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등 6대그룹, 영남에 312조 투자…우주항공·AI·SMR 전략거점 육성

AI·우주항공·미래차·SMR 등 첨단산업 거점 육성
국민보고회서 기업별 중장기 투자 계획 공개

최연돈 기자

cancin@naver.com | 2026-07-03 18:32:46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협약식이 끝난 뒤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재수 부산시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이재명 대통령,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 정재헌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사장,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제공

 

[소셜밸류=최연돈 기자] 삼성·SK·현대차·LG·한화·두산이 영남권을 인공지능(AI), 우주항공, 미래 모빌리티,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키우기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들 그룹은 3일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영남권 투자 청사진을 밝혔다.

 

기업별 투자 규모를 단순 합산하면 310조원을 웃돈다. 다만 투자 기간과 사업 범위는 기업마다 차이가 있다. 이번 계획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미래차, 우주항공, 배터리, 원전 등 차세대 산업 기반을 영남권에 집중하겠다는 점이 핵심이다.

 

◆ 삼성, 영남에 60조원 투자…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 조성

 

삼성은 영남을 ‘글로벌 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해 약 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은 제조 AI 선도를 위해 휴머노이드 로봇, 전고체 배터리,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최첨단 고부가가치선 등을 중심으로 투자한다.

 

구미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S를 중심으로 휴머노이드 양산 체계와 로봇 데이터 팩토리를 구축하고, 제조·로봇 자동화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신축을 추진한다.

 

울산에서는 삼성SDI가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되는 전고체 배터리 세계 최초 양산을 목표로 투자한다.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용 리튬인산철(LFP)·나트륨 배터리 양산도 확대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삼성전기가 고성능 패키지 기판과 고부가 MLCC 마더라인 핵심 기지를 육성한다. 거제에서는 삼성중공업이 AI 팩토리 설비, 로봇, 자율운항 기술 투자를 통해 첨단 3X(Digital·AI·Robot Transformation) 기반 자율형 조선소 구축에 나선다.

 

삼성은 AX와 로봇을 활용해 기존 산업을 최첨단 산업으로 전환하고, 양질의 일자리 20만개 창출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SK, 140조원 투자…영남서 AI 데이터센터 허브 구축

 

SK는 약 140조원을 투입해 영남권을 아시아 최대 AI 인프라 허브 구축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울산을 첫 번째 GW급 AI 데이터센터 사업지로 정하고,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100MW 규모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착수했다. 이후 900MW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울산 외 영남권에도 1GW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추가 구축한다. 외자 유치를 포함한 투자 규모는 약 140조원으로, 추가 후보지는 유관 부처와 검토 중이다.

 

SK는 2029년부터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가동하고, 장기적으로 전국 15GW 규모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5GW 규모 구축에는 부지 약 75만평, 그래픽처리장치(GPU) 300만장, 고대역폭메모리(HBM) 2400만장, 약 350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재헌 SK텔레콤 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핵심 요소는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역량”이라며 “SK는 이러한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이미 AI 데이터센터를 구축·운영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영남의 제조 산업 역량이 AI와 결합하면 생산성 혁신뿐 아니라 제조 AI를 실증하고 확산하는 허브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LG, 2030년까지 9조4000억원 투자…AI 인프라·부품 경쟁력 강화

 

LG그룹은 2030년까지 영남권에 총 9조4000억원을 투자해 AI 인프라와 첨단 제조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투자 분야는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광학 기술, AI 반도체 핵심 기판,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이다. LG는 AI와 피지컬 AI 시대를 뒷받침할 핵심 부품과 제조 역량을 영남권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창원을 중심으로 냉난방공조(HVAC)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한다. HVAC는 냉방·난방·환기 시스템을 통합한 공조 기술로, AI 데이터센터의 발열을 제어하는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LG전자는 초대형 냉동기인 칠러와 액체냉각솔루션(CDU) 등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창원사업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가전 분야 차세대 기술 개발 투자도 확대한다.

