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수요 한파 속 3분기 영업이익 24% 증가...국내·미국 점유율 역대 최고

매출 31조5974억원, 영업이익 1조8183억원...美 관세 인하 기저효과로 수익성 개선
전동화차 30만대 판매로 47% 증가...美 하이브리드 점유율 진출 15년 만에 첫 두 자릿수
원자재·중동 분쟁 탓 5700억원 손익 부담...“대외요인 해소되면 빠르게 회복”

이국열 기자

lkt838@hanmail.net | 2026-10-30 17:36:55

[소셜밸류=이국열 기자] 세계 자동차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서도 기아가 3분기 판매와 매출을 함께 늘렸다. 국내와 미국에서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고, 하이브리드(HEV)와 전기차(EV) 등 전동화 차량 판매가 47% 늘며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분쟁 장기화로 영업이익률은 5%대에 머물렀다.

 

기아는 30일 주주와 애널리스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26년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 매출은 10.1%, 영업이익은 24.3% 늘었다. 고물가에 따른 주요국 금리 인상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산업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 거둔 성과다.

 

◇ 국내·미국서 ‘역대 최고 점유율’

3분기 글로벌 도매판매 가운데 국내는 14만1013대(16.6%), 해외는 70만6342대(83.4%)였다. 소매 기준인 글로벌 현지판매는 82만9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6.9% 증가했다. 중동 분쟁 장기화로 아프리카·중동 판매가 23% 줄었지만, 국내와 미국, 서유럽 판매가 늘어 이를 메웠다.

 

▲현대차 그룹 양재사옥/사진=현대차 제공
 

국내에서는 산업수요가 10.7% 줄었는데도 소매판매가 14만1000대로 2.2% 늘었다. 전기차와 신형 셀토스가 잘 팔린 덕분이다. 시장 점유율은 36.8%로 지난해 3분기(32.2%)보다 4.6%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현지판매는 23만4000대로 7.8% 증가했다. 산업수요는 1.3% 줄었지만 새로 출시한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와 스포티지·카니발 등 주력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판매를 이끌었다. 미국 점유율 5.8%도 분기 기준 역대 최고다.

 

서유럽에서는 대중형 전기차 신차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14만5000대를 팔았다.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한 수치로, 시장 성장률(3.5%)을 크게 웃돌았다. 인도 판매는 8만9000대로 38.5% 늘었다. 신형 셀토스와 3분기에 공개한 쏘렌토, 시로스 EV의 신차 효과 덕분이며, 현지 점유율 순위도 직전 분기보다 한 계단 오른 5위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1~3분기 누적 글로벌 점유율은 4.0%로 전년 동기(3.6%)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중국을 빼면 5.0%다.

 

◇ 관세 인하·환율 효과로 영업이익 3560억원 증가

매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가 늘며 평균판매단가(ASP)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약 3560억원 늘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내려가면서 약 5300억원의 기저효과가 생겼다. 판매 증가에 따른 물량효과(4420억원)와 환율효과(5290억원)도 이익을 끌어올렸다.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423원으로 지난해 3분기(1385원)보다 2.8% 올랐다.(원화가치 하락).

 

영업이익률은 5.8%로 0.7%포인트 상승했다. 기아는 미국 관세가 없었다면 영업이익률이 약 8%였을 것으로 추산했다.

 

◇ 원자재·중동 리스크로 이익 5700억원 감소

이익 개선 폭이 제한된 것은 대외 변수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3680억원)과 중동 분쟁 장기화(2090억원)로 약 570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었다. 영업이익률로는 1.9%포인트에 해당한다.

 

인센티브(판매장려금)와 가격 부문에서도 약 7270억원이 감소했다. 서유럽과 국내에서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가격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 영향으로 매출원가율은 84.1%로 3.0%포인트 올랐다. 인센티브 증가(1.9%포인트)와 재료비 상승(1.2%포인트)이 주된 원인이다. 반면 판매관리비율은 판매보증비가 9200억원 줄면서 10.1%로 3.7%포인트 낮아졌다.

 

기아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된 데는 대외요인 영향이 컸으며, 본원적인 수익 창출력은 견고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 전동화차 47% 증가...美 하이브리드 점유율 첫 10%대

3분기 전동화 차량(xEV) 소매판매는 3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2%로 9.8%포인트 높아졌다.

 

세계적인 고유가 속에 국내와 서유럽은 전기차, 미국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늘었고, 기아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파워트레인 전략을 제때 실행했다.

 

전기차 판매는 12만3000대로 75.4% 늘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6만3000대가 영국·독일·프랑스 등 서유럽에서 팔렸다. 서유럽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43.2%로 전년 동기(19.2%)의 두 배를 넘었다. 국내 전기차 판매는 2만3000대였고, 비중은 23.0%로 8.1%포인트 높아졌다. EV3·EV4 등 대중형 모델과 EV9 모두 판매가 늘었다.

 

하이브리드 판매는 17만2000대로 46% 증가했다. 특히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는 6만9000대로 118% 늘어 시장 성장률(27%)을 크게 웃돌았다.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신차 효과와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현지 생산이 힘을 보탰다.

 

시장조사업체 오토데이터에 따르면 기아의 미국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10.6%로 전년 동기(6.2%)보다 4.4%포인트 올랐다. 2011년 미국 하이브리드 시장에 진출한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 4분기 ‘하이브리드·전기차 투트랙’ 강화

기아는 4분기 국내와 미국에서 수익성이 높은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린다. 국내에서는 신차 셀토스 하이브리드와 쏘렌토·카니발 하이브리드에 집중한다. 미국에서는 셀토스 하이브리드를 새로 출시하고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능력을 늘린다.

 

서유럽에서는 먼저 갖춰 놓은 전기차 풀 라인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올해 전기차 판매를 지난해보다 79% 늘리고,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을 33%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인도에서는 셀토스와 쏘렌토 하이브리드, 시로스 EV의 신차 효과를 앞세워 전년보다 16% 많은 33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정성국 기아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동 정세 불안 등 대외 요인이 해소되면 견조한 완성차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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