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윤영 체제'서도 이어진 KT의 '외풍'…CEO 교체기 '혼돈' 끊을까

김영섭 이어 박윤영 체제도 외부 인사 기용…거버넌스 재편 반복 논란
임직원 1만9737명→1만4701명 감소…미등기임원 77명→94명 변화
핵심 사업 연속성 부재…MS와의 AI·클라우드 협력도 변화 예상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4-24 09:37:39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박윤영 KT 대표가 취임한 지 1개월도 되지 않아 주요 보직을 외부인사로 채우면서 내부 홀대론이 또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전임 김영섭 대표에 이어 또 다시 외부 영입 인사들이 조직 핵심에서 판을 짤 가능성이 커지면서 KT 직원들의 불만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회사의 특성상 '외풍'에 흔들리는 경우가 많고 거버넌스 교체기마다 사업 방향이 바뀌면서 연속성도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구조조정이라는 명분으로 직원들이 고스란히 안고 있다는 게 내부의 볼멘소리다.

 

▲KT 광화문 사옥/사진=KT 제공


◆ '내부 출신' 박윤영 대표 체제서도 외부인사 중용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내부 출신으로는 3년 만에 출범한 박윤영 대표 체제로 출범한 KT는 내부인사 출신을 사업 현장에 전진배치 시키는 한편, 외부 인사를 대거 핵심 보직에 기용했다.

 

보안·법무·감사·홍보·인공지능(AI) 등 미래와 내부 관리 등 핵심 기능에 외부 전문가를 기용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AX사업부문장에는 삼정KPMG 출신 박상원 전무가 발탁돼 기업용 AI 전환 사업을 총괄하고, 정보보안실장에는 금융결제원 출신 이상운 전무가 선임됐다. 법무실장에는 국가정보원과 검찰 출신 송규종 부사장이 영입돼 준법·리스크 대응 기능을 맡고 있다.

 

AI 조직에도 외부 인사가 투입됐다. AX미래기술원장에는 LG AI연구원 출신 최정규 상무가 내정돼 기술 경쟁력 강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외부 수혈과 함께 내부 인사 재배치도 병행됐다. 김봉균 부사장은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맡아 B2B 사업을 총괄하고, 옥경화 부사장은 KT 창사 이후 첫 여성 부사장으로 IT 부문을 지휘한다. 고객 부문에는 그룹 미디어 계열사를 거친 박현진 부사장이 배치됐다.

 

◆ 반복되는 인사 재편…흔들리는 거버넌스에 혼란 가중

 

외부 인사 중심 조직 재편은 앞선 김영섭 전 대표 체제에서도 있었던 일이다. 김 전 대표는 2023년 취임 이후 법무·윤리·경영지원 분야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특히 김 사장을 보좌할 부사장급을 대거 외부 출신으로 기용해 내부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KT 대표이사들의 외부 인사 영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주인 없는 회사'라는 특성 상 대표이사 선임부터 외풍이 영향을 미치기에 선임 이후에도 외부 압력을 거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김영섭 전 대표의 경우도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도 외부 영향력 논란에 휩싸였다. 2022년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추진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고,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개 경쟁 방식 전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선임 절차가 재검토됐다.

 

이 과정에서 이사회가 기존 결정을 번복하고 대표이사 후보와 사외이사가 잇따라 사퇴하는 혼란이 발생했다. 결국 김영섭 대표가 선임됐지만 약 5개월간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며 경영 공백이 발생했다.

 

이후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핵심 보직에 외부 인사를 앉혀 리스크에 대비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인사·거버넌스 논란은 박윤영 대표 체제에서도 부담 요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KT 지분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변경하며 주주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사회 구성과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영향력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KT는 민영화 이후 CEO 선임 때마다 거버넌스 논란을 반복적으로 겪었다. 구현모 전 대표 연임 무산, 김영섭 대표 선임 과정, 박윤영 대표 체제 전환까지 주요 국면마다 이사회 구조와 외부 영향력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대표 교체 때마다 인사와 조직 재편이 반복되는 패턴이 이어지면서 전략과 조직 구조의 연속성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이와 관련 “외부 영입과 내부 인사를 병행해 왔다”며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기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또 다른 KT 내부 관계자는 "KT의 특성상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주요 인사들의 요청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박윤영 KT 대표는 최근 이사회에 있던 임원 선임권을 대표이사로 되찾아와 책임 경영을 강화했다.

 

◆ 거버넌스 개편 속 KT 직원 5000명 감소…전략 연속성 '의문'

 

이같은 거버넌스 교체 과정의 혼란은 고스란히 직원들 몫으로 돌아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KT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직원수는 지난 3년간 5000명 이상이 줄었다. 2023년 1만9737명에서 2024년 1만6927명, 2025년 1만4701명으로 감소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은 77명에서 99명으로 늘었다가 94명으로 조정됐다. 김 대표 재임 기간 임원이 17명이나 늘어난 것이다. 상당수가 외부 영업 인사로 분석되는데, 박 대표로 교체 과정에서 대부분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박 대표 체제 이후 KT는 임원 약 30%를 줄이고 7개 광역본부의 4개 권역 통합 등 슬림화 조치가 추진됐다. 조직 효율화와 별개로 대표 교체기마다 경영 체제 재설계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문제는 사업의 연속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KT는 김영섭 대표 시절인 2024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와 5년 전략적 AI·클라우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AI와 공공·금융 특화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에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협력 성과물은 의문이라는 얘기가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특히 이번에 AI 분야 책임자로 외부인사를 영입한 만큼 또 한번 전략적 전환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KT 내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을 파기할 수는 없겠지만,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KT 대표 교체 때마다 반복되는 인사와 전략 재편 논란을 이번 만큼은 불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같은 논란의 최대 피해자는 직원과 주주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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