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늘 멍투성이인 우리들의 청년기를 그려낸 만화

<리버스 에지 River's Edge> 작가 오카자키 교코

허상범 기자

kwonho37@daum.net | 2019-12-20 12:51:50



책 소개




성장과 반성장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그려낸 오카자키 교코의 대표작. 이야기는 1990년대, 도시 근교의 강 어귀를 배경으로 한다. 우리들의 청년기가 대개 그렇듯. 만화의 주인공 야마다는 늘 멍투성이다. 또 다른 주인공 하루나는 제 남자친구의 괴롭힘을 당하는 대상으로서 야마다를 처음 인식한다. 여기에 학생이라기보다는 사회인에 가까운 모델 고즈에가 더해진다.


이 접점 없어 보이는 셋에게는 공유하는 비밀이 있다. 그것은 강둑의 웃자란 수풀 속에 잠자코 누워 있는 시체다. 그 시체를 가만 바라보기를, 그들은 따로 또 같이, 자주 한다. 누군가에게 삶은 짧고 덧없기 때문에 공포스럽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 있는 누군가는, 삶이 너무도 예측 가능하고 고리타분하며 가혹하리만치 늘어져 있기에 겁에 질린다.


그러므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썩을 수 있다는 것, 썩어 없어져서 흔적도 남기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데서 오는 자유도 있으리라. 다만 이러한 비관적인 위안에서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괴상한 취미와 비밀을 공유하는 끈적이지 않는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미지적으로 효과적으로 발산하는 것이 이 작품의 고유한 에너지다.


[출처: 스토리지북앤필름]

저자 소개


글·그림: 오카자키 교코


1963년 12월 도쿄에서 태어났다. [River's EDGE], [PINK], [TOKYO GIRLS BRAVO] 등 명작을 낳았다. 2004년에는 [HELTER SKELTER]로 데즈카오사무문화상 만화대상을 수상했다. 1996년 봄의 교통사고로 지금까지 요양 중이며, 자택에서 DVD로 영화를 보거나 재활 훈련을 하며 지낸다.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부단히 회복에 힘쓰고 있다.


옮긴이: 이소담


대학 졸업반 시절에 취미로 일본어를 공부했고, 다른 나라 언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데 매력을 느껴 번역을 시작했다. 읽는 사람이 행복해지고 기쁨을 느끼게 하는 책을 아름답게 옮기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옮긴 책으로 [양과 강처의 숲],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오늘의 인생], [대체로 기분이 좋습니다] 등이 있다.


허상범 에디터의 서평


오카자키 교코의 리버스 엣지를 읽으니, 예전에 읽었던 앙꼬 작가의 [나쁜 친구]가 생각났다.


욕망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 풍선처럼 서서히 불어나 기어이 터져버리는 비극들. 순간순간 머무르는 찰나의 영원.


아이들이 욕망을 채워 나가며 뱉어내는 것들은 강물에 침전된 수많은 오물들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무런 욕망도 남아있지 않은 시체를 그저 묵묵히 바라보는 것이 위안이 된 아이들. 하루나와 야마다가 맡는 바다의 냄새는, 오물 가득한 강물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바다를 꿈꾸는 아이들의 위안이자 희망, 앞으로 나아가야 할 세상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이들은 강의 끝(river's edge)에서 바다의 냄새와 배가 내뿜는 기적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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