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프레시백' 잡음 지속...소비자 '친환경 의지' 꺾나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1-16 18:08:35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코로나가 터졌던 2020년 수도권 중심으로 도입한 쿠팡 '프레시백'이 취지는 좋지만 시스템 미숙으로 최근까지 수거 지연 등이 지속되면서 소비자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이런 불편 정도가 크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까지 되면서 친환경 움직임에 동참하려는 소비자 의지를 훼손할 우려마저 제기된다. 

 

16일 관련 소비자와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 프레시백 시스템 지연 등 원천적인 문제는 일손마저 부족한 쿠팡이 배송 마감으로 바쁜 쿠친이나 플렉서가 수거하도록 하면서다. 

 

이에 비해 수거 인센티브는 개당 100~200원 수준에 그친다. '친환경'을 위해 배송 물량 증가로 바빠진 쿠친을 더 정신 없이 만드는 꼴이 되고 있다. 

 

쿠팡 프레시백은 재사용 가능한 일종의 보냉백이어서 일회용 스티로폼 등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쿠팡 와우 회원이 로켓 프레시 신선 식품을 구입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수거해서 배송 센터에서 살균, 세척 후 재사용하는 것이다. 

 

회수는 다음 번 배송 때 쿠친(또는 플렉서)이 다시 가져가거나 수거 요청해놓으면 인근 배송 온 쿠친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다만 배송 물건 대신 자리 차지하는 프레시백(부피 큼)을 배송 마감 시간으로 시간조차 부족한 쿠친이 거르곤 하면서 수거 지연 등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프레시백을 실으면 배송 물품 찾는데 방해가 된다. 프레시백 자체가 더러워져 차 안에 실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회수해달라고 해놓고 안 내놓는다거나 하면서 헛걸음하는 경우조차 있다. 쿠팡은 이에 대한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지연 문제가 부각하면서 수거 인센티브 수준이 알려졌고 도입 초반(2020~2021년) 몇 개씩 프레시백이 쌓여가는 수거 지연 상황을 경험했던 소비자들 경우 "프레시백을 안 쓰는 게  정신 건강이나 쿠친에게나 좋을 것 같다"며 종이 박스 포장으로 많이 넘어가는 상황이 됐다. 

 

쿠팡은 작년 초 해당 프레시백 사용으로 스티로폼 상자 1억개(연간 약 3만톤, 여의도 면적 6.5배 토지 약 900만 그루 식재 효과)를 쓰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스티로폼을 줄였을지는 몰라도 친환경 의지가 충분한 소비자들이 포기할 정도(종이 박스 전환)로 엄청난 스트레스와 불편한 경험을 하도록 한 것만은 분명해보인다. 

 

최근(2022년 하반기)까지 부수적인 문제들은 지속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프레시백에 같이 넣어주면 회수해간다더니 아이스팩을 꺼내 버리고 갔다"며 "현관 앞에 아이스팩이 몇 개월째 방치되고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어 "고객센터 전화하니 아이스팩별 주문건을 대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가져가는 쿠친을 위해 프레시백을 아파트문 입구 쪽에 놔뒀다가 갈등까지 빚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즉시 가져갈 것이라고 생각했다가 몇 주가 지나도 회수해가지 않아 발길에 치여 놔뒹구는 상황까지 되면서다.

 

쿠팡 프레시백을 모르는 어르신인 관리인이 "버리려면 돈 내고 버려라" "버리는 게 아니다, 가져갈 거다"로 시작한 갈등으로 스트레스 받다가 박스 포장으로 바꾼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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