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읽는 시
<초, 가을이 되려 해><br>저자 서정민주, 김택수, 탕진, 김나영, 김은지, 하라, 윤혜경, 소정, 김봉철, 이혜림, 이해준, 심재운, 전아영
김미진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9-18 09:58:03
책 소개
[초, 가을이 되려 해]는 김은지 시인과 '디자인이음'이 기획한 프로젝트성 시집이다.
가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시를 읽자는 취지에서 비롯된 이번 시집은, 환절기 시리즈의 첫 번째 독립출판 시집이다.
시집은 '지구불시착', '도도봉봉', '아무책방', '핏어팻' 그리고 '베어카페'에서 진행된 시 모임 '만쇄'의 13명의 감성적인 모임원들의 시로 구성되어있다.
[초, 가을이 되려 해]와 함께 부쩍 다가온 가을을 만끽해보자.
저자 소개
저자: 서정민주, 김택수, 탕진, 김나영, 김은지, 하라, 윤혜경, 소정, 김봉철, 이혜림, 이해준, 심재운, 전아영
목차
사랑, 예술, 정치의 실험
- 서정민주 6
거북목 증후군
- 김택수 10
원래는 시인의 자리,
자다가 일어나 마늘을 까는 어머니
- 탕진 14
도플갱어
- 김나영 18
개별 토끼
- 김은지 20
작은 창문에 보름달을 넘겼더니
- 히라 24
쩐주기억차
- 윤혜경 26
신기루 없는 마을
- 소정 30
너를 몰랐던 때
- 김봉철 34
알람 이름을 설정 요일 반복
- 이혜림 36
기묘한 전화
- 이해준 40
낮말은 엘리베이터가 듣고, 밤말도 엘리베이터가 듣는다.
- 심재운 44
There is no Planet B
- 전아영 46
본문
동화 속에 마을이 있습니다
나는 작가이고
뭐든 해 줄 수 있습니다
곰의 고민은 정해져 있습니다만
토끼의 고민을 모르겠습니다
토끼는 무엇을 고민할까요
토끼는 오물오물
예전에 언니가 키웠던 토끼는
닭만큼 커졌는데도
철체 우리를 매일 빠져나왔습니다
토끼는 자소서를 쓰기 싫어할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동화의 세계에서는
자소서가 필요 없습니다
최근 본 동화에서는
억압이 있었고 해방이 있었고
인물들은 함께
악당을 물리쳤습니다
세상이 강요하는 무엇 혹은
스스로가 스스로를 가두는 문제
를 쓰려고 하는데
오물오물
토끼는 스스로를 가두지 않고
아무리 가는 틈 사이도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고민
내가 매일 하는 것
나는 토끼를 모르겠습니다
아니 고민을 모르겠습니다
- 개별 토끼/김은지, 20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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