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규제에 카드사 수익 방어 급제동…4社 4色 '고민'
역대 최대 잔액 속 총량 규제 강화…삼성·신한·KB·롯데 대응 달라
카드론 축소 불가피…자산건전성과 수익성 균형이 핵심 경쟁력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6-04-23 07:00:17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한층 강화하면서 카드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 수준으로 묶겠다는 방침을 내놨고, 카드론이 대출 우회로로 작동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대를 경신한 상태여서, 카드사들은 대출 규모를 줄이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함께 지켜야 하는 이중 부담에 놓이게 됐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2조9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42조9022억원보다 약 920억원 늘었고, 종전 최대였던 지난해 2월 말 42조9887억원 기록도 넘어섰다.
카드 현금서비스 잔액 역시 늘어나는 등 서민층의 급전 수요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카드론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지만, 당국이 원하는 방향은 단순한 증가세 둔화가 아니라 사실상 증가세 차단에 가깝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에 주어진 부담은 더 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카드론 자체를 겨냥했다기보다 가계부채 전체를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대신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금 공급 공백을 보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제 환경 변화는 카드사별 수익 방어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카드는 2025년 별도 기준 영업수익 4조1901억원, 영업이익 8526억원, 당기순이익 6438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최상단의 이익 체력을 유지했다. 다만 카드론 규제 국면에서는 높은 평균 금리 논란과 함께 카드금융 확대 전략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카드는 당기말 기준 카드금융 잔고를 7조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7조1100억원보다 7.1% 늘렸다. 동시에 우량 회원 중심의 안정적 잔고 관리를 강화해 KCB 1~6등급 비중을 91.2%까지 끌어올리며 리스크 통제에도 힘썼다. 그러나 카드론 총량 규제가 강화되는 현 시점에서는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한 질적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카드론 규제가 본격화될수록 실적 방어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 5조8924억원, 당기순이익 480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951억원 감소했다. 배당성향은 50.02%를 유지했지만, 카드론 규제 강화로 대출 성장 여력이 줄어들 경우 수익성 방어를 위해 비이자수익 확대와 비용 절감 노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신한카드는 데이터사업, 마이데이터 2.0, 결제·정산 대행(PaaS) 사업 등에서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어, 향후 카드론보다 비이자 기반 수익 확대가 실적 방어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카드는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 4조3264억 원, 영업이익 4390억원, 당기순이익 330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줄었지만 현금배당금 총액 2000억원, 배당성향 60.6%로 주주환원 기조를 이어갔다. 연체채권비율은 1.85%에서 1.31%로 낮아졌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93%로 개선되며 건전성은 나아졌다.
다만 카드론 규제로 대출 확대 여력이 줄어드는 만큼, 앞으로는 자동차 할부금융과 부가서비스 등 비카드 수익원을 키우고 비용 효율화를 병행하는 전략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는 카드론 규제 강화의 부담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수익 2조8649억 원, 영업이익 1172억원, 당기순이익 798억원을 기록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41.8% 급감한 데다, 같은 기간 카드론 취급액도 5조7115억원에서 4조6650억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정보보호와 내부통제 이슈까지 겹치면서 카드론을 통한 수익 회복 여지도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또 롯데카드의 연체채권비율은 2.22%, 고정이하채권비율은 2.15%로 주요 카드사 대비 높은 수준이다. 이는 연체가 발생한 채권과 부실 우려 채권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카드론 총량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는 신규 대출을 늘려 수익을 방어하기도 쉽지 않은 만큼, 상대적으로 높은 부실 부담이 실적과 건전성에 이중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총량 규제의 핵심은 카드사들이 더 이상 카드론을 손쉬운 수익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졌다는 데 있다. 이제 카드업계의 경쟁 포인트는 제한된 대출 환경 속에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얼마나 균형 있게 관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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