 

LG이노텍은 구미에서 광학솔루션 신모델 양산과 AI 반도체용 기판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한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모델 양산을 위한 생산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현대차그룹, 10년간 42조원 투자…AI DV·미래 부품 클러스터 조성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영남권에 42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영남권을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 DV(AI Defined Vehicle, AI 기반 자율주행차) 전환과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 AI 기반 제조 혁신, 미래 항공·우주, 에너지 인프라 등 그룹의 글로벌 첨단산업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정부 부처와 부산, 대구, 울산, 경북, 경남 등 지자체와 ‘영남권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울산에는 올 4분기 가동 예정인 전기차(EV) 공장을 포함해 최첨단 자동화와 통합 생산체계를 갖춘 AI 제조 허브를 구축한다. AI DV는 AI가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판단하는 차량으로,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 수준인 자율주행 레벨4 이상 AI DV까지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울산에 현대모비스 배터리 시스템 조립라인, 대구에 현대모비스 모터·제어기 생산라인, 경남 창원에 현대위아 전기차용 열관리시스템 생산라인을 구축해 미래 핵심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제조 특화 AI 기반 지능형 공장 구축도 추진한다. AI가 생산 설비, 물류, 품질 관리 등 공장 전반을 판단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그룹은 제조 데이터 기반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 혁신을 주도하는 데이터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다.

 

미래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차세대 항공 모빌리티, 우주 발사체 엔진, 달 탐사 로버 등 핵심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소형모듈원전(SMR), 해상풍력, 수전해 플랜트 등 인프라 구축과 수출 산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모태인 영남권에 AI 기반 첨단 자율주행 모빌리티 및 핵심 부품 제조뿐 아니라 신사업 분야 등 투자를 통해 미래 첨단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일 경남 진주시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한화, 2040년까지 55조원 투자…AI 우주강국 전략 제시

 

한화는 2040년까지 우주항공과 AI 산업에 총 55조원을 투자한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이날 국민보고회에서 AI 우주강국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영남권을 중심으로 우주항공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독자 발사체와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통합 우주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우주에서 정보를 수집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군의 판단과 작전 수행으로 이어지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발사체에 약 23조원을 투자한다. 단조립장과 발사체 개발 시험시설을 구축하고, 향후 상업발사로 전환해 독자 우주 수송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초저궤도 SAR(합성개구레이더) 위성, 우주 AI 데이터센터, 위성통신망 확보 등에 약 20조원을 투입한다. 통합 우주 인프라는 고도 350㎞ 관측위성군, 400㎞ 우주 AI 데이터센터, 900㎞ 저궤도 위성통신망으로 구성된다.

 

한화시스템은 2031년까지 SAR 위성 64기를 발사·운영할 예정이다. 저궤도 통신망은 192기 위성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 60기 이상의 위성을 추가 발사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우주주권 확보를 위한 첫 단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이라며 “한화는 독자 발사체 개발을 통해 우리나라가 언제든지 우주에 다다를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경남 창원에 국방AI 데이터센터도 구축한다. 올해 45MW 규모로 시작해 2032년까지 135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2040년까지 개발비 약 2조원을 투입해 실전 특화 국방AI 모델 디펜스 운영체제(OS) 개발에 나선다.

 

김 부회장은 “지역 인재가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 기업이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지역 생태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하는 이런 선순환 구조야 말로 한화가 생각하는 산업 생태계의 완성”이라고 밝혔다.

 

◆ 두산, 5조1000억원 투자…SMR 중심 차세대 전력원 거점 육성

 

두산은 영남권에 약 5조1000억원을 투자해 SMR, 대형원전, 가스·수소터빈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가운데 두산은 창원을 중심으로 원전·터빈 제조 역량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경북 영덕이 신규 원전 부지로 지정되면서 영남권의 원전 산업 거점 역할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31년까지 연간 20기 수준의 SMR 제작이 가능한 생산 체제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8068억원을 투입해 창원 공장에 SMR 전용 공장을 신축하고, 기존 공장 최적화와 혁신 제조 시설 구축을 추진한다.

 

창원 지역에서는 산학협력 기반도 강화된다. 국립창원대학교는 10년간 1400억여원의 정부 지원을 받는 국가연구소 사업에 선정돼 SMR 전용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SMR 국내생산세액공제 신설과 SMR 국가전략기술 지정 검토 등으로 관련 투자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영남권은 이번 국민보고회를 계기로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미래 모빌리티, 우주항공, 차세대 배터리, 원전 산업이 함께 집적되는 첨단산업 거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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