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소송 '피로감'...대리점 "누구든...안 건들면 돼"
이호영 기자
eesoar@naver.com | 2022-12-20 17:31:58
[소셜밸류=이호영 기자] 남양유업의 지속적인 영업익 하락 속 홍원식 회장이 직함을 유지한 채 주식 양도 소송 항소심까지 진행 중인 상황을 일선 대리점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앞서 작년(2021년) 4월 불가리스 사태로 홍원식 회장은 그 해 5월 자신의 퇴진과 함께 경영권 불세습을 공식화했지만 지금까지 홍 회장 행보는 아직 직함을 떼지 않고 항소심까지 가족 예우 등을 주장하며 사실상 대국민 사과를 번복한 것이나 다를 바 없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20일 남양유업 개별 점주들은 "건들지만 말아달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시시비비를 가릴 건 가려야 하지만 저희는 물건 잘 오고 회사가 터치(간섭)만 안 하면 최선"이라고 했다.
이어 "회장이 직함을 유지한다는 것을 아는 대리점은 몇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지금은 회장이 누구냐보다 중요한 것은 실적"이라고 봤다.
홍원식 회장은 지난해 국감 때 매각건을 완결 지을 때까지만 회장직을 유지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1조 클럽이던 남양유업 매출은 대리점 갑질 사태가 불거졌던 2013년부터 내리막길이다. 2013년 3분기 -151억원 영업 손실로 돌아섰다가 이후 그나마 다소 폭이 줄며 들락날락하던 영업익은 2019년 약 -1억5846만원에서 2020년 -719억원으로 늘었다. 불가리스 사태가 터졌던 2021년엔 -735억원으로 최근 3년새 영업 손실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엔 지속적인 영업 조직 축소, 불매 운동 등이 이유로 꼽힌다. 전체 직원은 2012년 2731명에서 2021년 9월 기준 2149명 정도 줄어드는 데 그친 반면 영업 직원은 2021년(9월) 441명으로 2012년 1063명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2012년 당시 전국 1250개 대리점도 2021년 9월 기준 1100개로 외형 점포수는 엇비슷하게 유지하고 있지만 150개 가량 줄었다. 무엇보다 대리점이 남양유업 제품만 취급하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
소비자 불매도 지속되며 실적 타격을 키웠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서도 거론될 만큼 백미당이 알짜 실적이 가능했던 이유로 일각에서는 남양유업 사명 노출이 안 된 점을 꼽을 정도다.
이번 소송도 장기화는 이런 남양유업 영업 손실 흐름과 맞물려 임직원과 이들 대리점, 낙농가뿐 아니라 소액주주까지 피해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한앤코와의 세 차례 가처분 소송에 이어 이번 본안 소송 1심까지 패소는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날 기준 남양유업 주가는 42만7500원으로 소액주주들은 "한앤코가 82만원 준다는데...한앤코는 내 주식 사가라"며 홍 회장의 과도한 욕심과 항소심까지 재판 지연 논란에 대해 비난을 쏟고 있다.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한앤코) 간 항소심 2차 변론기일은 내달 12일로 홍 회장은 쌍방대리 문제점과 별도합의서 유효성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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