에, 조용한 새벽에, 습관적으로 달을 생각한다. 서늘하도록 차갑게 보이는 회백색의 무늬에 마음을 빼앗기고 시퍼런 은백색의 달빛에 나를 고백한다.


새벽, 조용히 달빛만이 밖을 비추는 새벽의 시간이 좋다. 나를 온전히 드러내 보일 수 있는 시간이다. 나는 감추고 있던 나의 마음과 불안한 감정을 쏟아내고 달은 그저 나를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단 한 번도 내 바람대로 흘러가지 않는 인생을 통해 나는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생각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좌절과 절망, 기대와 실망에 상처받고 요령을 터득하고 적당히, 라는 것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꿈이라는 것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의 마음 때문에 다시 좌절하고 다치고 슬픔을 겪는다. 꿈을 다시 다짐하고 달에게 위로받고 스스로 마음을 잡는다.


달.



너는 모든 것을 보고 있구나.



나라는 한 인간이 얼마나 상처 입고 무너지고 고통받는지를. 멍들고 보잘것없는 마음이 누구에게도 구원받지 못하는 것을.


너의 곧은 얼굴을 보며 나의 마음은 붉게 피멍 든다.


너의 말간 몸뚱이에 물들어가는 푸른 빛은 사라지는 나의 희망이다.


제발, 나의 소원을 한 번만 들어 주었으면.


- '완전한 블루, 거의 푸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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