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한미약품, 비만치료제 등 글로벌 신약 명품기업 '상속세 허들'에 발목

올해 상반기 실적 '국내 처방의약품' 성장으로 괄목성장
미국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 시판 허가에 주목
비만치료제 임상 3상 진행, 국내외 시장 차별적 선도 기대

소민영 기자

somy@socialvalue.kr | 2024-08-20 15:22:41

▲한미약품 사옥 전경/사진=한미약품 제공

 

[소셜밸류=소민영 기자] 한미약품이 세금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그동안 연구개발 성과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 영향력을 확대하며, 신약 개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미약품이 최근 공개한 올해 2분기 실적 자료에 따르면 연결기준 매출 3781억원, 영업이익 5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3%, 75.3% 성장한 수치다.

이 같은 성적은 국내 처방의약품 실적이 성장을 견인한 덕분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 신약 ‘로수젯’의 상반기 누적 원외처방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 ‘아모잘탄패밀리’도 362억원 매출로 선방했다.

□ 비만 치료제 개발 박차

비만 치료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업계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다른 제약사 제품들과 차별되는 비만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 제품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데,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가 출시되면 국내 시장 섭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미약품은 올해 초 비만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에 돌입했으며, 오는 2026년 상반기에 임상이 종료될 예정이다. 2027년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임상 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한미약품은 머지않은 시간에 글로벌 시장까지 장악할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신약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연구원 채용에 나서고 있다. 동탄 R&D센터, 제제연구소, 신제품개발본부, 글로벌사업본부, 평택사업장 내 바이오의약품 제조개발팀, 한미정밀화학 R&D센터, 북경한미약품 R&D 센터 등에서 박사급, 석사급, 학사급 등 인재 채용을 지속하면서 비만 치료제를 비롯해 다양한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R&D 개발 비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2022년 1779억원, 지난해 2050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비만 치료제를 필두로 복합 신약, 표적 치료제와 관련한 플랫폼 기반 신약 개발,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바이오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당뇨·비만)’ ‘에포시페그듀타이드(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등 다양한 질병 치료제를 연구 중에 있다.


한미약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를 통한 실적 성장세도 눈에 띈다. 일본, 유럽, 중국 등 해외 매출도 모두 올라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좋게 나타났다. 특히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은 2분기 연결기준 매출 987억원, 영업이익 252억원, 순이익 23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6%, 15.0%, 12.0% 늘었다.

□ 기술개발 통한 글로벌 기업 도약

한미약품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도전적인 혁신을 통해 신약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2분기 R&D 부문에 523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3781억원) 대비 13.8%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담아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항암제, 당뇨병 치료제, 면역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환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 'HM95573'은 세계적인 제약사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는 한미약품이 단순히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신약을 개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 롤베돈, 미국·유럽 시장서 주목

한미약품이 개발한 바이오신약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명 롤베돈)’가 지난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현재 미국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약물은 특히 항암 화학요법을 받는 환자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호중구 감소증을 예방하는 데 사용돼 미국에서 경쟁 제품과 비교해 비용 효율성을 높게 평가 받고 있다.

롤베돈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승인 절차도 밟고 있다. 승인이 되면 유럽 시장까지 넓히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주요 품목으로 꼽히는 비만 치료제 임상에 성공해 제품 출시로 이어져 체중 감량 효과가 확실하고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입증되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제약업체로 우뚝 설 전망이다.

한미약품은 힘찬 날개를 펼 수 있는 도전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해외 기업과 협력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신약 개발의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적인 경영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산업 전체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어지럽고 힘든 경영을 속히 떨쳐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래야만 국내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 경영진의 성숙하면서도 혼연일체된 자세가 요구된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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