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협동조합이 만든 프랑스 1위 샴페인의 비결…‘젊은 메종’ 니콜라스 푀이야트의 자신감
기욤 로피앙 셀러 마스터 방한…창립 50주년 브랜드 철학 소개
포도 재배자 5000명과 함께 만드는 협동조합 기반 성장 모델
협동조합·리저브 와인·정교한 블렌딩으로 차별화한 품질 경쟁력
한시은 기자
sehan24@naver.com | 2026-07-23 08:00:49
[소셜밸류=한시은 기자] “샹파뉴에서 50년은 결코 긴 역사가 아닙니다. 하지만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창립 후 약 30년 만에 프랑스 판매량 1위 샴페인 브랜드가 됐습니다. 우리의 역사는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기욤 로피앙 '니콜라스 푀이야트' 셀러 마스터가 창립 50주년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수백년 역사의 메종(명가)들이 즐비한 샴페인의 산지 프랑스 샹파뉴에서 ‘젊은 메종’만의 전통을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신세계L&B는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WSA와인아카데미에서 ‘니콜라스 푀이야트’ 창립 50주년 기념 미디어 시음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로피앙 셀러 마스터 겸 수석 와인메이커가 참석해 브랜드의 성장 과정과 철학을 소개하고 주요 샴페인 3종을 선보였다.
◇ 창립 50년 프랑스 1위·글로벌 3위 도약…젊은 메종의 반전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1976년 파리 출신 사업가 니콜라 푀이야트가 자신의 이름을 건 샴페인을 출시하면서 출발했다. 미국에서 커피와 카카오 무역으로 성공한 그는 프랑스의 정수를 미국 시장에 알리기 위해 샴페인을 만들었고, 미국 사교계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빠르게 알렸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판매량 기준 프랑스 1위, 세계 3위 샴페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재배자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생산 구조와 현대적인 브랜드 감각, 정밀한 블렌딩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다.
특히 다른 대형 샴페인 하우스보다 젊은 브랜드라는 점을 앞세워 기존의 권위적인 샴페인 문화를 보다 친근하게 바꾸는 데 주력했다. 과거 샴페인이 소수만을 위한 어렵고 특별한 술로 여겨졌다면,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더 많은 소비자가 다양한 자리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술로 소개해왔다.
로피앙 셀러 마스터는 “니콜라스 푀이야트가 샴페인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과장일 수 있다”면서도 “샴페인을 지나치게 특별하거나 어려운 술이 아니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카테고리로 소개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포도 재배자 3명 중 1명 함께…협동조합이 만든 니콜라스 푀이야트
니콜라스 푀이야트 성장의 원동력은 독특한 협동조합 구조다. 1986년 니콜라 푀이야트가 샹파뉴 지역 농업 협동조합을 이끌던 앙리 마카르와 손잡으면서 창업가의 국제적인 감각과 재배자 공동체의 포도 재배·양조 역량이 결합했다.
현재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약 5000명의 포도 재배자와 82개 협동조합, 샹파뉴 전역 약 2540헥타르(㏊)의 포도밭을 기반으로 생산하고 있다.
일반적인 대형 샴페인 하우스가 ‘네고시앙’ 형태로 재배자에게서 포도를 매입하는 것과 달리, 니콜라스 푀이야트의 재배자들은 브랜드의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한다. 포도 재배 기술과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공유하고, 브랜드의 발전 방향에도 의견을 낸다.
단순한 포도 판매에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성과를 자신의 성과로 받아들이는 만큼, 재배자들이 공급하는 포도의 품질에도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로피앙 셀러 마스터는 “샹파뉴 지역 포도 재배자 약 3명 중 1명이 니콜라스 푀이야트와 함께하고 있다”며 “약 5000명의 포도 재배자가 주주와 같은 역할을 하며 브랜드의 발전 방향에 목소리를 낸다”고 말했다.
다양한 산지에서 포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샹파뉴의 17개 그랑 크뤼(Grand Cru) 가운데 11곳, 42개 프리미에 크뤼(Premier Cru) 가운데 32곳에서 생산된 포도를 활용한다. 토양과 경사, 일조량이 서로 다른 포도밭에서 생산된 원액 가운데 각 퀴베에 적합한 품종과 빈티지를 골라 블렌딩할 수 있다.
