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사랑에는 목적이 없기를

<모든 병은 너라는 사랑으로부터 왔다> 저자 종렬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1-28 21:57:52


책 소개


[모든 병은 너라는 사랑으로부터 왔다]는 종렬 시인의 시집이다.


다음은 본문에 수록된 소개 글이다.



『책 본문 중 '갱생 불가'의 일부를 적어봅니다.


「비극마저 낭만으로 변모하는 밤,


너와 나는 함부로 미칠 필요가 있어.


여기선 멀쩡한 사람이 미친 거야.」



그리고 바라봅니다.


당신의 사랑에는 목적이 없기를.』


종렬 시인의 시집 [모든 병은 너라는 사랑으로부터 왔다]는 독자들에게 시인의 가슴 아린 사랑의 언어를 전한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종렬


당신이 꽃이면 나는 잎


껴안고 일렁이면 어언간 초여름이네


20180123 23:13


목차



작가의 말 5



1부


사랑이었다 하겠지 17 / 별의 성 18 / 휲 하고 쓸어 가서 19 / 너의 사랑은 정확히 나의 발목을 관통했다 20 / 숨쉬기 21 / 여행자를 위합니다 22 / 그해 겨울에는 망설이 내렸다 23 / 우연 24 / 내게 너는 마냥 그래 25 / 리본 26 / 나의 몫 27 / 성형 28 / 무한한 힘 29 / 나는 30 / 그랬더니 네 얼굴이 보이기 시작했다 32 / 너한테는 33 / 네 평 내 방 34 / 좋아해, 그것도 아주 많이 35 / 꽃잎 천 36 / 희망 고문 1 38 / 희망 고문 2 40 / 고독한 예술가 42 / 당신이라는 정기시 43 / 너의 의미 44 / 고비 한 고개 45 / 6월 11일 46 / 따끔 48 / 너라는 49 / 사월의 달 50 / 센서 등 51 / 고양이 편지 52 / 인간의 편지 1 53 / 간격의 졸작 54 / 시계 56 / 이상적인 마음 57


2부


비밀 친구 61 / 종착역 62 / 낭만 패키지 63 / 불면 64 / 네 꿈꿔 65 / 선호 66 / 또 다른 시작 67 / 세상의 모든 사랑 68 / 틈틈이 70 / 갱생 불가 71 / 다정한 사람 72 / 문신 73 / 1인용 식탁 74 / 선명도 75 / 즐거운 성탄절 76 / 사랑한다 78 / 자연은 바쁘다 80 / 열일곱 81 / 자연스럽게 내뱉기 82 / 희생 83 / 언어의 맹수 84 / 영원의 약속 2 87 / 습한 욕실의 도청장치 2(그네) 88 / 개화기 89 / 문제 90 / 울컥 92 / 퉁퉁 93 / 고백 94 / 연(戀) 96 / 인도 소년 97 / 붉은 달 98 / 배려 없는 배려 99 / 거북이 100 / 1 101 / 밤바다 102 / 너에게로 떠나는 여행 103 / 아주 멋진 날 104 / 연주 105 / 와락 106 / 설명해볼까요 107 / 흉터 108 / 우선순위 109 / 겨울나기 110 / 냉정하다고 말하지 마 112 / 변한 것이 있다면 113


3부


바보 117 / 우리 동네 118 / 애정 119 / 불꽃 120 / 사랑해 122 / 족장의 기도 123 / 파도가 깊다 124 / 아모르 패티 잡화점 125 / 감당할 것 126 / 예뻐요 127 / 대화 128 / 오, 나의 평대리 129 / 모서리는 아프다 130 / 객 132 / 최악인간 134 / 빛은 샤랑 샤랑, 당신은 사랑 사랑 135 / 우리의 행복을 빌어 136 / 내가 난 자리에 온기를 남겨두고 갈게 137 / 진하게 138 / 밤이 유난히 139 / 지난 편지 140


본문


난 사실 아보카도를 좋아하지 않아. 딱히 밀크티를 즐기는 편도 아니야. 내가 좋아하는 건, 부스스한 머리에 아보카도를 손질하는 아직 잠에서 덜 깬 네 손가락과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속삭이는 네 입술 위의 거품.


그날의 분위기. 우리 관계.


- '휲 하고 쓸어 가서' 중에서 -


생과 사가 교차하는


지점에


꽃잎 천의 모질었던


삶이 짙게 쓰인다



무던히도 인내했다


꽃잎 천은


- 본문 중에서 -


너라는


빛을 밝혀줘.


- 본문 중에서 -


나는


당신이다


새다


네 평이다


목련이다


근육이다


솜털이다


피아노다


우유 잔이다


코를 풀고 난 휴지다


어긋난 복숭아뼈다


다 팔린 술빵이다


숲에서 마주친 사슴의 눈동자이다


경사진 언덕 위 동네에서도 가장 꼭대기 집이다


- '나는' 중에서 -


주목받는 것에 심히 몸서리쳤으며, 타인의 시야에 짧게 스치는 것조차 몹시 두려워했던 내게 너는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커다란 존재였다. 안정되지 않은 마음은 나로부터 늘 너를 동경하게 했다. 반짝이는 눈동자로 세상의 모든 것을 무섭게 흡수하는 날카로운 네 눈빛을 빌어 그간 도저희 자의로는 볼 수 없었던 것들과 마주했다.


너는 나를 잊었다. 나는 너를 잃었다. 비껴간 마음으로 빚어진 이별은 입 한 번 뻥긋하지 못하고 허공으로 몸을 날려 끈적하게 타들어 갔다. 애초 만난 적도 없는 사이인 마냥.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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