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하나의 삶을 선물 받는 것이라면 나는 아직 그곳에 살고 있다

<그립다 말을 하면 견딜 수 있었다> 저자 윤경호

오도현

kwonho37@daum.net | 2019-10-31 11:43:04



책 소개


[그립다 말을 하면 견딜 수 있었다]는 윤경호 작가의 여행 에세이다.


책은 작가가 인도와 네팔을 여행한 10년간의 기록이다. 설렘으로 떠난 첫 여행이 짙은 그리움을 부르고, 그리움을 따라 걷던 걸음이 그에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말한다. 여행이 하나의 삶을 선물 받는 것이라면 자신은 아직도 그곳에 살고 있다고. 자라나고 있다고.


윤경호 작가의 여행 에세이 [그립다 말을 하면 견딜 수 있었다]는 독자들에게 편하게 쉴 자리이자 휴식이 되어줄 것이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저자: 윤경호


평범한 회사원.


자주 여행을 말하지만 쉽게 떠나지 못합니다.


그리움에 주저앉고 말았던 걸음을 기록합니다.


목차


총 356페이지


본문


그리움은 곱씹을수록 짙은 향기를 품고


두 손 모아 너를 새기면 내게서 너를 맡을 수 있었다.



나는 겨우 향기를 지니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


한참을 맴돌다 돌아간 자리, 한 아이가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나는 문고리만 붙잡고 있습니다. 아직 눈물이 마르질 않아 문 앞에서 고개만 숙이고 있습니다. 채 닦아내지 못한 몇 방울의 눈물이 꽃잎 위로 뚝- 하고 떨어집니다.


사랑을 정의 내려 본 적 없으나, 이 그치지 않는 눈물은 그저 사랑이라고 밖엔 말할 수 없습니다. 상처를 품은 채 살아가는 아이들. 그러나 나를 향해 손 내미는 이 아이들이 찬연해서 다시 용기를 내 문을 열어 봅니다.


나는 이 사랑에 문을 활짝 열고 있습니다.


- 본문 중에서 -



떠나는 내게 꽃을 건네줍니다. 작고 여윈 손으로 정성스레 꺾어온 꽃 한송이가 여기 이 마음에 한 아름이 되어 자리 잡습니다. 사랑이 벅차 울고 말았으나 그럼에도 넘치는 사랑은 멎을 줄을 몰라서 흐르는 눈물을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꾸만 밟히는 마음을 매듭짓기 위해 떠나온 여행에서 새로운 마음을 구석구석 새겨 두는 나를 발견합니다. 나는 미련하게 얼마나 그리워하게 될지를 생각합니다. 또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를 생각합니다. 꽃보다 맑던 눈빛, 꽃향기보다 향기롭던 손짓, 꽃 잎에 맺힌 이슬보다 진하게 스며드는 한마디, 가시보다 깊게 파고드는 마음. 그러나 언제라도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도록 가시마저 달갑게 품어 봅니다.


녹아버리고 말 것 같은 그곳을 피해 남은 눈물을 마음껏 흘려보냅니다. 그러나 눈물은 아무리 애를 써도 그칠 줄을 모릅니다. 울어야 할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나를 향한 눈동자들이 전해온 온기 때문이었으며, 어떤 말도 온전히 꺼낼 수 없는 답답함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아직 더 머무르고 싶은 마음과 달리 곧 떠나야 하는 현실이 야속하기도 했고, 미련하게 아직 작별의 준비를 못 한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빈민가에서 보내는 편지' 중에서 -












[ⓒ 사회가치 공유 언론-소셜밸류.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