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외식업 컨퍼런스'....엔데믹 시기 외식 트렌드와 생존 전략은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2-12-13 18:08:32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3일 '배민 외식업 컨퍼런스'를 열고 엔데믹 시기 외식 트렌드와 성공 사례, 외식업 생존 전략 등을 짚어봤다. 이날 첫 강연자로 나선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은 '돌아보다, 지켜보다, 내다보다' 강연을 통해 "'먹다'라는 영역의 몇 가지 변화를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지 내다보는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송길영 부사장은 변화 중 하나로 '비건' 트렌드를 들여다보면서 "비건은 단순히 비동물성 단백질을 먹지 않는 채식과는 좀 다른 뉘앙스를 지니고 있다"며 "수치적으로 7~8년 이상 꾸준히 오르면서 말 자체가 빠르게 늘고 있다. 다소 거칠게 말해 채식은 뜨지 않았지만 이념으로서의 비건은 뜨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채식이 종교적인 신념이나 건강 관리 등 건강상 이유로 일종의 섭생 방식이었다면 비건은 기존 삶에 대한 반성으로 일종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비거니즘이라는 한 단어로 어떤 형태의 삶을 지향하는지 축약된다. 이는 가치 소비, 친환경 등 키워드와 연결되고 있다"고 했다. 

 

비건은 단순히 음식 섭취를 넘어 삶의 방식까지 확장된 개념이다. 개인 취향을 넘어 전체 생태계를 위한 올바름과 착한 행위 등을 아우른다. 결국 비건이라는 행위는 전체 생태계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인 셈이다. 

 

소비자가 기대하는 바도, 소통 방식도 채식과는 다르다. 식당을 일례로 보면 단순히 영양 측면을 강조한 것이 채식 식당이라면 비건 식당은 영양 이상의 사회적 공감과 어떤 당위적인 부분까지 포괄한다. 지구나 환경, 친환경 영역까지 연결되면서 과대 포장은 소비자가 거부할 것이란 유추가 가능한 게 비건 식당인 것이다. 동물성 성분을 지양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행위인 동시에 사람 이외 다른 개체에 대한 배려, 동물 복지 행위까지 확대된다. 

 

송 부사장은 "7~8년 전만해도 비건 등 행위는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포기하기 쉬웠다"며 "이제는 서로 독려하면서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 이제 비건이 주류로 들어가면서 논비건이라는 안티 테제도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이처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면서 사회 연결이 더 긴밀해지고 있다"며 "비건이라는 올바름에 대한 믿음이 깊다고 했을 때 어떻게 선언하고 알릴지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공동체 가치로서 비건을 계속 얘기해나가는 게 옳게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했다. 

 

송길영 부사장은 동시에 대체육이라는 키워드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대체육 흐름에서 보이는 것은 이에 부응하는 새로운 삶의 방식 자체가 우리에게 시도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는 신기한 어떤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고 했다. 

 

송 부사장은 '신념으로서의 먹기' 비건 사례에 이어 질 높은 음식 '갖춰 먹기' 일례로 밀키트 확산을 꼽았다. 일종의 새로운 삶의 확장으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캠핑과 차박 등이 활성화하면서 연계된 새로운 욕망들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계속 생겨나고 있다. 햇빛과 식물, 창가 등 요소로 개방감을 강조하는 것 등이 일상적인 공간에서도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캠핑 형태가 감성 캠핑에 이어 홈 캠핑, 베란다 캠핑 등으로 다양해지고 캠핑 요리도 구이류 등에서 세분화하고 있다. 

 

이외 '따져서 먹기'도 살펴봤다. 요즘은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 걸 주저하지 않고 아니면 아예 실용적인 형태 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 양극화 양상을 보인다.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면서 동시에 오마카세를 즐기는 식으로 삶 자체가 다채로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외식업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파인 다이닝'으로 산업이 진화하고 있다. 이제 디저트 오마카세까지 있다. 

 

송길영 부사장은 "주체성, 취향을 강화하는 소비자에 맞춰 국내 외식업이 깊은 경험과 이에 따른 취향 세분화 등으로 나아가고 있다. 원두, 로스팅 등 깊이 있는 논의가 활발한 커피 등이 일례"라며 "실제로 주류 페어링, 이를 기반으로 한 요리 준비 등 다양한 경험이 업장에서도 재연되거나 요구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싸고 좋은 물건을 잘 전달하면 충분했던 때와 달리 모든 것이 풍족한 지금은 소비자 만족감을 넘어선 부분까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굉장히 복잡다단한 판단과 대응을 요구하는 호스피탈리티까지 요구하고 있다. 외식업은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강연에 앞서 컨퍼런스 환영 인사에서 김범준 대표는 "가게 운영에 필요한 최신 외식업 뉴스와 트렌드, 노하우는 물론 노무·세무·법률 상담할 수 있는 배민 외식업 광장을 열었다"며 "사장님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민 아카데미를 통해 무료로 외식업 전문 교육을 제공하고 임대료 부담도 자신만의 가게를 마련하도록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을 마련해왔다. 사업주와 함께 성장하는 건강한 외식 산업을 만들기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이틀에 걸쳐 외식업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14일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외식업 트렌드(오후 2시 8분~), 임재원 고피자 대표의 푸드테크 강연(오후 3시 30분~) 등이 이어진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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