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지역은행-부채한도 위기 재부상 다우지수-반도체주 급락

4월 생산자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지역은행-부채한도 디폴트 위기 재점화

김완묵 기자

kwmm3074@hanmail.net | 2023-05-11 23:55:48

▲미국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지역은행과 디폴트 위험이 재부상하며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는 모습/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김완묵 기자] 미국 뉴욕증시는 4월 생산자 물가가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지역 은행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부채한도 위기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날은 3대 지수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다우 지수와 반도체 지수의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11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1시 2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8포인트(0.83%) 하락한 33,252를 기록 중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포인트(0.44%) 떨어진 4,119를,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포인트(0.09%) 밀린 12,295를 나타내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보다 37포인트(1.26%) 하락한 2,959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종목으로는 테슬라가 0.08% 하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가 0.7%, 엔비디아 1.5%, 애플이 0.1%, AMD 0.5% 하락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구글의 알파벳이 5.4% 급등한 데 이어 아마존닷컴 1.8%, 메타가 1.8%, 넷플릭스가 0.6% 상승하고 있다. 


이날 미국 국채금리는 일찌감치 하락으로 방향을 잡았다.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진 때문으로 보인다. 현지시간 11시 10분 현재 10년물이 전날보다 0.05%포인트(5bp) 하락한 3.386%를 나타내고 2년물이 전날보다 0.027%포인트(2.7bp) 내린 3.874%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21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7.76포인트(1.16%) 하락한 33,143.5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4.46포인트(0.64%) 떨어진 4,111.1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10포인트(0.20%) 밀린 12,281.34를 나타냈다.

 

외신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생산자 물가와 지역은행주 움직임, 부채한도 협상 등을 주시하고 있다.

 

개장 전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달보다 0.2% 올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을 밑돌았다. 비계절 조정 기준 4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2.4%를 하회했다.

 

전날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예상보다 둔화한 가운데, 생산자물가도 고르지는 못하지만 예상보다 낮았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이달 6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도 전주보다 2만2천 명 증가한 26만4천 명으로 집계돼 2021년 10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PPI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발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8bp가량 하락한 3.35% 수준까지 떨어졌고, 2년물 국채금리도 9bp가량 떨어진 3.82% 수준까지 내려갔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6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98%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역 은행주들은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보여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팩웨스트 은행은 이날 20% 이상 폭락하는 등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보이면서 개장 후 여러 차례 거래 중단됐다. 이 시각 20%가량 하락한 상태다.

 

팩웨스트는 이날 공시를 통해 5월 첫째 주에 예금이 9.5% 줄었다며 예금 인출의 대부분은 회사가 전략적 옵션을 검토한다고 밝힌 이후에 일어났다고 말했다. 은행은 필요시 즉각 가용가능한 유동성이 15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으나 불안을 진정시키지는 못하고 있다. 웨스턴얼라이언스와 자이언스 등 다른 지역 은행주들도 각각 2%, 3% 이상 하락 중이다.

 

투자자들은 6월 초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을 앞두고 정치권의 부채한도 협상도 주시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앞서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디폴트 위협만으로도 2011년과 마찬가지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11년 8월 신용평가사 S&P 글로벌은 미국 의회가 막판에 부채한도를 상향 조정했음에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당시 등급 하향은 하루 만에 주가지수를 5% 이상 떨어뜨렸다.

 

알파벳의 주가는 구글이 챗봇 '바드'를 전면 오픈한 가운데 또다시 4% 이상 올랐다. 칼 아이컨의 투자회사 아이컨 엔터프라이즈는 공매도 투자자 힌덴버그 리서치가 아이컨이 전날 실적 발표에서 회사가 제기했던 당초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며 재차 자산가치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한 가운데 3% 이상 하락했다. 월트디즈니의 주가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스트리밍 구독자가 줄었다는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경기 상황과 함께 시중의 유동성 축소가 야기할 문제 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제 지표가 둔화하고 있어 연준이 금리 인상을 일시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튜이티의 딜란 크레머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의 관심은 경제적 상황과 유동성, 금리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있다"라며 특히 "팩웨스트의 소식은 지역은행 위기와 부채한도 이슈로 인해 심리가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애널리스트는 "생산자물가는 공급망이 정상화되면서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고,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노동시장이 완화되고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양 지표에서 놀랄 만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이는 연준이 금리 인상을 끝낼 것이라는 전망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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