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로망스 : 외계인 김동구 4편'
권호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8-07 18:00:38
글쓴이: 김민관 작가
‘왈’
‘왈’
‘왈왈’
‘왈왈’
개가 짖고 나도 짖었다.
갑자기 고함소리가 들린다.
‘이 놈이 왜 한밤중에 짖고 난리야’
주인이 나온다.
나는 조심조심 그 곳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주인에게 뒷덜미를 잡혔다.
‘당신 뭐야’
‘...저는 김동구입니다’
‘그래. 그렇게 이야기해주지’
주인은 경찰에게 그렇게 말했다.
‘이름이 김동구랍니다. 분명 담장을 넘어왔어요’
‘어이 김동구씨 거기는 왜 들어갔어요’
‘접시를 가져가려고 들어갔습니다’
‘이 양반아 그 접시가 얼마짜린지 알아’
주인은 갑자기 흥분해서 내 멱살을 잡았다.
그렇다. 확실히 개 먹이 접시로는 비싸보였지.
경찰은 주인을 애써 말리고
나를 자기 앞에 앉혔다.
‘뭐 특별히 나쁜 분 같지는 않은데
조용히 합의하고 끝내시죠’
‘하지만 접시를 주셔야 합니다’
‘접시는 왜 가져가려고 하는데요’
‘접시를 타고 저희 행성으로 돌아가야 하거든요’
순간 경찰서 안이 조용해진다.
그리고 한 순경이 검은 물체를 가지고 와
내 입에 살며시 갖다댄다.
‘후하고 부세요’
삐빅-
‘멀쩡한데요?’
‘아저씨 술도 안드셨는데 왜 그러세요,
어이 이형사 이 아저씨 신원 좀 조사해봐’
‘네 따라오세요’
나는 한 순경을 따라 지문 검색기 앞에 섰다.
그때 누군가 외쳤다.
‘제가 보호자에요’
마도미양이다.
‘누구십니까’
‘제가 보호자라고요. 저희 삼촌인데 몸이 아프셔서 그래요’
‘이리와 앉으시죠’
나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마도미 양은 나를 흘겨보고 내 옆에 함께 앉았다.
‘삼촌이 정신착란 증세가 있으세요’
‘그렇군요’
경찰은 키보드를 두들겨 도미 양의 신분을 조사했다.
‘네 일단 본인이 맞네요.
하지만 김동구씨는 도미양 가족관계에 없는데요’
‘배가 달라요. 설명하기는 복잡하지만
저도 최근에야 삼촌의 존재를 알았답니다‘
‘음 저희도 이런 단순한 일을 자세하게 조사하기는 싫습니다.
다만 개 주인분이 화가 나셨거든요.
돈을 물어주셔야 될 것 같은데요’
‘알겠습니다’
잠시 후 마도미양은 개 주인을 찾아가 고개를 숙여 사과 했다.
그리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 주인에게 건네준다.
주인이 다가온다.
‘다시는 이러지 마쇼’
그가 파출소 문을 열고 사라졌다.
난 마도미양과 경찰서를 나섰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나도 조용히 그녀를 따라갔다.
그런데 그녀의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인다.
숨소리도 매우 거칠다.
마도미양은 내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나는 텐트로 다가갔다.
그런데 문이 열려있다.
바닥에는 따뜻한 수프가 놓여있다.
마도미양이 가져다놓은 걸까
정확한 상황을 알 수는 없지만
저녁쯤 나에게 수프를 가져다주러 왔다가
내가 없어진 것을 보고
온 동네를 돌아다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추운 날씨에 감기에 걸리지는 않았을까.
나는 텐트 안에서 이미 식어버린 수프를 마시면서
도미양의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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