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깊이에서 태어난 시어들은 생명이 되어 시 속에서 호흡한다

<가벼운 걸음> 저자 박이도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1-28 13:48:08


책 소개


[가벼운 걸음]은 박이도 시인의 시집이다.


시집은 연작시를 중심으로 '침묵, 평화, 시간'이라는 세 주제를 담고 있다.


시인은 소외와 절망에 빠져들고 때로는 희열하고 비감하기도 하는 우리의 감성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가온다. 시인이 이성과 감성의 기저에서 존재와 삶을 향해 던지는 화두 속에서 우리는 인간의 사랑과 희망, 생명, 자유를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다.


시의 숲에서 보여 주는 시인의 언어들은 인간의 사랑과 희망을 시적 에스프리에 담았다. 시인의 세월 속에서 그가 토해내는 내면의 시편들은 단단하고 은은하다. 내면의 진실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그에게 있어, '생명 사상'과 '자유정신'은 그의 시적 표상이다.


박이도 시인의 시집 [가벼운 걸음]은 독자들에게 나와 타인의 존재와 의미에 대한 고찰과 내면의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출처: 인디펍]

저자 소개


저자: 박이도


시인 박이도는 평북 선천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595년 자유신문에 '음성'이,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황제와 나'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회상의 숲], [바람의 손끝이 되어], [안개주의보], [어느 인생], [데자뷔] 등 열다섯 권의 시집, [빛의 형상], [순결을 위하여] 등 다섯 권의 시선집을 펴냈다. [신춘시新春詩] 동인과 [사계四季]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문학상, 편운문학상, 기독교문화대상, 문덕수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존재와 삶에 대한 사유와 탐구의 조화, 그의 시의 공간은 나와 사물과의 관계 성찰 속에서 나의 존재론적 의미를 순수시의 시세계로 보여 주는 것이다.


목차


시인의 말 5


1부 침묵의 서敍


일몰日沒 13 / 잿빗 실종失踪 14 / 침묵 1 - 침묵의 시간 15 / 침묵 2 - 오늘 하루는 16 / 침묵 3 - 말할 수 없음의 시간 17 / 침묵 4 - 말문을 닫고 18 / 침묵 5 - 별을 바라보며 말할 수 있는 것은 19 / 침묵 6 - 침묵의 언어 20 / 득음得音 22 / 서리꽃 24 / 돌밭에서 25 / 가을 풍경 26 / 지구는 물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8 / 기러기 1 30 / 기러기 2 31 / 높은 곳, 먼 곳에 32 / 외로운 말言 34 / 나 홀로 상수리 나무를 바라볼 때 36 / 비 1 38 / 비 2 - 비에 젖은 풍경 40 / 어둠이 내리는 시간엔 42 / 저녁노을이 43 / 포효咆哮 44 / 발견 46 / 그늘처럼 다시 채워지는 48 / 익사溺死 50 / 거울 51 / 자연송自然頌 5편 52 / 어머니가 가르쳐 주신 말 58


2부 평화의 서敍


저 울음은 61 / 경악驚愕, 혹은 자유 64 / 바람의 산성山城 66 / 평화 1 68 / 평화 2 - 자유와 평화 70 / 평화 3 - 평화를 생각함 71 / 하회河回탈 72 / 내 詩의 첫 줄은 74 / 판화版畵 속의 기러기 75 / 솔거率居 76 / 투명체 1 78 / 투명체 2 79 / 새벽꿈 - 언어를 낚는 80 / 무사武士 82 / 겨울 1 - 겨울 나그네 84 / 겨울 2 - 겨울 꽃 85 / 겨울 3 - 겨울 소묘素描 첫 번째 86 / 겨울 4 - 겨울 소묘素描 두 번째 87 / 겨울 5 - 겨울 에스프리 88 / 딱다구리 90 / 자연학습 92 / 빛과 그늘 1 94 / 빛과 그늘 2 95 / 빛과 그늘 3 96 / 빛과 그늘 4 97 / 자유의 형상을 98 / 오늘밤엔 100 / 회상의 숲 102 / 시로 깃들다 104


3부 시간의 서敍


시간 1 - 시간을 펼쳐보니 107 / 시간 2 - 시간을 감지하라 108 / 시간 3 - 내 안의 시간 109 / 시간 4 110 / 빛의 갱부坑夫 111 / 해는 지는데 114 / 세월의 흔적 116 / 자화상 118 / 빛의 하루 120 / 여로 121 / 오열 122 / 결별 1 124 / 결별 2 125 / 결별 3 126 / 어느 인생 127 / 나의 형상 128 / 숨 130 / 생명 현상 131 / 내 안에 귀 대어 보면 132 / 반추 134 / 어느 기관사의 당혹 135 / 독수리 136 / 무섭게 벋어 오르던 덩굴 속의 빈 의자에는 138 / 가을 1 - 낙엽제 140 / 가을 2 - 귀로 듣는 가을 142 / 가을 3 - 가을이 오는 소리 144 / 가을 4 - 가을 손님 146 / 갈대밭 철새밭 147 / 강설 148 / 그림자 149 / 눈물의 의무 150 /


본문


어느 시점에서 하직할까


어느 지점에서 굴러 떨어질까


지금 해는 내 기대를 뿌리치고


고독의 손수건을 흔들며 사라진다


외로움, 두려움, 침묵


죽음의 블랙홀.


- 일몰日沒, 13페이지 중에서 -


겨울의 약속이


아침 안개 속에서 꾸물댄다


잿빛의 침묵이 지평을 짓누른다


마른 기침 소리에


휘말려 오는 쓸쓸함


언덕 위,


벗은 나뭇가지의 조형造形


그 사이,


겨울의 약속이 얹힌다


사신死神의 꽃이 피어난다


너를 보기 위해


다시 걸어간다


논두렁을 돌고 돌아


저기 잿빛 하늘 속으로


나의 침묵은 사라진다.



- 잿빛 실종失踪, 14페이지 중에서 -


그리운 목소리


들리지 않는, 보이지 않는


낯익은 목소리는 하나의 허상


나도 그런 허상이 되어


숲 속에 숨겨지기를 바란다



영혼만이 살아날 수 있는


말없음의 자유를


영원한 침묵의 의미를.


- '침묵 1-침묵의 시간', 15페이지 중에서 -


오늘 나의 하루는


말을 새롭게 하는 일


시간을 열어 놓고


말을 축적한다


생각을 축적하고


그 모두를 잊어버린다



내 머리는 너무 무거워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다



지상의 모두를 놓칠 것만 같다.


- '침묵 2-오늘 하루는', 16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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