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생산적인 것들,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매거진 <비생산 창간호 : 일> 저자 비생산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8-29 01:49:57



책 소개


매거진 [비생산]은 지난 5월 말에 발행된, 미술과 창작의 현장을 중심으로 생산적인 것과 비생산적인 것의 경계를 넘나들며 발견·발생되는 것들을 다양한 형태로 기록한 비정기 간행물이다. 매거진 [비생산]은 창작에 관한 모든 과정을 다루며, 일견 비생산적이라 생각되는 것과 그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이번 [비생산] 창간호의 주제는 '일'이다. 물론 단순히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일'이 아닌 삶의 방법으로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매거진의 구성은 '1. 편집부의 말', 책을 만드는 일, 공간을 운영하는 일, 전시를 기획하는 일 등 다양한 분야의 일과 그것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2. 특집' 그리고 픽션, 창작 활동의 레시피, 음악 등을 다루는 '고정코너'와 '맺음말'로 이루어져 있다.


이토록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는 매거진 [비생산 창간호 : 일]은 다양한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엿볼 수 있는 만남의 장으로써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이다.






[출처: 비생산]



저자 소개



저자: 비생산


출판: 비생산


목차


1. 편집부의 말


- 비정기 창작문화매거진 [비생산]


- 1호 '일'호에 관하여


2. 특집


- ( ) 을/를 하는 일에 대하여


012 책을 만드는 일에 대하여_김수진


016 공간을 운영 하는 일에 대하여_김하림


022 전시를 기획하는 일에 대하여_안성은


026 노래하는 일에 대하여_양창근


028 처음하는 일에 대하여_유상희


032 혼자 그림을 그리는 일에 대하여_이경민


036 책상 위의 일에 대하여_임정훈


040 디자인을 하는 일에 대하여_최다운


-


044 일을 벌이는 일에 대하여_강민영


048 일을 구하는 일에 대하여_


052 일을 만드는 옷에 대하여_고아라 [인터뷰]


3. 고정코너


- [픽션들: 시간의 미로] 01. 시간에 대하여


- [0 플레이리스트] 일하는 노래


- [종이 위의 전시] [비생산라인]


- [옆으로 들어와 앞으로 나간다] 의뢰서 01. 김용선과 놀려면 벨을 눌러라


- [다운이아저씨] 아저씨


- [맛따라 김따라] 마포구 편


- [100취미 레시피] 종이식물, 손바닥책 만들기


- [Walk along, Walk alone] 흔들리는 땅


- [B.lab B과학토크] 일:


- [탁상공방] 반지하 생활자를 위한 빛


- [매체탐구] 스크린을 위한 매체들 : 블루 스크린 앞에 서서


- [쓸데없는 페이지] 혹시 몰라 챙겨둔다


맺음말


- 1호 '일'호를 준비하며


- Thanks to


본문


1.


내가 처음으로 6개월 이상 월급(과 비슷한 것)을 받으며 근무했던 일터는 내가 다니던 미술대학의 행정업무 전체를 담당하는 학과 사무실이었다. 이 사무실은 미술대학의 건물의 꼭대기 층 전체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학교를 졸업하기 전 마지막 3년 동안 나는 이곳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는 대학원 근로장학생 연구조교였다.


학과 이름이 적힌 팻말 아래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만나는 얼굴. 나는 정해진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앉아 우리 학과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사항들을 만나는 사람이었다. 누구든 과사무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이곳을 방문한 목적을 묻고 알맞은 방향을 알려주는 사람.


학과에 들어온 당신이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그들이 원하는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직접 해결해줄 수 있는 담당자나 결정권자는 아니었으나 일을 보러 온 사람들의 목적에 맞는 일 처리 방법을 알려주고 문제 해결을 위한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과 연결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길을 열어주는 일.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거나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위치는 아니지만 학과라는 공간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 나에게 맡겨진 그 역할은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었다. 주어진 역할과 기능에 알맞게 공간이 작동할 수 있도록 내 자리에 머물면서 사무실의 불이 켜지는 시간부터 꺼지는 시간까지 그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맞이하는 일.


- 공간을 운영하는 일에 대하여_김하림, 17페이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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