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에 물기 없이 잘 마른 달이 떠있다면, 달빛 아래 가만히

<달빛 아래 가만히> 저자 김종완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20-01-31 14:24:30


책 소개


[달빛 아래 가만히]는 김종완 작가의 단상집이다.


다음은 책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창밖에 잘 마른 달이 뜨고


선선하게 바람 부는 밤 찬찬히 읽어주시길


지나가는 마음에 대해.」


김종완 작가의 단상집 [달빛 아래 가만히]는 늦은 밤 독자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출처: 다시서점]

저자 소개


저자: 김종완


목차


총 87페이지


본문


한 달 전쯤 담배를 처음 피워봤다. 사람들이 왜 담배를 피우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후로는 피운 적 없고 피우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아까 밤에 혼자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담배 생각은 나지 않았다. 그런 걸 보면 난 담배엔 정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 같다. 그 때 처음 피워본 것도 그저 도대체 담배를 피운다는 건 뭘까 하는 마음이었다. 그리고 안 하던 짓을 하면 인생의 방향이 아주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될 수 있으면 사소한 계기로 인생이 달라졌으면 했다. 담배를 피워보는 거야 뭐 그다지 큰일도 아니니까. 기침을 몇 번씩 하면서 담배 한 개비를 피워보고 내가 지금껏 못 해본 것들과 하지 않은 것들이 뭐가 있나 머릿속으로 정리해봤는데 하다보니 너무 많아서 그만두었다.


- 23페이지 중에서 -


전화를 걸까 글을 쓸까 하다가


아무 것도 못 하고



저녁달만 보다가


밤이 될 때까지



한 글자도 못 쓰고


한 마디도 못 하고


나는 못, 못, 못


전화 한 통 못 걸어서



내내 걷기만 하다가


이내 조금 슬퍼졌다. 가.


- 45페이지 중에서 -


책과 옷을 사고, 세탁기에 섬유유연제를 넣었다. 이제는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 67페이지 중에서 -


고요한 밤이고요


나는 당신을 생각해요


그 밤


우린 서로 많은 이야길 나누었는데


오늘밤엔


어떤 말들이 남아 있나요?


도로는 텅 비었고 주위는 조용해요


택시는 없지만 상관없어요


난 걷는 게 좋은 걸요.



- 63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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