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 로망스 : 외계인 김동구 3편'
권호 기자
kwonho37@daum.net | 2019-08-06 17:59:04
글쓴이: 김민관 작가
그녀는 내가 정말 텐트를 치고 빌라 앞에서 자고 있는 것을 보았을때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곧 나를 끌고 공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라톤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설명했다.
‘우리가 참가할 건 하프 마라톤이에요.
마라톤은 총 42km를 달려야 한다는거 알고있죠?
하지만 하프 마라톤은 그 절반만 달려요.
그렇지만 이것도 만만치가 않은데,
정말 보조를 해줄 수 있겠어요?’
‘저는 지구인이 아니라 괜찮습니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잠시후 출발선 앞을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 뒤를 따랐다.
그녀가 설명해준 마라톤 파트너의 포인트는
항상 곁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라톤에서 파트너의 역할은 굉장히 중요하다.
언제나 홀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선수에게 인식시켜주어야 하고
동시에 견제할 대상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것은 선수가 마라톤을 끝까지 달리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나는 그녀의 호흡소리를 들으며
크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어렵지는 않다.
지구인으로 변형될 때 얼마만큼의 폐기관이 축소되었지만
기본적인 내장형태는 남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행성은 지구보다 강한 중력으로 인해
그들보다 훨씬 강한 폐활량을 지니고 있다.
그녀가 지쳐간다.
나는 페이스를 맞추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가 쓰러졌을 때
나도 같이 쓰러졌다.
‘그거까지...따라...할 필요..는 없어..요’
그녀가 웃긴다는 듯이 쳐다보다가
잠시 후 다시 일어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시작한 달리기에 금방 노을이 진다.
그녀는 땀을 잔뜩 흘렸고
눈동자도 풀려있다.
나는 그녀의 팔을 바라보았다.
동맥이 거칠게 뛰는 모습을 보니
이 여성은 체력이 강한 편이 아니다.
분명 대단한 정신력으로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윽고 나에게 돌아가자고 말했고
나는 그녀를 따라 다시 빌라로 돌아왔다.
‘오늘 고마웠어요, 꽤 잘하는데요’
마도미양은 나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나는 텐트를 열다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맞다 접시!
또 까먹고 있었다.
난 쏜살같이 개가 있는 곳으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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