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ESG 청년웹툰 공모전] 동상 중·고등부 정지아의 '발견자 미상'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6-11 21:09:11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ESG 경영 회사에서 콘텐츠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재원은 매일 존재하지 않는 숲을 만든다. 심지 않은 나무를 심은 척 합성하는 것. 그것이 재원이 계약직으로서 해오던 일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건물 콘크리트 틈에서 멸종 선언 20년째인 희귀 식물 청란초를 발견한다. 이를 알게 된 기업은 청란초를 자사의 ESG 이미지 캠페인에 활용하려 하고, 재원에게 꽃의 위치르 알려주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제안한다.


한편 유명 식물 유튜버인 ‘초롱이’가 재원에게 연락해온다. 회사의 제안을 받은 직후 청란초 앞에서 처음 만난 초롱이는 재원을 어딘가로 안내한다. 그리고 재원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초록빛 식물이 가득한 어느 공간. 그곳에서 재원은 처음으로 자연이 누군가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한다.


결국 재원은 정규직 전환을 포기하고 아무도 없는 공터에 청란초를 새로이 심는다. 청란초가 그 누구의 소유도 될 수 없도록 말이다.

보통의 ESG 이야기와 달리, 이 작품에는 악당이 없다. 대부분의 환경 서사에는 나쁜 기업, 탐욕스러운 자본, 무관심한 사회. 선명한 악이 있고, 그것을 무너뜨리는 영웅이 있다. 그러한 구조에서 독자는 악당을 보며 자신은 그 편이 아님을 확인하고 안도한다. 하지만 이 작품만큼은 그러한 안도를 허락하지 않는다.

 

작품 속 상사의 대사는 틀린 말이 아니다. 체계적인 자원 관리, 기업의 주도적 친환경 참여, 글로벌 캠페인을 통한 인식 확산. 이 모든 것은 실제로 ESG의 언어 안에 있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재원이 대답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 논리가 낯설어서가 아니라, 너무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이 말하려는 것은 나쁜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우리 모두가 조용한 공범이었으며, 그럼에도 그 안에서 꽃 하나를 심는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계약서를 덮는 손과 새벽에 씨앗을 묻는 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묻는다.
 

E(환경)는 멸종 식물의 자생으로, S(사회)는 소외된 사람들의 지하 공동체로, G(지배구조)는 자원 독점 시도와 그 앞의 침묵으로 구현된다.

이 작품의 제목 ‘발견자 미상’은 두 가지를 동시에 말한다. 청란초를 처음 발견한 사람이 누구인지 다른 이들은 모른다는것과, 좋은 일을 한 사람이 굳이 알려질 필요가 없다는 것.
 

재원은 끝까지 발견되지 않고, 영웅이 되지 않고, 그냥 간다. 그럼에도 재원이 없는 자리에서 꽃은 피어날 것이다. 작품이 말하려는 것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변화는 발견자의 이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발견자 미상. 이것은 결말이 아니라 질문이다. 독자들은 지금 무엇을 그냥 지나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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