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슬픔의 몫을 아주 조금은 나누어 울고 있을 지도 모를 시

<무던히> 저자 이흐로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20-01-31 22:50:48



책 소개


[무던히]는 이흐로 작가의 시집이다.


다음은 책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위로보단 존재.


모두에겐 슬픔의 몫이 있고 몫을 다할 때까지는 울어야 하니까요.


얼마만큼의 위로보단 당신의 슬픔을 얼굴에 얹고선, 누군가 당신을 위해 울고 있는 게 덜 어리석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로보단 존재. 당신이 울 때 당신의 슬픔의 몫을 아주 조금은 나누어 울고 있을 지도 모를 시들입니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이흐로


안녕하세요, 이흐로입니다.


일기가 자꾸 시가 되어 시를 씁니다.


그리운 것이 있을 때 대신 볼 수 있는 것이 되고 싶습니다.


푸르른 것이 그리울 때 숲 사진을 보는 것처럼.


추신 우표는 우체국에서 발행하는 실제 우표입니다.


시 하나는 엽서 한 쪽에 들어가기에 충분합니다. 엽서를 부치는 마음으로 시를 전합니다.


목차


1부 마음의 외면 묘사


2부 너를 사랑


3부 마음의 내면 묘사


4부 이게 제가 겪은 이별이에요


본문


따뜻함으로 완성되어 있는 것 같았다, 당신은


당신,


내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당신은 알까


당신은 그저 당신으로 열심을 다하고 있을 뿐


한 사람의 인생을 다 알아볼 수는 없지


하지만


내가 마주한 순간의 당신은


쌓여 가는 당신의 완성이었다


당신은 늘 그 순간의 완성이다


완성의 순간을 영원으로 가두고 있었다


당신은 내 글 속에 안긴 사람


고로 당신은 이 우주에서


나라는 숨에게만큼은


아무것도 아닐 수 없는 사람


- 본문 중에서 -


1


존재의 잔재를 줍는 사람



저는 잠이 흩어진다는 말의 의미를 압니다


껌벅거리는 눈으로 흐트러진 어둠을 더듬거리던 마음


밤에는 작은 소리


끄집어낸 용기가 구겨져 있어도


이름을 정직하게 부르기에도 버거운 사람이기에


입 안에 머금은 듯



보고 싶습니다, 늘


문득 그리워 건너


뛰어가는 시간들이 있다고


지금도 그렇게 지나가길


흐트러진 어둠을 정리하길


바라고 바란다고



뜨거운 눈물은 아침만을 간절히 동경한다고


이 밤을 삼키어 아침을 토해 내고 싶다고


- '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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