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한 밤들을 헤어 나올 수 없었던 나날들에 대한 기록
<장마> 저자 원대연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9-21 23:03:42
책 소개
[장마]는 원대연 작가의 산문집이다.
'주저앉아 울고 싶은데, 우울함이 가득 채워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밤을 지샌 적이 있나요?'
'마음이 가득 차버려 덜어 내고 싶은데, 조금이라도 내려놓고 싶은데 내려놓을 곳이 없어 어둠 속에 웅크려 있던 적이 있나요?'
차가운 감정이 휘몰아치는 밤, 적막에 둘러싸인 외로운 방, 이어지던 깜깜한 밤들을 헤어 나올 수 없었던 나날들, 그저 공유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마저도 지쳐버려 이불 속으로 피신했던 나날들. 그런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가 [장마]에 담겨있다.
자신의 지난날처럼, 부끄럽지만 어둠 속에 있는 다른 누군가가 이 책을 읽고 따스한 위안을 받을 수 있길 작가는 희망한다.
저자 소개
저자: 원대연
안녕하세요, 독립서점 [원 애플 어 데이]를 운영하고 있는 원대연입니다. 아직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신생아 서점이에요. 호기심과 오지랖이 넘치는 성격 때문에 동네 사장님들과 모임들을 찾아가며 귀찮게 굴며, 서점 관리, 유통, 마을 사업, 문화 사업 등 조금씩 조금씩 배워나가고 있는 책방 지기입니다. '장마'는 저의 첫 번째 독립 프로젝트입니다.
목차
내리다 / 그치다 / 개다 3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본문
새로 난 상처가 얼얼하다. 이것도 상처라고 나는 소독약을 퍼붓는다. 소독하면 마치 상처가 바로 아무는 양. 따가움은 나의 마음에 미치지는 못한다. 그저 내 머릿속에 쓰리다고 전달이 될 뿐이지. 갑자기 가슴 시리도록 사랑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만큼은 좌시한 나였다. 하지만 나의 상처를 살펴보던 나는 알아버렸다. 이것은 사랑의 상처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소독한다. 따갑다, 하지만 견딜만하다.
나의 감정이 험악하게 일렁일 때면 나는 대피할 안식처를 찾아 도망갔었다. 파도가 더 커지며 나를 덮쳐버릴 것 같아 그들을 향해 죽을 듯 달렸다. 달리는 도중 이리 채이고, 저리 채여 넘어졌던 것도 같다. 그런 미미한 상처들을 가지고 나는 설워하고 힘들어했던 거다. 마치 영광의 상처처럼 여기면서.
- 소독, 64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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