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즈 기획: 캘리시인을 찾아서] 1부 명작에 손끝이 닿으면 명품이 된다

이용환

kwonho37@daum.net | 2019-11-10 15:33:00

세상에 넘쳐나는 명 글이 있지만 정작 빛 보는 글은 소수의 선택된 이들에게 돌아간다. 그러나 그 소수가 나 역시 될 수 있다는 그 희망 하나로 모두는 각자의 이야기 그리고 공감의 감성을 쏟아낸다. 좋은 글은 결국 읽혀져야 한다. 그래서 출판을 하지만 쉽지 않다. 어딘가에 모를 창고에 그 책은 쌓여 간다. 책도 숨을 쉰다고 하는데 결국 숨통이 조여 올지 모른다. 겹겹이 쌓인 책들의 무게가 결국 견뎌내지 못할 마음의 무게가 된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젊은 작가들이 많이 활동을 한다. 소통의 이야기 감성의 이야기 많은 주제로 본인만의 개성으로 피드에 올리곤 하지만 일회성에 읽히는 글들이 대부분이다. 잠시 잠깐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그 글을 기억하거나 또다시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일은 거의 드물다. 인스턴트 글들이 조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글의 양은 분명 많아졌지만 오래 살아남는 글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지나간 글들을 작가 스스로 다시 한번 피드에 올리는 건 부끄러운 듯 느껴지기도 한다. 외면받지는 않을까 혹은 왜 재탕하는 거야 라며 보이지 않는 질타가 겁이 나서. 그런 고민을 작가라면 누구라도 한번 해보지 않았을 리 없다. 그런데 그런 고민을 필자는 한번에 해결하는 기적을 경험했다. 바로 캘리그라피다. 캘리작가님들은 좋은 글을 갈망하신다. 명작에 손끝이 닿으면 명품이 된다. 원작의 문장이 훌륭하면 캘리로 담기는 순간 그 감동은 배가 되기에 더 각인되고 많은 이들에게 오래 전해지게 된다. 또한 다른 캘리작가들도 같은 글이지만 다른 개성으로 쓰인 손글씨를 선보이기에 그 글은 멈추지 않는 생명력을 얻게 된다. 필자가 누구보다 캘리작가님들을 더 존경하고 사랑하는 이유가 이러한 배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출처: 사진/ 시 : 용하 , 캘리 : 감성글쟁이희애]


필자가 애장 하는 글 가운데 감성글쟁이희애의 그리움이란 글이 있다. 작가 스스로는 많이 애착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에게 읽히지 못해 아쉬워했었다. 그러나 캘리로 다시 거듭 태어났다. 이 한 번의 캘리로 세상에 다시 살아 나올 수 있었고 또 다른 캘리 작가들에게 전해져 새로운 그리움이 다시 태어나기도 했다. 그리움의 쓸쓸함을 여백의 강 가운데 홀로라는 극적인 외로움을 느낄 수 있고 제목에서부터 이끌림이 전해진다.


그리움


많은 생각


가운데


한 사람만


오직


가운데


그냥 읽으면 늘 감성이 부족해 보인다. 그런 부분을 캘리작가님들의 손끝을 통해 완벽체가 된다. 이렇듯 캘리와 시는 조화가 이루어지는 순간 명품이 된다. 빛을 보지 못한 글들이 세상에 많으나 캘리작가님들은 그 글을 찾아내 호흡하게 해 주시니 이야말로 진정한 "심폐소생 시"가 되는 것이다. 앞으로 캘리로 다시 생명력을 얻게 된 명 문장을 찾아서 소개할까 한다. 그와 더불어 캘리 작가님들의 손끝 솜씨가 얼마나 대단한지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생소했던 캘리가 시와 만나 읽는 시에서 보는 시로 대중화를 한층 더 이끌었음을 꼭 증명해 보이고 싶다.


[출처: 사진/시 : 전경섭, 캘리 : 은송캘리]

가슴에 피는 꽃


홀로 피어 아프고
절로 져서 서글픈
너의 이름은 그리움이다



전경섭 시인은 지필문학 등단된 시인으로 서정적인 시가 인상적이다. 그와 반면 이분의 인스타에는 유쾌한 댓글이 엄청나다. 글은 진지한 반면 밝은 성격이 묻어나는 분인데 보기 드물게 리플이 한 게시물당 평균 100개의 답글들이 오간다. 이건 팔로워가 많은 다른 인사분들에 비해서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오고 가는 답글 보는 재미로도 충분히 매력이 넘친다. 가슴에 피는 꽃의 시는 그 자체로도 감성이 애절하다. 그런데 은송캘리를 통해 전해오는 느낌은 배가 되었다. 붓글씨로 써 내려간 감성이 그리움을 꽃피우는 느낌이다. 앞으로 전경섭 시인의 글은 자주 등장할 것 같다. 명문장이 많아 필자 역시 감성적인 배움이 큰 글이 많다. 자주 많은 분들에게 소개해 드려야겠다.



[출처: 사진/ 시 : 김태석, 캘리 : 리즌캘리]


열기구


당신은 열기구를 만들자고 했고


기꺼이 나는 그 연료가 되겠다고 했지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세계를 경험했고


더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


김태석 작가님은 이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분이 아니다. 리즌캘리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반대로 원작을 역으로 찾아 읽게 된 케이스다. 여태 흔히들 보던 작품과는 조금 다르다. 감성이 좀 더 젊고 생각도 튄다. 시의 느낌에 에세이적 느낌이 함께 젖어있다. 그래서일까 다음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굼하다.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던 두 사람의 뒷 이야기는 어떻게 되었을지. 리즌캘리 작가님은 캘리를 독학으로 배우셨다 한다. 그래서 독창적인 느낌이 실로 강하다. 모든 글자에 그림이 있어 그 그림과 어울리는 문장을 수집하신다고. 필자 역시 리즌캘리 작가님을 통해 살아난 글들이 매우 많다. 이렇듯 문장과 캘리는 하나가 되었을 때 그 전달력은 생각보다 가슴에 오래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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