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주·묘주 늘고 펫 산업은 크는데...버려지는 동물들, 짙어지는 '명과 암'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3-03-21 18:04:30

/사진=하림산업 제공.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2027년 6조원대를 바라볼 정도(농촌경제연구원)로 펫 시장이 커지며 규모가 가장 큰 펫푸드부터 펫카페나 펫호텔, 펫유치원, 펫장례업까지 다양한 산업이 덩치를 키우고 있다. 

 

펫용품(배변패드·유도제, 장난감 등)은 펫가전(펫케어·펫마사지기 등)으로 진화하고 펫미용(샴푸 등·털 관리 펫숍)에 이어 펫패션(BYC·LF 헤지스, 에르메스·MCM)까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보살핌을 받는 반려동물과 그렇지 못한 동물 간 삶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확대되는 산업에 힘을 쏟는 만큼 학대 받거나 버려지는 동물에도 관심을 갖는 소비자와 기업 행보가 필요해보인다. 

 

21일 업계 등에 따르면 기업이 '펫 프렌들리'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여건이 돼가면서 펫 동반 카페 확대(스타벅스 할리스커피 커피빈 등)뿐 아니라 자동차, 비행기 펫 동반도 훨씬 수월해지고 있다. 이런 '펫 프렌들리' 개념은 차츰 반려 동물 생활을 감안한 인테리어(한솔 펫마루·LX하우시스 지아사랑애)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무엇보다 여전히 펫 산업(올해 4조5786억원 전망, 농촌경제연구원) 내 비중이 높은 펫푸드는 이제 단순 사료용 원료가 아닌 사람이 먹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휴먼 그레이드(인간 등급)가 대세다. 펫푸드 시장이 더욱 세분화하면서 고급화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펫푸드 시장은 2020년 1조3329억원, 2021년 이미 2조원 가까이(유로모니터)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이는 펫팸족(반려동물가족)이 국민 3분의 1 정도인 약 1500만명(2020년 기준 1448만명, 농림축산부)에 달할 정도로 늘어나면서다. 코로나 사태 기간 더욱 늘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주식(습식·건식)뿐 아니라 간식 등에 국한했던 사료 위주 펫푸드도 소갈비· 오리 안심·육포 등 수제 펫푸드,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반려 동물 심장·관절·면역력까지 챙기는 홍삼·연어·식이유황 영양제(광동제약·대웅제약·일동제약·종근당바이오·유한양행)까지 나와 있다.

 

기존 하림펫푸드(2017년)나 동원F&B(뉴트리플랜, 2014년), KGC인삼공사(지니펫, 2015년) 모두 보유 기술력을 기반으로 이런 '프리미엄'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아미오, 2013년)도 같은 기조로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했다. 이외 hy(잇츠온 펫츠·펫용 야쿠르트, 2020년) 등이 있다. 

 

최근엔 대상홀딩스(신규 설립 대상펫라이프 자회사 편입), SPC삼립(사료제조, 판매·유통 및 수출입업 사업 목적 추가), 제너시스BBQ도 시장에 진출한다. 

 

특히 하림펫푸드·동원F&B·KGC인삼공사 등 이들 기업이 동물복지 등 ESG와도 맥이 닿아 있는 '프리미엄'으로 차별화하는 덴 펫푸드 시장이 수입산 브랜드 점유율이 높고 이를 바꾸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런 이유로 앞서 CJ제일제당(CJ오프레시·CJ오네이처), 빙그레(에버그로) 등은 모두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근 들어선 주력 소비층으로 올라선 MZ 가치 소비(미닝아웃·비거니즘)와 맞물려 비건 푸드 흐름도 보인다. 반려 동물 비만·소화불량을 줄일 수 있단 이유로 성장세가 예견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반려견용 느타리버섯 다이어트 간식이 일례다. 

 

글로벌로는 반려 동물 이런 비건 푸드 시장은 2020년 86억6797만달러, 21일 환율 기준 한화 약 11조3508억원, 2028년경이면 181억7902만달러, 한화 약 23조7948억원을 내다본다. 

 

한때 한국에선 복날 보신탕이 되기도 했던 반려견은 이젠 홍삼으로 면역력을 챙기고 원기 회복을 위한 삼계탕·북어탕·오리탕을 먹는 상황이 됐다. 반려 동물 식생활은 라면·치킨·떡볶이·아이스크림·맥주 등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돼가고 있다. 하림펫푸드는 작년 말(12월) 반려견 전용 자장면을 내놓기도 했다.

 

반면 시장 수요에 기반해 반려 동물을 사람과 동일시(펫휴머니제이션)하는 이런 업계 흐름에도 불구,  버려지는 유기견도 많다. 반려 동물 등 학대도 만연한다. 

 

키우다 버려지는 반려 동물만 국내 연간 13만 마리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국내 반려동물 매매 자체가 물건을 사듯 쉬워 또 쉽게 버려지면서다. 유기되는 건 대부분 늙거나 질병 등이 이유인데 한번 유기된 반려 동물들은 지자체 등 보호소에 있더라도 입양되지 않으면(10일 내외) 결국 안락사 수순을 밟는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국내도 6개월 이하 강아지, 고양이를 제3자(펫숍·온라인 판매자 등) 매매 등을 금지하는 '루시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한 '루시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반려 동물의 삶이 건기식 등으로 사람보다 더 건강을 챙긴다거나 버려져 죽거나 극과 극을 오가는 상황도 반려 동물 주인에게 너무 많은 재량을 주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 이상으로 환대하거나 학대하는 것 모두 결국 형태만 다를 뿐이지 견주·묘주 심리 만족을 위한 행위라는 점에선 동일 선상에 있다. 

 

펫산업 소비자와 기업 모두 진정한 가치 소비와 ESG 활동이 되려면 산업 급성장과 맞물려 양육 기쁨, 산업 성장세가 커지는 만큼 동시에 반려 동물 입양 단계부터 반추시키고 책임을 상기시키는 활동 등도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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