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 사는 곳에 대한 시선
<서울사람들> 저자 우정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9-22 14:40:11
책 소개
[서울사람들] 우정 작가의 시집이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서울'이라는 공간과 이야기를 시라는 형식으로 담았다.
공간 배경은 서울이지만 어떤 공간이든 어떤 각도이든 어떤 시대이든 쉬이 지나칠 수 없는 '사람 사는 곳'에 대한 시선을 담았다.
1부 '상징'에서는 타로카드의 상징을 통해 서울 또는 도시에 살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개인의 삶을 그려내고자 하였다.
2부 '흔적'에서는 서울과 근교에서 생활하면서, 또 직장생활을 하면서 오고 가며 떠올린 생각의 흔적을 정리했다.
3부 '기록'에서는 누군가의 사연일 수 있는 이야기를 기록의 형태로 남겨두었다.
작가는 희망한다. 다양한 공간에 살고 있는 이들에게 [서울사람들]이 닿기를.
저자 소개
저자: 우정
1989년 도쿄 출생. 시인이자 로망시에(Romancier)
목차
1부 상징
바보 11 / 마법사 16 / 여사제 18 / 여왕 20 / 황제 22 / 교황 24 / 연인 28 / 전차 32 / 힘 34 / 은둔자 36 / 운명의 수레바퀴 38 / 정의 40 / 매달린사람 42 / 사신 43 / 절제 45 / 악마 48 / 탑 54 / 별 58 / 달 62 / 태양 64 / 심판 68 / 세계 69 / 없던 것 70
2부 흔적
거울의 방 73 / 밑 74 / 시가 되지 못한 상상 76 / 방하기의 나날들 77 / 구름과 이야기 78 / 연기 79 / 설계된 남자 80 / 어느 느티나무 81 / 신문지 면상 82 / 직사각형 83 / 물소리 84 / 깜깜한 방 85 / 밀고자 86 / 삼킨 것 87 / 버린 책 88 / 도굴의 목적 90 / 0, 1, 0, 1 91 / 풍경 속 92 / 시간 93 / 눈이 내린다 94 / 네게 이르는 길 95 / 맴맴 96 / 진짜 비 많이 온다 97 / 열 한 시 98 / 무덤 99 / 나이테 100 / 발끝이 닿는 춤 102 / 잊는 것 103 / 탄트라의 침실 104 / 젖은 매미 106 / 천일야화 107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08 / 상하이 1일 차 109 / 너의 신이 되기로 한 순간부터 110 / 찬란한 일 초 111 / 책장의 책 한 권 112 / 거죽의 가치 113 / 버리지 못하는 것 114
3부 기록
창 117 / 저곳에서 이곳으로 120 / 의자, 공포, 연민, 의심 121 / 잊힌 아이 124 / 있는 것 128
본문
빛이 별들의 탄생처럼 터져 나갔다, 엮인 조직은 무너지고 플라즈마 상태의 그들은 태양 속에 서 있었다, 우주복 안에는 풀무덤이 있다, 그들은 유리막 안으로 숨을 쉰다, 숨을 쉬면서 유리막 밖으로 손바닥 천장 네모만큼만 보이는 실험실에서 나가지 못한다, 출구를 못 찾았어, 어서, 나가야 되는데, 너부터, 아니 나부터, 분열하는 태양은 실험실에서, 타들어 가는 실험실에서, 마치 예견된 순서처럼, 손도 녹여버리고, 피부도 태워버리고, 저녁도 지워버린다, 어둠도 말살당한 실험실 한 켠에서, 섬광 한 줄이, 푸르게, 푸르딩딩한, 실험용 쥐들의 목을 자르고, 백년이나 수명이 남은 나무가 하얗게 세어가는 것을 그들은 지켜보았다, 녹아가면서
여기, 우주복 밖, 밤, 밖이 분열하며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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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용산동 용광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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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의 실험을 가하는 현장이다
구조 요청 구조 요청
내 말 들리나
내 말 들리냐고
터지는 태양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뭉쳐진 기체 덩어리와 덩어리들의 조합으로 열기는 나부끼면서,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핏덩이처럼, 핏줄기처럼, 세상의 우물 속으로 흘러갈 것이다, 목소리를 잃은 사람들은, 그 물을 마시고, 날개 없는 새와 발이 없는 개와 눈이 없는 돌고래를 낳겠지
그래도 내일이면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다.
- 마법사, 16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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