로피앙 셀러 마스터는 “샹파뉴의 포도밭은 하나로 이어진 넓은 밭이라기보다 작은 조각들이 모인 모자이크와 같다”며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다양한 조각을 가지고 블렌딩할 수 있어 하우스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구현할 선택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 남은 와인 아닌 좋은 와인 보관…블렌딩으로 차별화 포인트
니콜라스 푀이야트가 지향하는 하우스 스타일은 풍부한 과실미와 신선함이다. 한 모금만으로도 과실의 풍미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으면서, 복합성과 균형을 놓치지 않는 샴페인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샴페인의 기본적인 양조 방식은 생산자마다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를 만드는 것은 어떤 포도 원액을 선택하고, 이를 어떻게 블렌딩하느냐다. 이 때문에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리저브 와인 관리법을 차별화했다.
통상 그해 생산에 사용하고 남은 원액을 리저브 와인으로 보관하는 것과 달리,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수확한 원액을 모두 시음한 뒤 숙성 잠재력이 뛰어난 와인부터 먼저 골라 보관한다.
매년 생산된 원액 가운데 약 80%를 사용하고 나머지 20%를 리저브 와인으로 축적하는데, 이를 통해 빈티지별 품질 편차를 줄이고 일관된 하우스 스타일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한국 음식에 비유하면 오랜 시간 맛을 이어가는 ‘씨간장’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로피앙 셀러 마스터는 “좋은 리저브 와인을 보관하는 것은 현재보다 미래에 투자하는 일”이라며 “축적된 리저브 와인 포트폴리오가 매년 안정적이고 고품질의 샴페인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 논빈티지부터 프레스티지 퀴베까지…대표 샴페인 3종 한자리에
이날 시음회에서는 니콜라스 푀이야트 ▲리저브 익스클루시브 브륏 ▲밀레짐 블랑 드 블랑 2019 ▲빨메도르 브륏 2009 등 3종이 소개됐다.
대표 제품인 리저브 익스클루시브 브륏은 피노누아와 피노뮈니에를 각각 40%, 샤르도네를 20% 블렌딩한 논빈티지 샴페인이다. 약 200개 크뤼에서 생산된 원액을 사용하고, 리저브 와인 비중은 약 40%에 달한다.
논빈티지 제품은 최소 15개월 숙성하면 출시할 수 있지만, 이 제품은 최소 3∼4년간 숙성한다. 이를 통해 버블을 한층 섬세하게 만들고 과실미와 신선함, 숙성에서 비롯된 복합미의 균형을 구현했다.
밀레짐 블랑 드 블랑 2019는 샤르도네 100%로 만든 단일 빈티지 샴페인이다. 코트 데 블랑과 세잔, 몽괴 등에서 생산된 포도를 사용했다. 꽃과 자몽을 연상시키는 향과 크리미한 질감, 백악질 토양에서 비롯된 미네랄리티가 특징이다.
최상위인 프레스티지 퀴베(Prestige Cuvee)인 팔므 도르 브륏 2009는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를 각각 50%씩 블렌딩해 최소 10년간 숙성한 제품이다. 매년 생산하지 않고 포도의 품질이 뛰어난 해에만 선보인다. 긴 숙성에서 비롯된 섬세한 버블과 함께 견과류, 페이스트리, 구운 빵을 연상시키는 풍미를 갖췄다.
로피앙 셀러 마스터는 “50년은 다른 샴페인 하우스와 비교하면 짧을 수 있지만 결코 짧기만 한 시간은 아니다”며 “포도를 공급하는 재배자 가족도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 니콜라스 푀이야트와 함께한 경험이 하나의 전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신세계L&B가 국내에 단독 수입·유통하고 있다. 국내 주요 레스토랑을 비롯해 대형마트와 와인앤모어, 백화점 등 다양한 채널에서 만나볼 수 있다. 니콜라스 푀이야트는 더 많은 소비자가 샴페인을 경험할 수 있도록 소비자 접점을 지속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니콜라스 푀이야트 측은 "접근성이 높다고 해서 흔하거나 품질이 낮은 샴페인은 아니다"라며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더 많은 한국 소비자에게 좋은 샴페인을 소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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