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 리포트] KGC인삼공사, 매출 줄고 현금 말랐는데…KT&G엔 8년 만에 499억 배당

영업이익 48% 증가 이면엔 광고·수수료·연구개발비 축소
영업현금흐름 301억 적자에도 모회사 배당
센트럴팜 90억 투자는 1년 만에 전액 손상
"수익성 개선보다 현금 유출, 비용 쥐어짜기, 투자 실패" 지적도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5-21 09:39:55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고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로 등장한 지 오래다. ESG 경영은 실행 여부에 따라 기업의 생사가 갈릴 정도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이에 소셜밸류(SV)는 기업의 ESG 전략과 실천 의지를 살펴보고,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하는데 보탬이 되고자 기획을 마련했다. <편집자주> 

 

▲ KGC인삼공사 R&D센터 전경/사진=KGC인삼공사 제공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가 지난해 모회사 KT&G에 499억원을 배당했다. 표면적으로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늘어난 해에 이뤄진 배당이다. 그러나 인삼공사가 지난 3월에 공시한 감사보고서 숫자를 뜯어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인삼공사의 매출은 줄었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적자로 돌아섰다. 현금성자산은 1년 만에 절반 넘게 증발했다. 돈을 잘 벌어서 나눈 배당이라기보다, 현금 사정이 나빠지는 와중에도 모회사로 '억지 배당'을 한 모양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인삼공사의 2025년 매출은 1조300억7519만 원으로 전년 1조1051억9483만 원보다 6.8%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989억1774만원으로 전년 667억4418만원 대비 48.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735억5793만원으로 전년보다 11.4% 늘었다.

 

보고서 상으로는 큰 문제는 없지만, 외형이 줄어든 상황에서 이익만 크게 늘어난 배경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익 개선은 인삼공사가 성장해서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비용을 줄여 짜낸 성과에 가까웠다.

 

실제로 인삼공사의 ▲판매비와관리비는 2024년 5021억원에서 2025년 4568억원으로 약 454억원 줄었다. ▲광고선전비는 1456억원에서 1091억원으로 365억원 감소했다. 또 ▲외부 용역, 판매 지원, 물류, 전산, 컨설팅 등 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성 비용을 포괄하는 비용 성격별 지급수수료도 2937억원에서 2585억원으로 352억원 줄었다. ▲경상연구개발비 역시 175억원에서 141억원으로 34억원 감소했다.

 

▲KGC인삼공사의 2024년도와 2025년도 주요 비용 비교 표/이미지=AI 생성 이미지(ChatGPT)

 

매출이 줄어든 해에 광고비와 수수료성 비용, 연구개발비까지 동시에 줄였다는 점에서 지난해 이익 증가는 본업의 체력이 좋아진 결과라기보다 비용을 줄여 만든 ‘쥐어짠 이익’에 가까웠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인삼공사의 현금흐름 역시 좋지 않았다. 인삼공사는 지난해 736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영업활동순현금흐름은 301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 418억원 플러스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손익계산서에는 이익으로 되었지만, 실제 영업활동에서는 현금이 빠져나간 것이다.

 

보유 현금도 빠르게 줄었다. 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4년 1144억원에서 2025년 509억원으로 감소했다. 1년 새 635억원, 비율로는 55.5%가 사라졌다.

 

인삼공사 측은 현금성자산 감소가 KT&G 배당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라는 입장이지만, 공시상 현금흐름 악화는 배당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배당금 499억원이 현금 감소의 큰 요인이었던 것은 맞지만, 배당 전 단계인 영업활동에서도 이미 301억원의 현금 유출을 기록했다. 결국 현금성자산 감소는 단순한 배당 효과라기보다 영업현금흐름 악화와 대규모 모회사 배당이 동시에 겹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런데도 인삼공사는 지난해 약 8년 만에 배당을 재개해 모회사 KT&G에 중간배당으로 499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736억원의 67.8%에 해당되는 수치다.

 

인삼공사가 KT&G 100% 자회사라는 점에서 배당 자체가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시점과 규모다. 영업현금흐름이 적자로 돌아서고 현금성자산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해에 남은 현금성자산 509억원과 거의 맞먹는 499억원을 모회사에 배당한 것이다.

 

▲한국인삼공사의 2024년도와 2025년도 실적.배당.현금흐름 비교 표/이미지=AI 생성 이미지(ChatGPT)

 

현금흐름 악화에는 재고 부담도 깔려 있다. 2025년 말 인삼공사의 재고자산은 1조3610억원으로 전년 1조2281억원보다 1329억원 늘었다. 연간 매출 1조300억원보다도 많은 재고를 안고 있는 셈이다.

 

홍삼 사업 특성상 장기 보관 재고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이 줄어든 해에 재고가 더 쌓였다는 사실은 가볍지 않다. 팔아서 현금화해야 할 물건은 늘었는데, 정작 매출은 뒷걸음질쳤다.

인삼공사는 2024년에 센트럴팜 지분 50.002%를 90억400만원에 취득했지만 지난해 손상 검토를 통해 해당 지분 전액을 손상 인식했다. 취득 1년 만에 투자금 전액이 장부상 손실 처리된 것이다.

더 뼈아픈 점은 이 투자가 단순한 소액 시행착오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삼공사는 기존 홍삼 중심 사업의 성장 둔화 속에서 건강기능식품, 해외 유통, 온라인 채널 확대가 절실한 상황에서 센트럴팜 투자가 1년 만에 전액 손상으로 되어 버린 현실은 사업 다각화 전략의 실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인삼공사의 지난해 실적은 단순히 ‘영업이익 48% 증가’라는 문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매출은 줄었고, 광고비와 연구개발비를 줄여 이익을 방어했다. 순이익은 났지만 영업현금흐름은 적자였고, 현금성자산은 반토막 났다. 그 와중에 499억원이 모회사 KT&G로 빠져나갔다. 전년도에 인수한 센트럴팜은 1년 만에 전액 손상 처리됐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인삼공사의 지난해 성적표는 ‘수익성 개선’보다 ‘현금 유출, 비용 쥐어짜기, 투자 실패’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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