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작가 기획 연재 1화 : 그들은 왜 책을 만들었는가?] '초보의 순간들' 박성환 작가

초보, 두렵고 힘들지만 즐거운 일이 생길 것 같은 설렘

강문영

kwonho37@daum.net | 2019-11-01 18:30:00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고 두렵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처음은 설레고 기대된다.
1분 1초가 흘러가는 지금도 다 처음이다.
무섭지만 용기있는 첫 걸음을 내딛는 순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늘 처음이 설레인 것이 아닐까?
처음의 기억을 모은
박성환 작가의 초보의 순간을 듣고 왔다.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혹시 작가가 되신 후에 이러한 인터뷰를 가져본 적이 있으신지요?
인터뷰이긴 한데 그 작업은 책으로 나오기 위한 거였어요. [독립출판 1인 5역]이라고 해서 그 작업을 해 본 적이 있고요. 그 외에는 인터뷰보다는 책을 소개하는 정도였어요. [독립출판 1인 5역]에서는 책 소개와 더불어 책을 쓰게 된 계기, 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이런 내용을 다뤘어요.
책을 고르게 될 때 제목에 이끌려 그 책을 집어 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제가 독립서점에서 [초보의 순간들]을 만났을 때도 같은 경우였는데요. 독자들을 위해서 간략한 책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초보의 순간들]은 제가 태어나면서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는 처음 한 것들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제가 아무래도 시골에서 오래 살다 보니 처음 해 보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TV로만 보던 엘리베이터 타기, 돈가스 먹어 보기, 좀 더 커서는 혼자 여행하기, 일본 다녀오기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기억들을 소중하게 생각해서 글로 풀어내보았습니다.


'초보의 순간들' 저자 박성환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강문영 기자]



어릴적부터 최근까지 처음 경험해보았던 것들을 회고한 내용이라 하셨는데요. 돈가스를 처음 먹었던 날부터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어졌던 경험까지 다양한 것들을 이야기하셨어요. 사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을 해봤던 비슷한 순간들이 많아서 책을 읽어가면서 제가 경험했던 순간들도 함께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이러한 것들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독자와 함께 초보의 순간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것을 실행으로 옮기게 된 솔직한 이유는 제가 여자친구와 헤어지면서 부터였어요. 그때 굉장한 슬픔과 슬럼프에 빠져있었는데 그 시간을 어떻게 빨리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죠. 마라톤을 하거나 여행을 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을 도전하고 싶었어요. 그러던 중에 ‘언젠가는 책을 한 번 써봐야지’ 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나서 글을 하나 둘씩 쓰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초보의 순간들] 이 되었습니다.



이별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글을 쓰셨다고 하셨지만 이전부터 습작 등을 하고 계셨던건 아닌지요?
저만 그럴수도 있겠지만, 이별과 같이 큰 일을 당하고 나면 유난히 글을 쓰는 욕구가 커져요. 이 책에도 실려있지 않은 글들이 상당수 있고 그중에는 어두운 글도 많이 있어요. 하지만 제 주변에 있는 독립 작가분들이나 글을 즐겨 쓰시는 분들을 보면 제가 그렇게 글을 많이 쓰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도전이라고 하셨습니다. 버킷리스트로 이해해도 될런지요?
그 정도로 거창하지는 않았지만 '이걸 내가 어떻게 할까' 할 정도의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시작했어요. 하프 마라톤에 도전 해봤는데 퇴근하고 매일 연습하고 주말에도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며 연습을 했었죠. 그리고 지금은 IT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제가 책을 쓰고 있고 또 독립서점을 많이 다니게 되다보니, 독립서점들을 모아서 소개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독립서점들은 많은데 찾기가 힘들잖아요. 그래서 독립서점을 쉽게 찾아주는 서비스를 제작했죠.


굉장히 부지런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일을 잘 못 쉬어요. 쉬어도 편하게 못 쉬고 무언가를 해야하는 약간의 강박관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하루정도 안하고 누워있으면 불안해지고 무언가를 해야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어요. 뭔가 생산적인 것을 해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먼저 [초보의 순간들]의 다양한 에피소드와 관련해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작가 설명에 ‘지루함이 빨리 오는 것인지 새로운 것에 대한 설레임이 빨리 오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처음 해보는 것을 좋아하고’ 라는 말로 표현하셨는데, 처음 해보는 것 중에 어떤 일이 가장 설레셨나요?
설렘의 크기로 치면 누군가를 만나는게 가장 클텐데요. 전 소소한 것에 설레임을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에 회사사람들이랑 워크샵을 에버랜드를 가기로 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가는 거라 설레는 거예요. 또 정말 기다렸던 가수의 신곡이 나왔을 때 전날부터 설레는 것도 있고 기다렸던 영화를 만나게 되었을 때. 그리고 저는 무언가를 처음 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 의미부여하는 것도 있고요. 그래서 여행도 새로운 곳을 많이 가보고 싶어하는 스타일이에요.



