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당신을 위한 이야기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 이야기> 저자 미송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0-20 21:47:42


책 소개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 이야기]는 미송 작가의 에세이다.


회사 업무로 지쳐있을 무렵 읽었던 에세이, 인문 서적의 저자는 모두 퇴사를 결심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는 부러운 말을 하지만, 작가는 용기가 없어서 제출하지 못한 사직서만 늘어갔다. 그래서 결국엔 '이런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같으니라고!' 라며 시원하게 욕 발사만 하면서 꿋꿋이 회사에 '존버'하기로 했다.


'존버'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저마다 다 다른 이유이지만 결국엔 퇴사 이후에 감당해야 할 '현실'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실과 타협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든 직장인을 위해 글을 썼다.


미송 작가의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 이야기]는 직장인들의 많은 공감과 위로가 될 것이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저자: 미송


외향적인 듯하나 혼자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고,


혼자는 외로움을 타는 듯하나 여럿은 피곤한


관종 중 가장 악질인 '낯가리는 관종' 중 한 명


가장 좋아하는 말은 '즐겁게 낭비한 시간은 낭비한 시간이 아니다.'


최근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대출금 마지막 원금 갚는 버튼 클릭할 때.'


현재는 'HAPPY TOGETHER'를 외치며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는 중 입니다.


목차


Prologue.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 이야기 11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19


착한 사람 콤플렉스 27


이어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여! 35


내가 여행에 집착하는 이유 43


다음 생은 우리집 개린이로! 51


이 말이 뭐라고 그렇게 어려웠을까 59


죽음과 결혼, 퇴사는 뒤로 미룰수록 좋다. 67


네, 전 덕후입니다. 73


결론은 역시 돈인가... 81


너무 많은 이놈의 회사 흔적 87


조용히 흘러가도록 기다리는 연습 93


백 번 물어도 백 번 대답 못할 이야기 101


회사는 거기서 거기 109


Epilogue.


Dear. 조카 크레파스 십팔색 같은 회사를 다니는 모든 이에게 119


본문


어떤 이의 인생에서도, 일하는 회사에서도 되고 싶었던 '이어폰 같은 사람'이라는 포지션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소박하다고 생각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음을 깨달은 것은 직장생활을 한 지 일 년 정도 지난 후였다. 당시 내가 담당하던 브랜드 광고주는 우리 회사에서도 유별나기로 소문이 났었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연락하는 것은 물론, 일부러 한국과 낮과 밤이 반대인 나라로 휴가를 가도 아침에 일어나 실컷 놀고 숙소에 돌오아면 저녁에 광고주와의 즐거운 카톡 타임이 이어졌으니 말이다. 이런 광고주의 유별나다 못해 유난스러움을 버티지 못한 사람은 두 달 사이 최소 스무명이나 된다. 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고 나는 살아남았다.


하루는 광고주가 컨텐츠 썸네일 시안 작업을 할 물음표를 백만 개쯤 생성하게 하는 모호한 컬러 표현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다. 예를 들어 핏빛 빨강이라든지 레몬색 같은 오렌지색, 따뜻 세련 같은 표현이 물밀 듯이 쏟아져 사내에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 정작 자세한 가이드를 주어야 하는 업무는 건너뛰고 컬러 설명에 심취한 광고주를 보고 있자니 황당했지만 고군분투하며 모호하지만 어딘가에 존재할 그 컬러를 찾아내고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나에게 돌아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한 사원이라 일 처리를 그렇게 밖에 못 하는 것이냐는 컴플레인과 업무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던 사수 대리의 갑작스러운 잔소리 폭격뿐이었다.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하면서도 그렇게 억울할 수가 없었다. 사원이 회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겠냐마는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아등바등했던 그 시간이 별 볼 일 없게 된 것 같아 씁쓸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자리로 돌아와 수정해야 하는 영상의 사운드 체크를 하는 척하며 이어폰으로는 욕이 난무하는 팝송을 들었던 것 같다. 썩 유쾌하지 않은 과거의 순간에도 이어폰은 나에게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이어폰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계기를 찾은 순간이었다.


- 이어폰, 없어서는 안 될 존재여!, 40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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