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은 일단 슬퍼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지구의 반은 언제나 밤이었다> 저자 이샬롯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0-13 23:37:53
책 소개
[지구의 반은 언제나 밤이었다]는 이샬롯 작가의 에세이다.
본문에 수록된 글들은 어쩌면 시처럼 느껴지지만 어렵지 않은 내용이기 때문에 작가는 에세이라 말한다.
작가가 깊은 우울증을 겪고 있었을 때, 그의 소원은 제발 딱 한 번 울고 싶다는 것이었다 말한다. 우울증이 깊어지면 웃음도, 울음도 사라진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그렇게 8개월 동안 감옥에 갇힌 듯 답답한 가슴으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한 채 살아보니, 자신에게 있어 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았다고 한다. 한바탕 울고 나면 다시 삶을 살아갈 힘이 나기도 하기에.
이샬롯 작가의 에세이 [지구의 반은 언제나 밤이었다]에는 이별하고, 짝사랑에 실패하고, 반려동물을 타지에서 손쓸 겨를도 없이 천국으로 보내고, 실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그렇게 옹이가 가득한 나무가 되어 살아갔던 그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람의 삶은 슬픔뿐이다."라고.
독자들은 작가의 책을 읽고 공감과 슬픔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것은 다시 나아가기 위한 후련함과 힘이 되어줄 것이다.
저자 소개
저자: 이샬롯
평생 반쯤 백수로, 방랑자로, 우울을 디폴트로 살아온 30대.
지금까지의 삶과 우울의 기억이 무거워 책으로 엮어 비워내고 있다.
운동으로 발레를 한다.
로빈이라는 개를 14년간 키웠다.
현재 미술 작가로 작업하며 일하고 있다.
지금까지 봐온 바로, 사랑보다 아름다운 것은 없었다.
목차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사람 1 / 빙산 3 / 소망의 무게 5 / 지구의 반은 언제나 밤이었다 7 / 솔직한 사람들 9 / 불 꺼진 연습실 11 / 아침에 일어났는데 13 / 교통사고 사진 수집가 14 / 아침 17 / 내가 아는 벚나무는 19 / 잠영 21 / 비 23 / 춤 25 / 오늘 날씨 비 27 / 눈 감고 걷기 29 / 기억은 커다란 이불 30 / 질끈 묶인 마음 33 / Even So, Even Though 35 / 추운 방 37 / 이별 39 / 너는 바람이야 41 / 겨울나무 43 / 떠나간 사람의 예의 45 / 로빈. 46 / 단 하나의 약속 49 / 4킬로그램의 너 51 / 혼자서 동물원 53 / 오늘도 54 / 우는 날 57 / 여수 밤바다 59 / 옹이가 생겼다 60 / 외로움의 끝 63 / 잊혀진 자전거 64 / 매일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67 / 원장님 말씀 69 / 강아지가 없으면 71 / 용기 73 / 산책 74 / 사랑은 귀찮게 하는 것 77 / 샐러드 79 / 그림자 81 / 폭죽놀이 83 / 토마토 85 / 터널 속의 바람 87 / 어쩌면 그래서 89 / JFK 블루스 91 / 조율소리 92 / 봄 95 / 최대한 천천히. 최대한 향기롭게 97 / 겁이 난다 99 / 그 멀리에 가면 101 / 평생 바닷속에서 103 / 포기 104 /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대하는 법 107 / 사랑은 죽음을 포함한다 109 / 너의 이름 111 / 해바라기 112 / 복숭아 116
본문
내 마음 속에 빙산같은 얼음이 하나 있어
그걸 녹일 수 있는 것은 내 눈물 뿐이라
오늘도. 오늘도
난 부지런히 울어야 해
- 빙산, 3페이지 중에서 -
내가 아는 벚나무는 너 뿐이야.
네가 피지 않으면 아직 벚꽃은 안 핀 거야
네가 피면 온 세상의 벚꽃이 핀거야
네가 지면 온 세상의 벚꽃이 진거야
- 내가 아는 벚나무는, 19페이지 중에서 -
너무 눈이 부셔서
눈을 감고 걸었다
누군가 곁에 있었다면
저 길 끝까지도 갈 수 있었을텐데
나는 3초에 한번씩
곁눈질을 했지
- 눈 감고 걷기, 29페이지 중에서 -
아프지 마
힘들지도 말고
혼란스러워하지도 말고
외롭지도 말고
슬프지도 말고
행복하고 즐겁고
따뜻하고 안정되고
그러기만 해
그렇게 잔인하게 너의 행복 찾아 갔으면
매일매일이 너무너무 행복해서 미칠 것처럼
행복하기만 해.
- 떠나간 사람의 예의, 45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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