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작가들의 개성 넘치는 여행 에세이
<하라는 일은 안하고> 저자 델리키트그대 외 11명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1-28 17:16:50
책 소개
[하라는 일은 안하고]는 델리키트그대 작가 외 11명의 작가가 함께 집필한 여행 에세이다.
만일 여행을 갔다 와서 쓴 책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맞다. 그거다.
12명의 여행작가들이 자신의 여행기를 써서 모았다. 누구는 국내를, 누구는 타국을 다녀오고, 누구는 여행을 가지도 않고 썼다.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유유히 헤엄치듯 말이다.
저자 소개
저자:
ㅣ델리키트그대ㅣ
ㅣ이슬맞는 라이터_이승한ㅣ -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우연한 기회에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서로는 "나는 쿠팡의 영업사원이었다"가 있습니다. 요리와 여행을 좋아하고 시와 소설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색깔을 살리고 멋진 인생을 살기를 바랍니다.
ㅣ심영량ㅣ
ㅣKyoㅣ
ㅣ노라(のら)_장윤서ㅣ - 나이가 들수록 나라는 존재에 대해 더 많은 성찰과 고민을 하게 되고 다시금 본연의 자아에 눈 떠가며 이 시대를 살고 있고 내면에는 한없이 게으름뱅이로 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여자에요.
ㅣ권성운ㅣ - 첫사랑 때문에 글쓰기를 시작했고, 실수처럼 그 길로 접어들었다. 독거 청년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사회적 교양을 저버리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린다. 일방적인 것은 도저히 참지 못하지만 간혹 나에게만 일방적이거나, 그대에게만 일방적이고 싶기도 하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술 마시며 이야기 할 때가 가장 즐겁다. 마음에 드는 글을 썼을 때는 빼고. 그런데 아직 글 때문에 즐거웠던 적은 없다.
ㅣ수박와구와구ㅣ - 꼭 짱이 돼야지 꼭 짱이 돼서 맨날 싸움만 하고 애들 다 패버릴거야
ㅣ주뱅_손병진ㅣ -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들어진 별명입니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좌우명의 소유자. 6년간 육군 장교 생활을 했지만, 보수적인 삶을 탈피한 개방적인 마인드의 소유자. 짧은 연식이지만, 밴드 보컬, B-Boy Dance, 뮤지컬, 상담 컨설팅, 비즈니스 등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평범한 삶에서 행복을 찾고,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고, 시간을 남다르게 사용하고, 행복을 Create 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중입니다.
ㅣ유 나ㅣ - 요가와 영어로 돈을 법니다 여행과 배움으로 돈을 씁니다 책과 독서모임으로 시간을 쓰고 인생을 법니다 버섯과 잘 노는 멋진 언니로 불립니다 그리고 밤마다 몰래 글을 씁니다
ㅣ빛나는 밤톨ㅣ - 혼자 여행하는 괴짜, 재즈와 연극을 좋아하는 사람 넘치는 호기심과 누구와도 친해질 수 있는 친화력으로 오늘도 세계여행을 꿈꾼다.
ㅣ세진ㅣ
목차
델리키트그대 9
이슬맞는 라이터_이승한 21
심영량 39
Kyo 49
노라(のら)_장윤서 65
권성운 81
수박와구와구 93
주뱅_손병진 105
유 나 121
빛나는 밤톨 131
보리나무 139
세진 145
본문
친구와 나는 '미터기가 너무 빠른 것 같지 않냐'라는 위험한 발언을 했고 택시 안은 침묵이 감돌았다. 숙소 앞에 도착하자 조금 더 용감한 내가 기사님께 [생각보다 요금이 많이 나온 것 같네요] 라고 하자 기사님은 "경주사람은 거짓말안합니다" 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냥 내렸다. 경주 사람은 거짓말을 안 한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영수증은 잘 챙겼다.
숙소는 소셜커머스에서 유명하다는 황남ㅇ으로 잡았다. 갓 지은 느낌이 물씬 나는 한옥집이었다. 친구와 나는 2인실을 잡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니 마치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는데 갑자기 막차 혹은 막배가 끊겨서 어쩔 수 없이 망설이다 들어간 민박집의 비주얼이었다. 화려한 비단 색감을 자랑하는 이불두개 베개두개 그리고 소박한 미니 사이즈 냉장고 전신거울이 전부인 곳.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친구는 방안 구석구석 한옥스타일로 꾸며진 것에 신기해했지만 30년 넘게 한국에서 살아온 나는 사실 감동까진 안했다. 어쨌든 3시간가량을 이동한 우리는 숙소 바닥에 드러누워 달달한 커피와 오는 길에 사온 떡을 먹고 마시며 당을 보충하는 시간을 가졌다.
- 델리키트그대, 11페이지 중에서 -
1박 2일 짧은 여행이었는데 정말 짧았다. 경주는 대중교통이 잘 안 되어 있어서 택시로 가면 가까운 거리를 멀리 돌아서 가기도 하고 버스가 빨리 안와 하염없이 기다리다 결국 택시를 타는 경우도 있어서 불편은 했다. 불국사 같은 경우는 시내와 떨어져있어 자전거로 가기도 무리고 꼭 차량을 이용해야한다. 그럼에도 좋은 점은 어디를 둘러봐도 큰 건물이나 아파트 같은 건물이 없고 넓은 풀밭과 나무들이 아름다운 릉과 어우러진 모습을 여기저기서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나는 친한 친구와 다녀왔지만 혹시라도 이글을 읽고 경주를 가보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애인과 다녀오길 바라는 바이다. 경주에선 어딜 가도 데이트스팟이니까. 손 꼭 잡고 달이 보이는 안압지도 거닐고 대릉원에서 예쁜 사진도 찍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맛있는 찰보리빵을 사서 서로의 입에 넣어주길. 그리고 콩국을 식사로 먹는 건 꼭 말리고 싶다.
- 델리키트그대, 19페이지 중에서 -
곱창집 문앞에 그림자처럼 긴 줄이 드리워져있다
맛이 아닌 말에 중독된 사람들은
인생의 변명이라도 된 듯 대기표를 손에 쥐고
대기시간을 위장에 꾸역꾸역 채워넣는다
욕구가 채워지면 죽음을 실감하기에
서둘러 속죄의 가격을 치르고
대로로 소화되어 빠져나가는 사람들
- 맛집, 149페이지 중에서 -
삶을 삶 그 자체로 견디는 사람들이 있다
명상보다 강인한 의식으로
일상을 스승도 없이 견디는 사람들
술에 취해야하는 나는
예술에 취할 필요도 없는 그들과 친구하고 싶다
시를 써야하는 나는
시를 쓸 줄도 쓸 필요도 모르는 그들과 친구하고 싶다
여행에서 만난 그들은 여행처럼
나를 스쳐지나가지만
그들과의 밥 한 끼는
거뜬히 한 우주의 시공간을 생성해낸다
- 여행친구, 148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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