‘인생의 양식’ 이라는 소제목 부분에서는 첫 서른 살의 하루에 대한 얘기를 하셨는데요, 20대 때 그렸던 서른 살의 모습과 현재 서른 살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다르신가요?
예전에는 서른이 되면 많이 달라져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직장도 안정적일 것이고 결혼을 했을 것 같고 마음도 평온하고 크게 불행하거나 행복하거나 하지도 않고 남들처럼만 살고 있을 거라 생각했죠. 청소년때 가세가 크게 기울고 있어서 그때의 바람은 ‘행복까지는 아니여도 평온하게만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였어요. 그렇게 서른 되고나서 두가지를 느꼈죠. 제가 원래 기계공학을 전공했는데요. 그런데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제가 생각했던 일은 아니에요. 아직도 기억이 나요, 대학생 때 친구들이랑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어?’ 라는 것을 물어보면 돈 많이 주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싶다 얘기를 했어요. 저도 그 때는 수긍했죠. 그냥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은 사치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저는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생각지도 못하게 인생이 흘러왔어요. 그 때는 '될 수 있을까'라는 고민 하에 선택했던 일들이 잘 되어서 좋아하는 일을 아직까지도 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는 그 때보다는 감정의 기복은 커진 것 같아요. 고민도 훨씬 많아졌고. 어떤 고민은 줄었겠지만 한편으로 다른 어떤 고민은 생겨나기도 했고. 연애 역시도 내 맘 같지 않았고. 나의 30대는 굉장히 안정적일 거라고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사춘기가 다시 온 걸까?’하는 걱정도 있지만 싫지는 않아요. 뭔가 풍성해지는 느낌도 함께 있어 만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초보의 순간들' 저자 박성환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강문영 기자]



영화 [어바웃타임]에서 처럼 두 눈 감고 주먹을 쥐어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책을 쓰고 있을 때의 그 심정은 헤어진 여자친구와 사귀기 초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을 거예요. ‘나는 그 때 왜 그랬지?’ ‘왜 그렇게 얘기했지?’, ‘조금만 더 기다려도 될텐데’ 라는 생각들이 가득했죠. 다급해서 서툴렀기 때문에 어바웃타임의 주인공처럼 그 때로 돌아가서 다시 삶을 빌딩해보고 싶은 생각은 누구나 있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 때로 돌아간다면 모든 것이 달라질까? 그게 나인데. 다급해서 서툴렀던 모습이 나인데. 그걸 모면하더라도 계속 바뀔까. 끊임없이 돌아가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조금 더 들더라고요. 왜냐하면 나는 변하지 않을테고 그게 나니까. 아쉽지만 내 성격이고 나다보니까. 시간은 좀 더 길어질 수는 있어도 결국엔 똑같지 않을까 싶어요.




그러면 책을 쓸 당시가 아닌 지금 작가께서는 언제의 과거로 돌아가고 싶으신가요?
지금은 20대 초반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더 해보고 싶어요. 그 시간을 사고 싶어요. 제가 지금까지 20대 초중반의 삶이 후회스럽진 않지만 약간은 억눌러 살았던게 아쉽긴 했어요. 물론 못 돌아가도 문제는 없지만요.




