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에 특별한 꿈을 생산하는 공장이 있다
이용환
kwonho37@daum.net | 2020-07-21 22:07:00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위치한 출판사 등이 모인 산업단지가 있다.
이 지역의 명칭은 파주 출판도시라 불리며 정식 명칭은 파주출판문화정보국가산업단지. 의미 그대로 출판사 및 출판 관련 업체들로 이루어진 곳이다. 또한 공식 산업단지로도 인가되어 있다.
방문한 날은 토요일로 주택단지가 아닌 특별구역이라 전체적으로 한산한 도시의 소박한 풍경을 느낄 수 있었다. 늘 차가 지나고 북적한 인파 속에 있던 필자는 취할 수밖에 없는 한산함 이였다. 도시지만 고요한 숲에 있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사진/한산한 출판도시의 풍경
한국의 웬만한 출판사와 출판 인쇄소의 반 이상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고 하니 출판도시라 불릴만하다고 생각했다. 교보문고의 물류본사(영업 본사 및 서류상의 본점은 광화문) 및 물류창고, 영풍문고, YES24, 알라딘 커뮤니케이션의 물류창고도 파주에 있다. 이만하면 이곳을 충분히 소개할 수 있을만한 대표적인 업체라 할 수 있겠다.
요즘 이곳에 핫한 공장이 하나 있다. 바로 "꿈공장플러스"다. 이름만 얼핏 들으면 정말 공장인가 싶지만 꿈이 생산되는 곳이라 의미한다. 인스타그램에 감성적인 글을 피드에 올리던 일반인들이 꿈공장플러스를 통해 작가로 데뷔하면서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곳이다.
▲사진/나는 간절함을 믿는다. 저자 : 황목치승
벌써 2017년 12월 출간된 전 야구선수 "황목치승"작가의 "나는 간절함을 믿는다"의 에세이로 시작된 출판이 2019년 7월을 기점으로 벌써 45권 이상의 책들이 그간 출간되었다. 특히나 다른 출판사들과의 차이점은 공저라는 시집의 특색을 선보였는데 개인 시집으로 출간하는 것에 비해 서로의 글들이 개성을 발휘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공저 (共著) : 책을 둘 이상의 사람이 함께 지음. 또는 그렇게 지은 책.
홀로 글을 쓰게 되면 아무리 좋은 글이라 할지라도 마케팅에서 힘에 부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단점들을 5인 혹은 6명의 작가들이 각자의 가장 자신 있는 파트만큼만 글을 책에 담고 서로가 협력해 홍보를 하다 보니 베스트셀러까지 오르는 쾌거를 최근 수개월 사이 연속으로 이뤄내고 있다. 그래서 젊은 SNS 작가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꿈공장플러스의 이모저모를 궁금해하는 독자들과 작가들이 많아졌다. 꿈공장플러스를 통해 빛을 보게 된 작가들은 많아진 반면 꿈공장플러스 출판사의 빛나는 일상의 풍경은 베일에 가려져 있기에 은밀히 들여다보았다.
▲사진/사무실 정경 타운하우스
파주 출판도시의 특성이 하나 있다면 건물의 구조다. 곡선과 직선 사선이 조화를 이룬 건축물이 이 도시의 특색을 대변한다. 꿈공장플러스의 이름만 보았을 때는 흔히 공장의 이미지를 상상하기도 하는데 세련된 건물의 외곽에 절로 이곳에 머물고 싶다는 마음이 솟기도 한다.
▲사진/사무실 중앙 현관,취미의 흔적
입구에 들어서 중앙 현관으로 들어오면 세련된 내부 운치에 잠시 감상하게 된다. 조명을 켜고 복층에서 바라본 1층은 이장우 대표님의 깔끔한 성격과 어떤 일상을 지내고 있을지 대략 엿볼 수 있다. 티브이 옆에는 유독 눈에 띄는 스피커와 악기가 있었다. 한때 밴드 활동을 했었다는 이야기와 가끔 기타를 치며 음악 감상 영화를 즐겨 본다는 낭만적인 취미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출판 시 책 표지 디자인을 외주에 맡기지 않고 직접 모든 공정을 소화해 내시는 모습을 보며 음악, 영화, 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어 예술가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사진/주방, 사무책상
보통 예술가는 먼가 부산하고 독특한 느낌의 이미지가 있는 편인데 그러다 보면 책상이나 주방 침실이 깔끔하지 않을 거라는 상상을 하고 했었다. 이장우 대표님은 거실에서부터 느꼈던 깔끔한 성격이 주방과 책상에서도 확연히 들어 났다. 정돈된 정열과 노트북 그리고 펜을 보며 일할 때의 일상까지도 상상을 할 수 있었다. 차 한잔 내놓으실 때 슬쩍 엿보았던 냉장고도 독신 남자라고 하기에는 믿기지 않을 만큼 깔끔했다. 필자는 이장우 대표님과 거의 반대다. 그래서 더 이끌리듯 대화를 이어가게 되었다.
복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은 호기심으로 가득했다. 1층이 사무공간이라면 2층은 개인 생활공간이라고 하셨다. 방이 두 칸으로 나뉘었고 하루 일과를 마무리할 수 있는 침실이 놓여 있었다. 사생활과 밀접한 부분은 따로 공개하지 않고 궁금증만 남겨 놓을까 한다.
▲사진/지하 또다른 작업공간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인데 꿈공장플러스의 역사를 한눈에 나열되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필자의 책과 친분 있는 작가님들의 책이 자리 잡고 있다 보니 입가에 미소가 띄었다. 그러나 정작 대표님의 입장에서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라 하셨다. 세상에 빛을 보아야 할 책들이 지하에 있는 것이니 쌓이는 권수가 많을수록 마음도 무거워진다고. 진열된 책장 옆으로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꼭 다음을 기약하듯 맑은 공기와 함께 스며들었다. 꿈공장이라는 이름이 이곳 지하작업실에서는 더욱 희망적인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건반이 있는 것 또한 책에게 전해주는 마음 양분이 아닐까 싶었다. 악기를 다룰 줄 아시니 한산한 오후에 평온한 나른함이 찾아들 때 선율이 흘러나올 것이라 생각 든다. 꼭 꿈공장플러스에서 나오는 모든 작가님들의 책이 이곳을 나와 2쇄 이상의 출판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로써 파주에 있는 꿈공장플러스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간략히 소개해 보았다. 늘 자주 뵈었던 이장우 대표님이었지만 이렇게 작업공간에서 보는 건 또 다른 설렘이기도 했다. 필자가 앞으로 출간된 작품에 대한 피드백을 열섬으로 해주셨고 향후 있을 계획에 지속적인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시겠다 약속하셨다. 필자뿐 아니라 모든 작가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모두 같으시리라 생각한다.
문장에 꿈을 담고자 하는 꿈이 있다면 파주의 꿈이 생산되는 공장을 떠올려보면 희망이 플러스가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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