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칼럼] 싸이 흠뻑쇼는 치외법권?

한지원 기자

kanedu2024@gmail.com | 2026-08-16 22:57:22

'싸이 흠뻑쇼'

1. 가수 싸이의 전국 투어 단독 콘서트의 브랜드명

2. 연 평균 관객수 40만명 이상을 기록 중인 초대형 공연

 

수만 명이 찾는 인기 공연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연장 밖에서 발생하는 피해와 불편까지 시민들이 감수해야 할까?

 

▲ 사진='싸이 흠뻑쇼' 공연장 전겅 / 연합뉴스

 

지난 1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프로야구 경기가 6회 말 갑자기 중단됐다. 인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싸이의 ‘흠뻑쇼’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된 뒤 발생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사직구장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짙은 연기가 그라운드를 뒤덮으면서 선수들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졌고, 심판진은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경기를 일시 중단했다. 경기는 약 19분 후 연기가 걷히면서 재개됐다. 사직구장 전광판에도 인근 콘서트 행사로 인한 불꽃 연기 때문에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는 안내가 나왔다.

 

그런데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해인 2025년 8월에도 사직야구장에서 롯데와 삼성의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던 중, 인근에서 열린 싸이 ‘흠뻑쇼’의 불꽃놀이 여파로 연기가 야구장에 유입되면서 경기가 중단됐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흠뻑쇼’의 불꽃놀이로 다른 스포츠 경기의 진행이 다시 차질을 빚은 것이다.

 

한 번이라면 우연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같은 장소에서 유사한 일이 2년 연속 반복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싸이의 공연에서 불꽃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다.

 

공연장에서 발생한 영향이 공연장 밖의 전혀 다른 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다.

 

야구 선수들은 경기를 하고 있었고, 관중들은 야구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그들에게 인근에서 열리는 콘서트는 선택의 대상이 아니었다.

 

콘서트의 특수효과로 발생한 연기가 다른 경기장까지 넘어왔고, 결국 경기가 멈췄다.

 

물론 대규모 공연이 열리면 어느 정도의 소음과 교통 혼잡 등 주변 불편은 발생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이나 인근 시설 이용자들이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 불편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공연 규모가 커질수록 공연이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공연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주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사전 예측과 관리 역시 그에 걸맞게 강화돼야 한다.

 

실제로 흠뻑쇼를 둘러싸고 공연장 밖의 영향이 문제가 된 사례도 있었다.

 

2024년 과천 공연을 앞두고는 늦은 시간까지 조명 리허설이 진행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빛과 소음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한 바 있다.

 

야외 대형 공연에서는 준비 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소음과 조명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공연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의미도 아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주변 주민들의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어디까지 예측하고 줄였느냐다.

 

이번 부산 사건은 이 문제를 한 단계 더 확장시켰다.

 

주민의 수면이나 생활 불편을 넘어, 공연장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다른 스포츠 경기의 정상적인 진행 자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난해에도 같은 사직야구장에서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이제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공연과 스포츠 경기가 인접한 시설에서 동시에 열릴 경우 특수효과로 인한 연기와 소음 등이 주변 시설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충분히 예측하고 조율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불꽃이나 특수효과를 사용할 경우 주변 경기장이나 시설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없는지, 바람의 방향과 기상 조건에 따라 연기 등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지, 주변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다른 행사와 충돌할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더욱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 사진=유퀴즈 '가수 싸이' 출연 장면 / tvN 방송 캡쳐

 

싸이 개인에게 모든 사건의 책임이 있다고 단정할 이유는 없다.

 

중요한 것은 특정 연예인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형 공연이라면 그 규모에 걸맞은 주변 영향 관리 기준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

 

공연 규모가 커질수록 공연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책임 역시 그 영향력에 비례해야 한다.

 

유명한 공연이기 때문에 더 많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연이기 때문에 더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논리가 상식에 가깝다.

 

공연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한다.

 

공연의 자유가 다른 사람의 일상과 권리에 미치는 영향까지 외면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번에는 연기가 야구 경기까지 멈춰 세웠다.

 

더구나 지난해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공연과 인접 시설 간 사전 조율과 영향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것이다.

 

싸이에게 공연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수만 명이 찾는 인기 공연이기 때문에 더 높은 수준의 관리와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형 스타의 공연이라고 해서 사회적 책임까지 '흠뻑'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다시 묻는다.


싸이 흠뻑쇼는 치외법권인가?

 

 

▣ 칼럼니스트 한정근 | 아시아브랜드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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