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엔데믹' 인바운드 여행·관광 훈풍..."좁고 긴 계단, 보완 필요하다"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3-08 18:23:26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국내 여행·관광업계 훈풍이 불고 있다. 작년(입국객 320만명, 전년 대비 3배 증가)에 이어 올 들어서도 엔데믹 기조와 맞물려 입출국객 모두 확연히 회복세(올해 ~2월 입국객 약 44만명)를 지속하면서다.
특히 요즘 도심 서울지역 관광객이 몰리는 명동과 동대문, 홍대입구 등은 체감할 정도로 국내외 여행객이 부쩍 늘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일본뿐 아니라 중화권 젊은층을 자주 보게 된다.
이는 실제 데이터에서도 드러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 지식 정보 시스템 '2021년 외래 관광객 조사' 보고에 따르면 체류 기간 불문 입국자가 집중된 곳은 서울 지역(체류 기간 90일 이하 기준 57.7%)이다.
이들 방한객을 보면 아쉽고 걸리는 부분도 있다. 홍대입구·명동 경우 공항철도에서 내려 지하철로 이동하거나 지하도를 이용하는 이들을 보면 통상 캐리어 2~3개를 끌고 다니는데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와 계단을 오르내릴 때면 끙끙거리며 옮기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된다.
명동은 길이 좁고 유난히 계단이 많다. 관광객이니까 그러려니 하고 지나치지만 복잡한 도심에서 도움이 절실해보일 때도 있다.
한국의 수도 서울은 누가 많이 찾고 있을까. 한국 방문 횟수가 적을수록, 연령대가 낮을수록, 남성보다 여성이 많이 방문한다.
2021년 기준 전년(2020년) 대비 21~30세가 14만4179명으로 입국객 중 비중이 가장 높다. 무엇보다 15~19세 입국객 방문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 서울(84.4%)이기도 하다. 이들은 약 5만2844명으로 전체 방한객 10% 수준, 방문 목적도 교육(50.9%)이긴 하지만 가장 어린 Z세대(13~28세)라고 할 수 있는 방한객 대부분은 서울을 찾는단 뜻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업무차(사업·전문활동) 방문하는 사람이 늘면서(남성 사업·전문활동 목적 77.9%) 남성(63.1%) 입국객이 여성(36.9%)보다 많지만 서울 지역은 남성보다 여성(74.5%)과 첫 방문일수록 찾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외 여가나 위락·휴식 목적으로 방한한 경우 대부분(93.7%) 서울 지역을 들르고 있다. 이들 방문객 주요 고려 요인은 음식·미식 탐방(76.3%), 쇼핑(56.7%), 자연 풍경 감상(53.3%)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숙박 장소에 짐을 옮겨놓고 다니긴 하겠지만 명동길에 숙박할 곳을 잡았다면 명동 지하 쇼핑 센터 건널목을 건너는 그 짧은 동선도 고행일 수 있다. 복잡한 지역이라 신호등 없이 지하로 건너야 하는데 긴 계단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조차 캐리어 폭에 비하면 너무 좁다.
자유여행객인 데다 초행길이라면, 장년층도 아니고 어린 여행객들이라면, 캐리어 바퀴가 끼고 짐이 다 풀려버릴까 조마조마하는 그 순간만큼은 여행의 추억을 운운할 여유도 없을 것 같다. 1인 여행객이라면 최악의 순간 아닐까.
동대문, 홍대입구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은 말할 것 없고 계단이 많은 데다 좁고 길다.
엔데믹 기조와 맞물려 정부와 서울시 모두 코로나로 부각한 인바운드 국내 여행 3000만명 유치에 시동을 걸고 있다. 또 이들 방한객 만족도(94.1%), 3년내 관광 목적 재방문 의향(88.4%)도 매우 높아 고무적이긴 하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고 이런 움직임에 제언할 게 있다.
적어도 관광특구라면 이들 캐리어 족을 위한 배려가 필요해보인다. 굳이 계단까지 없애버리진 않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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