[초보의 순간들]에 담긴 에피소드 중 가장 아찔한 순간을 꼽자면 어떤 순간이 있으신가요?
목차 흐름이 연대별로 비슷하게 되어있어요. 어렸을 때, 청소년기, 어른이 되어서. 원래 어렸을 때 기억이 나는 첫 순간들부터 적었는데 그때는 행복했어요. 나도 잊고 있었던 기억들을 꺼내는 과정이 행복하고 애틋했어요. 쓸 때 가장 힘들었던 글은 아버지의 첫 눈물이었죠. 당시에 한참 가세가 기울고 있었고 제 인생의 큰 파도가 치고 있을 때였기에 그걸 다시 꺼내서 쓰다보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그때의 감정이 트라우마가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머뭇머뭇 거리며 쓰게 되더라고요.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하셨는데요, 작가님의 경우 독립출판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처음엔 독립출판을 알지 못했는데 회사 동료중에 매거진을 독립출판으로 발행하는 분이 계셨어요. 그때 알게 된거죠. 전 책은 언제나 등단한 시인이나 작가나 권위있는 교수분들이 쓰는 것이 책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지인분의 책을 보고 ‘누구나 만들 수 있네?’ ‘출판사도 없이 만드네?’ 라는 걸 보게 된거죠. 계간지인데 매거진을 만들거든요. 제가 주제를 선택하고 디자인을 하고 원하는 종이로 포장을 하는 방식으로 책을 만들더라고요. 어쩌다 우연치 않게 된 행사가 ‘언리미티드에디션’이라는 행사였는데 그 때 엄청난 충격이었죠. ‘이렇게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이렇게 많다니!’ 제가 오래전부터 알던 지인 중에 서점을 하시는 분이 있어요. 이대 쪽 독립서점에 친한 형이 하는 곳인데. 서점을 하기 전인 제가 창업할 때 쯤에 알게 되었어요.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보니까 노력하면 책을 낼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거죠. 내 책이다 보니까 내가 쓰고 싶은 글들 내가 표현하고 싶은 디자인, 표지, 종이재질, 어떤 사진을 싣고 싶고 이런 것 모두를 스스로 혼자 해보고 싶더라고요. 주위에 그런 사람들이 있다보니 큰 마음의 고민 없이 쉽게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사실 [초보의 순간들]이 첫 출판이었기 때문에 그것 또한 초보의 순간이었습니다. 초보 출판을 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준비 과정에서 일어났던 에피소드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실제 글 쓰기 시작해서 책이 나오기 까지 10개월 정도 걸렸거든요. 근데 글 쓰는 데는 얼마 안걸렸어요. 초안 쓰는 건 회사 출근하듯이 카페에 출근해서 글을 썼는데 두 달 안에 다 썼어요. 그리고 이후 두 달은 초안을 교정하고 내용 다듬었는데. 제일 오래 걸렸던 건 디자인이었어요. 제가 디자인을 하나도 할 줄 몰랐거든요. 디자인 툴은 하나도 사용할 줄 몰랐는데. 어느 한 독립서점에서 인디자인 강의를 한다고 해서 한 달 수강했죠. 그후에 내지 디자인은 어느 정도 할 수 있었는데 종이 선택과 표지 디자인이 너무 어려운 거예요. 굉장히 테스트도 많이 했고 교정본도 정말 많이 만들었어요. 그 작업이 거의 6개월이 걸렸어요. 충무로 가서 종이를 하나하나 보는데 이걸로 뽑으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니까 다 사서 테스트해 보고 그러면서 익혀나갔죠. 제일 처음에 제본한 게 있는데 그건 지금 봐도 정말 말도 안되게 허접해요. 친구들이 많이 비웃었어요. 책을 만들어 주는 곳이 있어 인터넷으로 파일만 올리니까 만들어주더라고요. 그래서 받았는데 실망감이 컸어요.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하지만 디자인과는 별개로 책이 나오니까 기분은 좋더라고요. 초판을 300부 정도 했는데 택배로 왔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10개월 동안 작업한 것이 결과물이 나오니까 너무 설레더라고요. 그때가 잊을 수 없어요.




책을 내고 가장 먼저 누구에게 보여주셨어요?
아무에게도 안 보여줬어요. 책 낼때도 이걸 써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남들 앞에서 벌거벗은 느낌이 들었어요. 재미있는 얘기는 친구들한테도 많이 하는데 이 책은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내용을 담다보니 누군가에게 보여 준다는 것이 창피했어요. 그래도 그나마 처음 보여 준게 제가 책 만들 때 도움을 주었던 아침매거진의 친구들과 제가 개인적으로 취향이 잘 맞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에게는 보여줄 수 있었죠.




독립출판이라는 시스템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너무 쉽게 글을 쓰는 것이 아닌가. 또는 콘텐츠 즉 책의 내용과 관련되어 실망을 하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이유로 독립출판을 하는 것이 맞다 라는 반대의 의견도 있습니다. 작가께서는 초보출판이었지만 출판을 해본 입장에서 작가께서 바라보는 독립출판의 전망은 무엇이며 반대로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전망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이런 문화는 점점 많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은 BJ 라는 형태도 많아졌고 유튜브 큐레이터도 굉장히 많아졌는데. 개인이 미디어 파워를 가질 수 있는 시대가 되었잖아요. 미디어 파워가 있는 플랫폼에 개인이 등장하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그 플랫폼을 자신이 직접 만들 수 있게 된거죠. 이런 형태가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지 않을까. 이걸 어떻게 개인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을 점점 더 개인이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세상은 많이 변한 것 같아요. 독립으로 이루어진 것들이 많더라고요. 독립매거진, 독립영화, 인디밴드 등. 온전히 나를 담을 수 있는 도구. 독립이라는 형태는 제가 선택하고 진행하는 형태인데 나라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는 이런걸 좋아하는 구나’, ‘나는 이런 종이 재질을 좋아하는 구나’ 독립출판이라는 걸 하게 되면서 책에 관한 글에 관한 기억에 관한 나는 어떤 것 들을 좋아하는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를 온전히 담아서 구체화 할 수 있는 것이죠.




실례가 될지 모르겠으나 [초보의 순간들]은 몇부를 인쇄하고 몇부 정도가 판매되었나요. 그 부분에 있어서는 만족하시나요?
지금 2쇄까지 했습니다. 1쇄에서 300부를 했고 1쇄가 생각보다 너무 빨리 나가서 2쇄는 400부 해서 총 700부 정도 했는데 지금 50부 정도 남았어요. 그래서 3쇄를 마지막으로 하려고 해요. 300부 정도 해서 총 1000권으로 끝내야지 하고 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았어요. 처음엔 누가 이걸 돈주고 누가사라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 재미있었고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라던지 제 책에 대한 평가나 후기를 보는 재미가 크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메일이나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후기를 보내주시는데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더라고요. 회사일로 힘들 때 그런 것들로 기운을 얻죠.



마지막 질문입니다. 앞으로 남은 작가분들과의 인터뷰에도 공통으로 여쭈어 볼 릴레이 형식의 질문입니다. 첫 번째로는 키워드 질문입니다. 제가 키워드를 드리면 연상되는 것을 짧게 혹은 단답형으로 답해주셔도 됩니다.




초보
'처음 초, 걸음 보. 수많은 걸음 중 가장 어려운 걸음이 첫 걸음이잖아요. 첫 걸음이라 힘들고 두렵지만 첫 걸음을 뗀 후에 즐거운 일들이 생길 것 같은 설레는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 단어예요.




어느 새
시간이 많이 흘렀을 때 생각하게 되는 단어인 것 같은데요. ‘어느 새’에서는 시간의 빠른 흐름이 느껴져서 재미있는 표현 같아요. 시간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지 않을까요.




러너스하이
[러너스하이]라는 제목으로 에세이를 쓴 적이 있는데요. 그 때 제 글을 공강해 주시는 분들을 보고 내 이야기를 남에게 들려줬을 때 기분이 이렇게 좋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러너스하이’는 책이 나오게 된 첫 시작이기도 하면서 그 때의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단어예요




제주도
혼자 여행을 다녀온 후로 제주도의 자연관광보다는 혼자 있으면서 했던 아련한 생각과 기분들이 더 떠올라요. 이별 후 갔던 여행이라 아마 나이가 들어서 제주도를 가도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을 것 같아요


'초보의 순간들' 저자 박성환 작가가 강문영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이다.[출처: 강문영 기자]


두번째는 다음 인터뷰가 예정된 작가분께 직접 질문을 남기시는 건데요.
같은 독립출판을 하시는 입장에서 궁금한 점을 말씀해 주시면 저희가 다음 인터뷰 때 대신 질문을 해 드리는 것입니다.
독립출판을 하고나서 변하신게 있으신가요? 인생의 변화나 혹은 경험의 변화가 있으셨나요?




제가 다시 그 질문을 드리고 싶네요. 독립출판을 하고 나서 변한게 있으신가요?
눈에 띄는 변화라기 보단 소소한 변화가 있었어요. 지금처럼 작가께서라고 불리는 것. 참 오래 살고 볼일이다. 사람들이 후기를 보내줘요. 그런 것도 내가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해 본적이 없었으니까. 어떻게 보면 꿈같은 일이죠.




앞으로도 꾸준한 좋은 작품 활동을 기대하겠습니다. 혹시 다음 작품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이번엔 에세이였는데 다음 번엔 소설을 써보고 싶어요. 올해 초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저한테 외할머니는 엄마같은 존재였어요. 어렸을 때 외할머니 손에서 자랐는데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언젠가는 내가 죽게 될 것이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죽게 되어서 서로가 떠나게 될텐데 그 때 어떻게 하면 서로가 남아있는 사람을 위해 잘 마무리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소설을 써보고 싶어요. 좋은 마무리는 어떤 것인가 라는 메시지를 담아보고 싶네요.
정말로 마지막 자유발언 시간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작가께서 책을 읽어본 현재의 독자와 앞으로 읽게 될 독자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지요?
인스타그램 메시지나 이메일로 후기를 받거나 어떤 분들은 책에 사인 해달라고 하실때마다 흔할 수도 있지만 매번 적어드리는 데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을 발견하게 되신 것도 정말 신기하고 찾기 쉽지 않은 책인데 이런 책을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에필로그 말미에도 있던 건데 읽으시는 분들의 인생에도 초보의 순간들이 많으셨으면 합니다.




누구나 처음에 대한 강렬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인터뷰 후에 내 인생의 모든 처음의 순간들을 돌이켜보면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초보의 순간들] 박성환 작가의 인터뷰가 여러분의 처음에 대한 기억을 돌이켜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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